[대한항공 MRO] ③동체 외관 점검 '인스펙션 드론'…국방 기술 접목

[대한항공 MRO] ③동체 외관 점검 '인스펙션 드론'…국방 기술 접목

데일리임팩트 2024-10-19 07:35:11 신고

대한항공이 항공기 군집 정비 드론인 '인스펙션 드론'(INSPECTION DRONE) 개발에 한창이다. 대한항공의 에어버스 A321neo.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이 항공기 군집 정비 드론인 '인스펙션 드론'(INSPECTION DRONE) 개발에 한창이다. 대한항공의 에어버스 A321neo. /사진=대한항공

[딜사이트경제TV 염재인 기자] 대한항공이 항공기 동체 외부 점검을 위해 항공기 군집 정비 드론인 '인스펙션 드론'(INSPECTION DRONE) 개발에 나서고 있다. 국방 분야에 쓰이던 드론 자율군집 기술을 항공기 동체 외관 점검에 활용할 경우 정비 시간을 단축하고 미세한 결함까지 파악이 가능하다. 향후 인스펙션 드론이 상용화된다면 궁극적으로 항공기 운용 시간 증가에 기여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인스펙션 드론' 개발…국방 기술로 '항공기 동체' 점검

인스펙션 드론은 대한항공의 최첨단 기술력이 집약된 세계 최초 항공기 군집 정비 드론이다.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는 2021년 국토교통부의 '인스펙션 드론 개발 사업' 일환으로 프로토타입(시제품)을 만든 이후 이를 운용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과 제도 마련에 노력하고 있다. 

인스펙션 드론의 핵심은 기존 정비사가 높은 곳에 올라가 확인해야 했던 작업을 해당 드론을 통해 항공기 검사를 대신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에는 정비사들이 격납고 천장에 연결된 테리플랫폼과 하이리프트카 등 장비에 올라가 육안으로 직접 항공기 외관 결함을 확인해야만 했다. 반면 무인 드론을 활용하면 정비사들의 안전을 확보하고 작업 안정성을 개선할 수 있다.

인스펙션 트론은 가로·세로 각 1미터(m), 높이 약 40센티미터(㎝) 크기로 무게는 5.5킬로그램(㎏)이다. 각 드론마다 광학 3배줌 4K 고성능 카메라를 1대씩 장착했다. 인스펙션 드론을 활용하면 20분 동안 지속해서 검사를 수행할 수 있다. 영상 촬영·전송, 검사, 충돌 방지, 자동 복귀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신속하고도 안전하게 1밀리미터(mm) 결함까지 탐지할 수 있다.

가장 큰 특징은 국방 분야에만 쓰이던 드론 자율군집 기술을 항공기 외관 점검에 적용했다는 점이다. 해외에서도 드론을 띄워 항공기 동체 외관을 점검하는 사례가 있긴 하지만, 이는 조종사가 수동으로 드론을 조종하거나 드론을 한 대만 띄워 검사하는 방식이다. 반면 대한항공은 자체 개발한 시스템으로 인스펙션 드론 4대가 동시에 자율비행을 하며 항공기 외관을 점검할 수 있게 만들었다. 만약 1대가 작동하지 않을 경우 나머지 3대에 자동으로 임무를 할당해 끝까지 미션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설명이다. 

4시간 만에 검사·분석 완료…실시간 '클라우드' 전송

대한항공이 개발한 인스펙션 드론으로 동체 외관 점검을 수행하면 소요 시간을 60%가량 단축할 수 있다. 항공기 외관을 고품질 영상으로 촬영해 클라우드에 실시간으로 전송하면 정비사를 비롯한 여러 명의 관계자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데이터를 확인, 보다 빠르고 정확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인스펙션 드론을 통한 점검 과정을 살펴보면 먼저 각 드론이 촬영해야 할 항공기 주변 영역을 사전에 설정하고 각 드론의 비행 경로를 산출한다. 설정값에 따라 드론이 고유 영역을 자율적으로 비행하며 동체 외관을 점검한다. 드론 여러 대가 동시에 작업을 수행하는 만큼 충돌 방지·회피 기능도 갖췄다. 비행 중인 드론이 각자 위치와 속도를 실시간으로 공유함으로써 드론끼리의 충돌을 막는 것은 물론, 검사 대상인 항공기와 주변 시설물 간 안전거리를 유지할 수 있게 했다.

대한항공의 '인스펙션 드론' 4대가 항공기 동체 외관 점검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의 '인스펙션 드론' 4대가 항공기 동체 외관 점검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에어버스 대형기 A380을 기준으로 작업자 2명이 외관 점검을 할 경우 10시간에 걸쳐 수행해야 했지만, 인스펙션 드론을 활용하면 4시간 만에 검사와 분석까지 완료할 수 있다. 검사 정밀도도 1㎜ 수준으로 향상시켰다. 대개 사람이 맨눈으로 봤을 때 탐지할 수 있는 최소 결함 크기는 1.3㎜로 알려져 있다. 인스펙션 드론에 달린 초고화질 카메라를 이용하면 더 미세한 결함까지 잡아낼 수 있다. 

상용화 시 수익성↑…'국방·우주 기술' 다각적 활용

대한항공은 2021년 12월 본사 격납고에서 항공우주본부와 정비본부 관계자, 국토부 및 관련 업체 관계자 등과 함께 인스펙션 드론 프로토타입으로 보잉 737 동체 외관 검사를 시연한 바 있다.

그 결과 정비 작업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현재는 인스펙션 드론 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인공지능(AI)이 자동으로 결함을 분석해 주는 '인공지능 시스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대한항공 항공기를 실제로 정비하며 확보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 결함 탐지 모델 학습을 진행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토부의 'AI 진단 기반 항공기 로봇 검사시스템 개발' 과제를 수행하며 다양한 참여 기관·업체와 협력하고 있다. 또 관계 부처·기관과 협력해 정비 매뉴얼과 각종 제도를 개선하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관련 기술 보완과 제도 정비를 마치는 2027년부터 인스펙션 드론을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인스펙션 트론이 상용화되면 정비 시간 단축과 안전 확보는 물론, 항공기 운용 시간도 획기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과거 노동집약적인 항공 MRO에서 탈피한 MRO 디지털화를 선도하기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인스펙션 드론이 상용화되면 정비와 관련된 의사결정을 더욱 신속·정확하게 내려 안전 운항을 담보하는 한편, 지상 정비 시간을 단축해 항공기 운용 시간을 늘리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인스펙션 드론을 통한 항공기 동체 외관 점검은 수익성 개선에도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항공기 운용 시간 증가로 인한 수익성과 관련해 "항공 MRO는 자체 항공사뿐만 아니라 전 세계 여러 항공사들을 대상으로 사업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사업"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통합 항공사의 수익성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국방 기술을 접목한 인스펙션 드론의 다각적 활용도 기대된다. 향후 항공기 검사뿐만 아니라 향후 교량이나 선박, 대형 건축물 검사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대한항공 설명이다.

김 교수 역시 "국방·우주 기술이 민간항공 쪽으로 기술력이 전수되는 경우가 많다"며 "그렇기 때문에 해당 기술을 민간항공에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드론의 경우 국방뿐만이 아니라 건설 안전 진단 등 물리적으로 접근하기 힘든 곳을 점검하는데 많이 쓰인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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