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된 취업실패 청년들이 겪는 3단계 심경변화 '체념➞자책➞우울'

반복된 취업실패 청년들이 겪는 3단계 심경변화 '체념➞자책➞우울'

르데스크 2024-10-18 14:15:45 신고

3줄요약

청년 취업난으로 인한 부작용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높은 청년 실업률을 기록했던 코로나19 펜데믹이 끝난 후에도 취업시장의 한파가 끝나지 않자 우울감을 호소하는 청년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우울감은 무기력증으로 이어져 결국 취업 포기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대학 졸업장만 따면 취업'이라는 말은 옛말이 된 지 오래다.

 

반복되는 서류탈락에 10명 중 9명 취업 포기…웃음기 없이 그늘만 가득한 요즘 청년들

 

18일 채용플랫폼 '캐치'가 취업을 준비하는 20·30세대 1107명을 대상으로 '취업 포기 여부'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7%가 '취업을 포기하고 싶었던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10명 중 9명이 취업 포기를 고려한 것이다. 실제로 취업 준비를 쉬어 본 응답자 비율도 67%에 달했다. 학업과 일·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그냥 쉬는 청년'은 현재 41만명에 육박한 상황이다.

 

취업 포기를 고민했던 응답자 중 가장 큰 이유는 '반복되는 서류 탈락(37%)'이었다. 서류전형이 취업의 첫 단계인 점을 감안했을 때 청년 대다수가 면접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실패를 경험하고 있는 셈이다. 이어 ▲치열한 스펙 경쟁(20%) ▲최종 면접 탈락(16%) 등의 이유가 뒤를 이었다. 

 

▲ 서울 연세대학교에서 진행된 한국투자증권 채용 설명회. ⓒ르데스크

 

취업 문턱이 좁아진 가장 큰 이유는 글로벌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긴축경영에 돌입한 기업들이 채용인원 자체를 대폭 줄였기 때문이다. 지난 8월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하반기 대졸 신규 채용 계획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기업 10곳 중 6곳(57.5%)은 올해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 채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중견·중소기업도 채용 계획을 대폭 줄였다. HR 테크기업인 인크루트가 국내 기업 808곳을 대상으로 '하반기 국내 기업 채용 동향'을 조사한 결과 중견기업 중 채용 계획을 확정했다고 답한 곳은 50.4%로 전년 대비 4.0%p 감소했다. 중소기업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0.6%p 줄어든 47.4%만이 채용 계획을 확정했다고 답했다.

 

코로나19 펜데믹 때 생겨난 취업한파가 여전히 사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일부 청년들은 극심한 우울감을 호소하고 있다. 거듭된 실패와 타인 보다 뒤처진다는 생각이 자존감 하락으로 이어져 결국 우울감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국회 복지위 소속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이 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20대 여성의 우울증 유병률은 2014년 0.90%에서 3.97%로 무려 4.41배나 증가했다.

 

▲ 2024 인천공기업·우수기업 청년취업설명회 현장. [사진=뉴시스]

 

취업 준비생 장소연 씨(27·여)는 "처음에 대학을 졸업하고 1년간 취업 준비를 했었는데 불합격 통보만 수십 차례를 받았었다"며 "계속 실패하다 보니 '내가 다른 사람 보다 부족하나', '여자라서 그런가' 등 여러 가지 생각이 들게 되고 결국 자존감도 크게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지난해부터 대학원을 다니며 학생신분을 연장하고 있는데 특별한 목표가 있다기 보단 아무래도 현실도피 목적이 크다"며 "코로나19 당시 취업이 잘되지 않아 우울의 늪에 빠졌던 선배들을 많이 봤는데 지금 내 모습도 똑같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취업 준비생 이현우 씨(28·남)는 "국내 상위 10개 대학 중 한 곳을 졸업해 현재 2년째 취업 준비를 하고 있지만 대기업 1차 서류에서 대부분 떨어지고 있다"며 "눈높이를 낮춰야한다는 것을 스스로 알면서도 주위 동기들을 보면 비교 대상이 될까봐 그러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취업준비가 길어지자 타인과의 비교 정도가 심해져 스스로가 너무 비참해진다"며 "공채 자체도 많이 뜨지 않고 20대 초반의 똑똑하고 어린 아이들과 내가 경쟁력이 있을까라는 생각도 매일 같이 하는데 생각하면 할수록 우울해진다"고 토로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경제 시장 자체가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됐고 가계부채가 늘어나면서 내수시장도 크게 위축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이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채용 인원 자체를 줄이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에 비해 취업 준비생들의 눈높이 자체가 높고, 부모의 지원이 뒷받침되는 경우도 많아 준비 기간 또한 늘어나는 게 현실이다"며 "타 연령에 비해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는 정도가 심한 2030세대의 분위기도 취업 준비 장기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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