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하락할 때 항우울제 처방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인디애나주 먼시 소재 볼스테이트대학 금융보험학과의 연구진은 인디애나주 기업들을 대상으로 주가와 항우울제 처방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는지 분석했다.
학계의 연구결과 투자자들은 자사주 보유 계획이든 현지 기업이라는 친근감 때문이든 현지 소재 기업 주식을 보유하는 경향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인구 5만명 이상의 인디애나주 도시와 주변 지역 등 약 300개 광역 통계 지역을 조사해 2년 동안 현지 기업 주가 변동과 항우울제 처방 건수의 변화부터 추적했다.
그 결과 주가가 2주 사이 약 12.8% 하락했을 때 항우울제 처방 건수는 평균 0.42%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주가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적어도 유사한 결과가 관찰됐다. 주가가 약 6.4% 하락했을 때 항우울제 처방 건수는 0.21% 정도 증가한 것이다.
논문 공동 저자인 창 류 조교수는 연구결과에 대해 "주가가 하락하면 상대적으로 많은 사람이 스트레스와 불안을 경험하게 돼 항우울제 처방은 는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실업률이나 계절 등 항우울제 복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요인들을 배제한 결과다.
연령대별로 비교해보니 46~55세 투자자들이 주가가 하락할 때 항우울제 처방을 받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논문 공동 저자인 마오용 판은 "은퇴를 앞둔 이들이 젊은층보다, 은퇴가 임박해 주식 보유수는 상대적으로 적은 반면 채권 보유수가 많은 나이 든 세대보다 포트폴리오 변화에 더 민감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논문 저자들이 주가 하락 기간 동안 심리치료 수요를 조사했을 때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주가가 2주 사이 약 12.8% 하락하자 보험사에 청구된 심리치료 건수는 0.32%가량 늘었다.
연구진은 주가수익률과 불면증, 소화성 궤양, 복통, 약물 남용, 심근경색 등 우울증 관련 특정 질병 사이의 상관관계도 발견했다.
그러나 항생제 처방 같은 다른 보험 청구 건수를 조사해보니 주가 변동과는 아무 관계가 없었다.
반면 주가가 상승할 때 심리적 개입이 감소하는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일례로 연구진은 주가 상승과 항우울제 처방 건수 사이에서 통계상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찾아내지 못했다.
이에 대해 논문 저자들은 당연한 결과라고 수긍했다. 류 조교수는 "일단 환자에게 항우울제가 처방되면 정신과 전문의는 처방을 즉시 중단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주가가 하락할 때 투자자들이 투자 결정을 내리기 전 자기의 감정상태에 대해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논문(Stock market and the psychological health of investors)은 지난 3월 29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파이낸셜리뷰’ 온라인판에 처음 올라온 뒤 2024년 8월호에 공식 게재됐다.
증시의 변동성이 심장마비와 뇌졸중 등 심혈관 질환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연구결과도 나온 바 있다.
중국 푸단대학과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의 공동 연구진은 지난 8월 1일 이런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엔지니어링’에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하루 주가수익률이 1% 감소할 경우 심혈관 질환으로 목숨을 잃을 위험은 1.04% 증가했다. 극단적 선택으로 치달은 위험은 1.77% 늘었다.
주가 지수가 1% 이상 변동하면 심혈관 질환으로 목숨을 잃을 위험이 1.09% 증가했다.
연구진은 "증시 변동성이 심혈관 질환 및 극단적 선택에 따른 사망 위험 증가와 연관 있다"며 "이는 65~74세, 남성, 교육 수준이 낮은 이들에게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증시 변동성에서 비롯된 스트레스가 단순한 금전적 문제를 떠나 즉각적인 주의를 요하는 공중보건 문제"라고 결론내렸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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