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대상으로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일당 10명이 검거됐고, 도박행위에 참여한 청소년 171명은 도박문제예방치유원에서 재활을 병행하도록 조치됐다./사진=대전경찰청 제공 |
대전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가 1월 인터넷 커뮤니티에 '대전 소재 중학교에 다니는 자신의 아들에게 도박자금 명목으로 돈을 요구하는 친구가 있다'는 한 글을 발견하고 입건전조사를 착수했다. 추적 수사로 도박사이트 운영사무실을 찾아내 운영총책과 대포통장 공급책 등 10명을 검거하고 범죄수익금 3억 5300만 원에 대한 추징보전을 신청했다.
도박사이트 입금계좌에서는 청소년들이 사용하는 계좌가 발견됐다. 청소년 171명 중 입금 액수가 크거나 재범인 5명은 형사입건됐고, 35명은 즉결심판, 131명은 훈방조치됐다. 이 중 고등학생은 163명, 중학생은 8명이며, 가장 큰 금액의 도박을 한 청소년은 1200만 원을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청소년 대상 도박사이트는 축구, 농구, 페널티킥 등 접하기 쉬운 게임 형태와 홀짝, 룰렛, 홀덤 등 승패가 바로 확인되는 미니게임 형태로 구성돼 있다. 평소 오락을 즐기던 청소년들은 이 게임들이 도박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호기심이나 지인의 권유, SNS를 보고 도박에 빠져든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들은 경제적 능력이 없는 학생들이 도박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 청소년 도박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자녀들의 도박을 의심해볼 만한 상황으로 ▲부모 몰래 개설한 계좌가 있는지 ▲못 보던 옷이나 고가의 물품이 생겼는지 ▲스포츠 경기에 부쩍 민감해졌는지 ▲집안의 물건들을 중고거래사이트에 연이어 판매한다든지 ▲대출을 받거나 절도 등 불법행위를 보이는지를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청소년기 도박은 충동성과 감각추구성향이 활성화돼 처벌은 피하고 보상에만 관심을 보이는 왜곡된 신념이 형성돼 매우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최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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