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음악에는 기분을 좋게 만들고 편안한 수면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 의료 현장에서도 음악을 통해 치매나 기억 장애가 있는 노인의 인지 기능을 개선시키는 음악 치료 요법이 이루어지고 있다.
호주 비영리 학술매체 더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이 그간 발표된 연구 결과들을 토대로 음악이 치매를 개선하는 메커니즘에 대해 해설했다.
2012년에 이루어진 핀란드 연구에서는 감정이나 기억을 처리하는 '대뇌 변연계'를 비롯해 '인지 영역'과 '운동 영역' 등 뇌의 다양한 영역이 음악의 처리를 담당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음악이 뇌의 좁은 영역에서 처리되고 있다는 기존 통념을 바꾸고 음악이 왜 이렇게 독특한 신경학적 영향을 초래하는지를 해명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이후 많은 연구를 통해 음악은 뇌와 그 연결의 재생을 돕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뇌의 세포와 신경 연결을 복구하거나 강화하는 음악의 작용은 특히 뇌 세포 사멸을 주요 원인으로 하는 치매 환자에게 중요하다.
영국 앵글리아 러스킨대에서 음악치료를 연구하고 있는 밍훙쉬(Ming-Hung Hsu)와 레베카 앳킨슨(Rebecca Atkinson)에 따르면 뇌를 재생시켜 음악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듣는 사람의 기분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마음에 드는 친숙한 곡으로, 이는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 쾌감을 느끼는 호르몬이 분비되는 것에서 유래하고 있다.
이 메커니즘은 알츠하이머병이나 기타 치매와도 관련이 있다.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에게 선호하는 음악을 듣게 한 2018년 연구에서는 음악의 기억과 관련된 뇌 부분은 다른 뇌 영역보다 치매의 영향을 덜 받는 것으로 밝혀졌다. 많은 기억을 잃은 치매 환자라도 좋아했던 곡은 기억하는 경우가 흔한 것은 이 연구결과를 뒷받침하고 있다.
음악으로 인한 효과는 저녁부터 밤에 걸쳐 치매 고령자의 불안 및 혼란, 공격적 행동 등이 악화되는 '일몰 증후군' 대처에도 도움이 된다.
또 2024년 발표된 연구에서는 치매 환자가 좋아하는 음악을 반복해 들으면 심박수가 직접 반응해 변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음악에 맞춰 노래를 하거나 곡을 들으면서 추억에 잠길 때에도 심박수가 변화했다. 이러한 변화는 음악이 신체적 반응, 감정 변화, 기억 상기에 영향을 주고 있음을 시사한다.
치매 증상의 개선을 위한 음악 트레이닝 프로그램과 관련된 연구도 이루어지고 있는데, 운동하는 사람보다 문제 해결·감정 조절·주의력 등 '실행 기능' 개선이 확인되는 등 유망한 결과를 얻고 있다.
매체는 "앞으로도 음악은 치매 환자에게 유용한 의료행위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환자가 원하는 음악을 직접 고르도록 하고 치매 진행을 늦추는 다른 요법과 병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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