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팬데믹’ 경고에도 해외 의존···mRNA 백신 국산화 시동 걸리나

‘넥스트 팬데믹’ 경고에도 해외 의존···mRNA 백신 국산화 시동 걸리나

이뉴스투데이 2024-10-17 15: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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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이은 팬데믹의 주범으로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지목되고 있다. [사진=Pexels]
코로나19에 이은 팬데믹의 주범으로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지목되고 있다. [사진=Pexels]

[이뉴스투데이 이승준 기자] 의료계에서 ‘넥스트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의 경고가 제기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는 높은 해외 의존도를 띠는 것으로 나타나며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mRNA(메신저리보핵산)에 대한 정부 기조가 바뀌자 백신 국산화를 향한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코로나19에 이은 팬데믹의 주범으로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지목되고 있다. 주로 철새를 통해 전파되는 조류 인플루엔자가 최근 고양이, 돼지, 소 등 포유류로 감염 대상이 확대되고 이후 사람이 감염되는 사례가 잇달아 나타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넥스트 팬데믹의 위험성이 알려지며 경각심은 커지는 상황이다. 질병청은 신·변종 인플루엔자가 대유행하면 300일 내로 인구 대비 최소 16.5%에서 최대 41.8%까지 감염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코로나19 최초 감염자 목격 후 300일간 감염 비율이 0.0005%였던 것과 상당한 차이다.

팬데믹 중 제약바이오 업계의 화두가 됐던 mRNA의 중요성이 재부상했다. 이에 mRNA 플랫폼을 통해 빠르게 백신을 생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실제로 미국 모더나는 팬데믹 중 mRNA 플랫폼으로 백신 개발 기간을 약 10년에서 9개월로 단축시켰다.

그동안은 미진한 정부 지원으로 ‘mRNA 백신 국산화’에서 좀처럼 진척이 나타나지 않고 있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감염병 관련 연구개발(R&D) 예산은 2021년 4385억원에서 2022년 5081억원, 2023년 4130억원, 2024년 2774억원으로 꾸준히 하향곡선을 그려 왔다.

정부의 무관심은 결국 코로나19 백신의 높은 해외 의존도로 이어졌다. 정부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국내를 덮친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해외 코로나19 백신 구매 비용으로만 7조6000억원을 지출했다. 올해 구매 예산으로는 1798억원이 책정됐으나 추가분을 확보 중이다.

정부 사업의 조기종료도 업계의 좌절감을 키웠다. 팬데믹으로 mRNA 기술이 대두되자 정부는 지난 2022년 ‘신·변종 감염병 mRNA 백신 사업단’을 출범했다. 해당 사업은 지난해 1단계까지 진행됐다가 올해 초 조기 해체됐다. 2단계를 앞두고 사업 자체가 백지화된 것이다. 

하지만 업계의 분위기가 최근 반전됐다. ‘mRNA 주권화’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지속되자 정부 기조 또한 달라지면서다. 내년 예산안에서는 정부가 ‘mRNA 백신 기술 개발 사업’을 신설하고 개발 전 과정을 지원, 총 2조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한 것이 확인됐다.

질병청도 ‘200일 내 백신 개발’이라는 목표 아래 약 5300억원을 투입하며 mRNA를 넥스트 팬데믹에 적극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역대 백신 R&D 분야 사업 중 최대 규모다. GC녹십자, SK바이오사이언스, 삼양홀딩스, 에스티팜이 사업을 함께할 후보군으로 꼽혔다.

먼저 ‘GC녹십자’는 적극적으로 mRNA에 투자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11월 독감백신을 생산하는 전남 화순공장에 mRNA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가동을 시작했다. R&D 비용 또한 2021년 회사 전체 투자 비용 대비 5%에서 지난해 23% 수준까지 대폭 끌어올렸다.

‘SK바이오사이언스’도 관련 기술 확보를 완료한 것으로 알려지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전염병예방혁신연합(CEPI)·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과 mRNA 백신 프로젝트를 지속한 결과다. 이외에도 CEPI 신종 선별 풍토성 감염병 백신 개발 과제에 선정돼 약 2000억원을 지원받는다.

‘삼양홀딩스’도 관련 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꼽힌다. 이들은 mRNA를 포함한 약물전달기술(DDS) 플랫폼 ‘센스(SENS)’를 보유하고 있다. 기존 mRNA 전달체 지질나노입자(LNP)와 달리 생분해성 고분자로 구성됐고 자체 디자인한 양이온성 지질을 도입해 안전성으로 호평받는다.

‘에스티팜’은 본격적으로 상업화에 나섰다. 차백신연구소와 협약을 맺고 mRNA 의약품의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상업화 작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양측은 2025년 ‘계열 내 최초 신약(Firts-in-class)’ mRNA 의약품 후보물질을 도출하고 2026년 임상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긴 호흡의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mRNA 백신에는 중장기적인 투자와 전략이 들어가야 한다”며 “끊임없이 가면서 백신·치료제 개발을 했어야 했는데 팬데믹 당시 정부가 그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투트랙’ 전략이 수반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코로나19를 거치면서 R&D를 통해 핵심기술이 뭔지는 파악된 만큼 이를 전략적으로 ‘톱다운’ 형태로 과제화하는 작업이 요구된다”며 “나머지는 부분은 ‘바텀업’해서 기술 개발하는 투트랙 형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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