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인협회를 비롯한 국내 경제 8단체가 16일 기업 지배구조 규제 법안 강화를 우려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한경협회관 앞 표지석. / 사진=임한별 기자
한국경제인협회 등 국내 경제8단체는 16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기업 지배구조 규제 강화 법안이 다수 발의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공동성명에는 김창범 한경협 부회장, 박일준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 이인호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정윤모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정우용 한국상장회사협의회 부회장, 박양균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본부장, 김준만 코스닥협회 본부장이 참석했다.
22대 국회 들어 발의된 상법개정안 24건 중 19건이 지배구조 규제강화 법안이다. 대표적인 예로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 확대가 있다.
정부는 밸류업 관점에서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주주의 이익보호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행 상법 제382조의3 이사의 충실의무에를 보면 '이사는 법령과 정관의 규정에 따라회사를 위하여 그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 주주이 이익 보호라는 문장을 넣어 이사의 충실의무를 명확히 하자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이사 충실의무 대상 확대는 이사의 경영판단 관련 사법리스크를 가중시켜 기업의 장기성장을 위한 결정을 막아 밸류업을 저해할 것이란 게 재계의 우려다.
이사 충실의무 대상 확대 외에도 현재 정치권에서 논의 중인 ▲감사위원 전원 분리선임 ▲집중투표제 의무화 등의 법안이 기업경영의 자율성을 심각하게 침해갈 소지가 크다.
경제8단체는 공동성명에서 "지배구조 규제강화 법안이 입법화될 경우 이사에 대한 배임죄 고발, 손해배상책임 소송 등 남소의 가능성을 높여 기업의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신산업 진출과 대규모 설비투자 등을 어렵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행동주의 펀드의 우리기업에 대한 경영권 공격을 증가시켜 기업을 부실하게 만들고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을 우려하고 있다.
행동주의 펀드의 한국기업 공격은 2019년 8건에서 2023년 77건으로 최근 4년 사이 9.6배 급증하고 있다. 경제 8단체는 "기업 지배구조 규제가 강화될 경우 투기 세력에 의한 국부 유출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이사 충실의무 확대 등 다수의 기업 지배구조 규제는 해외사례가 없거나 극소수의 국가만 시행하고 있다"며 "제도에 대한 깊은 검토 없이 규제를 도입할 경우 경제의 불확실성을 높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회는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무분별한 규제 입법을 당장 멈춰 주시길 간절히 요청드린다"며 "경제계도 기업가치 제고 및 주주권익 보호를 통한 주식시장의 활성화와 우리 경제의 도약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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