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때기처럼 수도권·일반대학으로 쏠린다”…‘1000명 증원’ 간호학과, 전문대학 ‘간호·보건 계열’ 입시 여파는?

“깔때기처럼 수도권·일반대학으로 쏠린다”…‘1000명 증원’ 간호학과, 전문대학 ‘간호·보건 계열’ 입시 여파는?

한국대학신문 2024-10-16 06:30:00 신고

지난해 열린 전문대학 입학박람회에서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대학 관계자와 일대일 상담 중인 모습. (사진=한국대학신문 DB)
지난해 열린 전문대학 입학박람회에서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대학 관계자와 일대일 상담 중인 모습. (사진=한국대학신문 DB)

[한국대학신문 주지영 기자] 2025학년도 수시모집을 시작으로 올해 대입 전형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의대·간호학과 증원 여파로 입시 현장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대학가에서는 강점인 ‘간호·보건계열’이 간호학과 1000명 증원으로 인해 올해 입시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수도권·비수도권 등 대학 소재지에 따라 간호학과 증원 여파는 조금씩 다를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지난달 9일부터 진행된 2025학년도 전문대학 수시 1차 모집이 지난 2일 마무리됐다. 전문대학은 2025학년도에 총 16만 9572명의 신입생을 선발한다. 이 가운데 수시 1·2차에서만 15만 3668명을 모집한다. 전체 인원의 90% 가까이를 수시에서 뽑는 것이다. 특히 수시 1차에서 12만 5053명을 선발하는데, 이는 전체 모집 인원의 약 82%다. 2025학년도에 수시모집 인원이 전년도보다 139명 증가해 수시모집 비중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수시 1차에서 전체 모집 인원의 80% 이상을 선발하기 때문에 전문대학 입시에서 ‘수시 1차’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 정시모집까지 끝난 뒤 최종 입시 결과가 나오지만, 대학에서는 수시 1차 모집에서 최대한 신입생을 확보하기 위해 힘을 쓴다.

수시에서 가장 많은 인원을 모집하는 전공 분야는 ‘간호·보건’ 계열이다. 전문대학 주력 분야 중 하나로 학령인구 급감에도 ‘안정적인 신입생 모집’이 가능한 계열이다. 올해에는 수시모집 인원의 27.4%인 4만 2163명을 뽑는다. 특히 지난 2월 보건복지부가 간호학과 입학정원을 증원하면서 전문대학 간호학과 모집 인원도 증가했다. 수시모집에서 지난해보다 597명 늘어났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월 2025학년도 간호대학 입학정원을 전년도 대비 1000명 증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내 간호대학 입학정원은 2만 3883명에서 2만 4883명으로 확대됐다.

다만 올해 의대와 일반대 간호학과가 증원되면서 학생들이 일반대 의대와 간호학과에 더 쏠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의대와 간호학과 모집정원 확대는 자연계 입시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며 “지방권 내신 상위권 학생들에게 간호학과가 주요 관심 학과로 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입학정원이 늘어나면서 성적 상위권 학생뿐만 아니라 중위권 학생들도 의대와 간호학과에 지원할 확률이 높다. 대학 관계자들은 성적 하향 평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상권 전문대학 홍보 관계자 A씨는 “전반적으로 지난해 대비 간호·보건계열 경쟁률이 소폭 하락했다. 지난해 경쟁률과 비슷한 학과도 있지만 물리치료학과, 간호학과는 지난해에 비해 경쟁률이 다소 떨어졌다”며 “일반대 포함해서 간호학과 입학정원이 늘었다. 아무래도 수험생들은 지역 일반대학에 간호학과가 있으면 그쪽으로 입학하길 선호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경상권 전문대학 입학팀 관계자 B씨도 이번 입시에서 의대 증원 여파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B씨는 “간호학과 지원율이 지난해보다 약 17% 떨어졌다. 의대·간호대학 증원으로 인해 중위권 성적 학생들이 일반대 간호학과에 지원을 많이 고려하고 있는 것 같다”며 “주변 대학에서도 전반적으로 간호학과 지원율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수시 2차와 정시가 남았지만 여파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부산 전문대학 교처장 C씨는 단순한 순증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C씨는 “전반적으로 대부분의 전문대학이 수시 1차에서 간호·보건계열 경쟁률이 떨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 순증 인원이 있어서 깔대기처럼 의대로 빨려가는 모양새”라며 “3년제 보건계열 학과 증원을 하려면 원래 2년제 학과 인원을 줄여야 하는데, 이런 부분이 고려되지 않았다. 당장 문 닫을 정도는 아니어도 전문대학 간호·보건계열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 자체가 위험 요소다”라고 밀했다.

여기에 올해 대학 지원에서 ‘수도권 쏠림’ 현상이 최근 5년 동안 최고치를 기록한 만큼, 상향 지원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9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전국 일반대학 194개교(서울 42개교, 경인 41개교, 지방권 111개교) 수시 전형 경쟁률을 분석한 결과, 서울권 대학의 평균 경쟁률과 지방권 대학의 평균 경쟁률 차이가 12.75대 1을 기록했다. 서울권 대학 수시 전형 경쟁률은 평균 18.74대 1로 나타났으나 지방권 대학은 평균 5.99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는 최근 5년 사이 최고치로 전해졌다. 종로학원은 “수험생들은 의과대학 증원에 따른 상향 지원으로 지방대보다 수도권대로 지원한 것”이라며 “의대 증원만큼 지방대 정원 미충원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도권 쏠림’과 ‘상향 지원’이 이어지면서 도미노처럼 지방 전문대학 간호·보건 계열의 입학생 확보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경상권 전문대학 부총장 D씨는 “경쟁률이 급감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의대·간호학과 증원 여파가 분명 있다”며 “증원 전부터 간호·보건계열인데도 충원율이 좋지 않았던 곳은 올해는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상대적으로 수도권 전문대학은 타격이 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계 관계자 E씨는 “수도권 전문대학은 공학계열 빼고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일반대도 수도권, 비수도권별로 경쟁률이 다르듯, 전문대학도 수도권보다 비수도권이 상대적으로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대학 수시 2차 모집은 11월 8일부터 11월 22일까지 15일 동안 진행된다. 전문대학 수시 지원에 제한은 없다. 같은 대학도 복수 지원이 가능하며 수시 1차에 합격했어도 수시 2차에 지원할 수 있다. 다만 수시로 전문대학에 합격하면 정시로 일반대학, 전문대학에 지원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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