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변동진 기자] 대웅제약의 국산 36호 신약 ‘엔블로(성분명 이나보글리플로진)’이 안정적으로 국내 시장에 안착한 데에 이어 본격적인 글로벌 공략에 나섰다.
14일 대웅제약에 따르면 당뇨 신약 엔블로는 지난달 에콰도르 보건감시통제규제국(ARCSA)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엔블로는 국내 제약사 최초로 대웅제약이 자체 개발에 성공한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다. 기존 SGLT-2 억제제 대비 ▲0.3mg의 적은 용량으로 우수한 당화혈색소 감소 ▲약 70%의 높은 목표 혈당 달성률(HbA1c<7%) ▲심혈관 위험인자 개선 ▲한국인 대상 풍부한 임상자료 등의 강점을 갖고 있다.
엔블로는 이번 에콰도르 품목허가 획득으로 글로벌 시장에 첫 발을 내딛게 됐다. 지난해 국내 출시 이후 1년 남짓 만에 이뤄낸 성과다. 대웅제약은 내년 상반기 중 현지 출시를 완료하고, 중남미 당뇨병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11월 브라질 식의약품감시국(ANVISA) GMP(품질관리기준)을 통과한 바 있다. 이는 미국 cGMP 만큼 까다롭고 난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중남미 시장 진출에 청신호가 켜졌으며, 이번 에콰도르 품목허가로 주변국 엔블로 허가심사 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엔블로는 현재 멕시코와 페루, 콜롬비아 품목허가 신청을 완료하고 허가당국의 심사를 진행 중이다.
중남미 SGLT-2 억제제 시장은 높은 성장률로 글로벌 기업들도 주목하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중남미 SGLT-2 억제제 치료제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8억 9292만달러(약 1조 2011억원)로 2021년 4억 4800만달러(약 6033억원) 대비 두 배가량 증가했다.
대웅제약은 중남미뿐 아니라 중앙아시아, 동남아, 러시아 및 독립국(CIS) 등에도 엔블로 진출을 진행 중이다. 실제로 멕시코와 사우디아라비아, 인도네시아, 태국, 페루, 콜롬비아,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총 12개국에 품목허가 신청을 제출했다. 또 브라질, 멕시코, 러시아, CIS 6개국 등과 파트너링 계약 체결을 완료했다. 회사 측은 내년까지 15개국 진출, 2030년까지 30개국 진출을 목표로 한다.
엔블로는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빠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엔블로와 메트포르민을 더한 2제 복합제 ‘엔블로멧’ 등 지난 7월 기준 누계 원외처방액 1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5월 출시 후 월평균 14%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처방 실적을 확대 중이다.
시장 환경도 우호적이다.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 치료제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가 지난해 4월 특허 만료로 190여개의 복제약 품목이 시장에 진출하며 경쟁이 치열해졌는데, 수익성이 악화하자 동일 계열의 외국계 당뇨병 치료제가 연이어 국내 시장 철수를 선언했다.
엔블로를 중심으로 국산화가 가속화되고 있으며, 대웅제약은 최근 ‘다파글리플로진-엔블로 스위칭 연구’를 통해 다파글리플로진 대비 우수한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했다. 다파글리플로진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는 옵션으로서 근거를 확보한 셈이다.
아울러 ▲인슐린 병용요법 ▲신장 장애를 동반한 당뇨 등에 대한 적응증을 확보해 엔블로의 처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박성수 대웅제약 대표는 “에콰도르에서 엔블로의 첫 품목허가 획득은 대웅제약의 글로벌 초신속 진출 전략에 있어 중요한 성과”로 “향후 중남미를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엔블로를 신속하게 출시하고 전 세계 당뇨병 환자들에게 혁신적인 치료 옵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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