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국적으로 '로또 아파트' 열풍이 뜨겁다. 청약 당첨만 되면 적게는 수억에서 많게는 수십억의 시세 차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분양가 상한제의 적용을 받아 인근 시세에 비해 분양가가 크게 낮은 서울 인기 지역 재건축 완료 신축 단지 청약에는 엄청난 수요가 몰리고 있다. 수백 대 일의 경쟁률은 기본이고 얼마 전 서초구에선 수십만 대 일의 경쟁률이 등장하기도 했다.
덕분에 이미 재건축이 완료된 단지는 물론 현재 재건축 사업이 한창 진행 중인 조합원들에게도 부러움 섞인 시선이 쏠리고 있다. 보유 기간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이미 '로또' 수준의 시세 차익을 시현한 이들이 대부분인 탓이다. 르데스크 취재 결과, 대중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는 알짜 재건축 단지 조합원 중에는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고위 공직자들도 다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재부·국토부 고위 공직자들의 픽(PICK), 압구정·반포·여의도 알짜 재건축 단지
27일 정부 공직윤리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김언성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장은 강남 재건축 대어로 불리는 반포주공1단지 3주구에 자리했던 에이아이디차관아파트 74.45㎡(약 22평)을 배우자와 공동 명의로 소유하고 있었다. 현재 해당 호실이 위치한 단지는 철거 후 재건축 사업이 진행 중이며 '래미안 트리니원'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김동일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은 현재 여의도에서 가장 뜨거운 재건축 단지인 여의도 삼부아파트 77.69㎡(약 24평)을 배우자와 공동 명의로 보유하고 있다. 여의도 삼부아파트는 재건축 시작 단계(추진위원회 구성) 임에도 시세 상승세가 가파른 단지로 유명하다. 77.69㎡(약 24평) 규모 호실의 경우 올해 5월 24억3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2월 17억원에 실거래 된 것과 비교하면 1년여 만에 7억원 넘게 올랐다.
최지영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은 강남구 압구정동 소재 현대아파트 한 호실을 배우자와 공동 명의로 소유하고 있다. 해당 호실 규모는 139.95㎡(약 42평)에 달한다. 강남 개발의 상징으로 유명한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최근 재건축 시장의 최대어로 급부상했다. 위치나 층수에 따라 시세가 상이하지만 올해 9월 기준 평균 매매가는 약 50억원 수준이다.
국토교통부 소속 고위 공직자들도 재건축·재개발 아파트를 다수 보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일환 국토부 국토안전관리원 원장은 배우자 명의로 여의도 은하아파트 내 121.52㎡(약 36평) 규모 호실을 보유 중이다. 여의도 은하아파트는 1974년에 지어진 아파트로 현재 재건축이 한창 진행 중이다. 김 원장 소유 호실과 같은 규모 호실은 20억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이한준 국토교통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은 본인 명의는 아니지만 장남이 재건축 아파트 호실을 소유 중이다. 그의 장남은 여의도 미성아파트 내 84.99㎡(약 25평) 규모 호실을 가지고 있다. 여의도 미성아파트는 삼부·은하와 함께 여의도 재건축 대장 아파트 중 하나로 꼽힌다. 도보 1분 거리에 여의도역(5·9호선)이 자리해 최상의 입지 조건을 지닌 것으로 유명하다.
권세호 국토교통부 한국철도공사 상임감사위원은 은마아파트와 함께 대치동 재건축 아파트의 쌍두마차로 물리는 한보미도맨션 아파트의 한 호실을 배우자와 공동 명의로 소유하고 있다. 권 위원 부부 소유 호실의 규모는 115.05㎡(약 34평)에 달한다. 한보미도맨션의 경우 '교육 1번지'로 불리는 대치동에 위치해 있는 만큼 교육 수요가 특히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덕분에 올해 서울시 강남구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아파트 순위 5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대통령실·서울시 공무원도 용산·동작·도봉·강동 등 서울 각 지역 재건축 단지 소유
대통령실·서울시 소속 공무원들 중에도 재건축 단지 호실을 소유한 이들이 일부 존재했다. 이도운 대통령비서실 홍보수석비서관은 서울시 용산구 이촌동 소재 강촌아파트 한 호실을 배우자와 공동 명의로 소유 중이다. 해당 호실의 규모는 106.65㎡(약 32평)이다. 1998년에 지어진 이촌강촌아파트는 현재 리모델링 사업이 진행 중이다. 일대 지역에서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아파트 중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것으로 유명하다.
강훈 국정홍보비서관은 배우자와 공동명의로 서울시 도봉구 창동 동아청솔 아파트 내 84.98㎡(약 25평) 규모 호실을 소유 중이다. 이 밖에 ▲강인선 외신대변인(배우자, 압구정 현대아파트 129.92㎡, 약 39평) ▲장상윤 사회수석비서관(본인, 신대방 우성아파트 66.69㎡, 약 20평) 등도 서울에 위치한 재건축 아파트 호실을 소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시에 몸담고 있는 일부 고위 공직자들도 재건축 아파트 호실을 소유 중이다. 황기석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장은 본인 명의로 동작구 명수대 한양아파트 내 84.90㎡(약 25평) 규모 호실을 가지고 있었다. 흑석뉴타운 재개발 구역에 자리한 해당 단지는 일대 지역 재개발 사업절차를 함께 밟고 있다. 해당 단지가 자리한 11구역의 경우 흑석뉴타운 재개발 구역 중 사업성이 가장 우수한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태균 서울시 경제정책실장은 배우자와 공동명의로 올림픽선수기자촌아파트 한 호실을 소유 중이다. 호실 규모는 100.31㎡(약 30평)이다. 해당 단지는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사업이라고 불리는 둔촌주공에 버금가는 규모를 자랑한다. 지난해 초 재건축 안전진단을 통과하며 재건축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으며 현재는 정비계획 수립, 정비구역 지정을 위한 동의율 확보 등 재건축 초기 단계를 밟고 있다.
김현기 서울시 의회사무처 의장은 배우자 명의로 강남구 일원동 소재 한솔아파트 한 호실을 소유 중이다. 해당 호실의 규모는 110.00㎡(약 33평)이다. 지난 8월 같은 규모의 호실이 20억9000만원에 거래된 바 있다. 한솔아파트는 올해로 재건축 추진 가능 연한인 30년을 돌파했으며 이미 내부적으로는 재건축 사업을 위한 물밑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해당 단지 주민들은 재건축 사업의 장애물인 상가쪼개기 방지를 위한 상가 행위제한을 강남구에 요청했다.
진장익 중앙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택 정책 수립·감독 기관의 고위 공직자들이 서울시 내 주요 재건축 지역 매물을 보유한 것은 국민들로 하여금 의심을 자아낼 수 있는 부분이다"며 "특정 주택 보유자의 사견이 정책 결정에 지배적으로 작용될 확률은 적지만, 수립 과정을 더욱 더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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