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선수단이 25일 잠실 NC전 10-5 승리로 2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을 확정한 뒤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의 올 시즌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특히 전력을 가늠하는 핵심 요소인 선발투수에 대한 고민이 시즌 내내 끊이질 않았는데도 이를 극복하고 버텨왔다. 24일 잠실 NC 다이노스전 10-5 승리로 2년 연속 포스트시즌(PS) 진출까지 확정했다.
두산의 위기는 4월부터 계속됐다. 개막과 함께 라울 알칸타라~브랜든 와델~곽빈~최원준~김동주로 선발 로테이션을 꾸렸는데, 곽빈을 제외한 전원이 부상과 부진으로 최소 한 차례씩은 전열을 이탈했다. 실제로 4월까지 선발로만 무려 12명의 투수를 기용했다. 두산의 최대 강점으로 꼽혔던 부분이 크게 흔들린 것이다. 이승엽 두산 감독의 고민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선발 로테이션의 붕괴는 치명적이다. 특히 올 시즌처럼 순위경쟁이 치열하다면, 그 위험성은 더욱 커진다. 그럼에도 최준호, 김유성 등 대체 선발을 적극 활용해 5월 첫 20경기에서 14승2무4패(승률 0.778)의 놀라운 성적을 거두며 기사회생했다. 이때 와르르 무너졌다면, 일찌감치 가을야구 경쟁에서 밀려났을 수도 있다.
2차례의 마무리투수 교체도 결과적으로는 대성공이었다. 개막에 앞서 뒷문지기로 낙점된 정철원이 부진하자 홍건희가 배턴을 이어받았다. 홍건희마저 마무리의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하자, 신인 김택연으로 클로저를 교체했다.
김택연은 올 시즌 59경기에서 3승2패18세이브4홀드, 평균자책점(ERA) 1.98, 77탈삼진의 성적으로 사실상 신인왕을 예약했다. 언젠가 마무리를 맡을 것으로 예상됐는데, 시기가 크게 앞당겨졌을 뿐인지 모른다. 최지강의 부상 등으로 불펜 운용이 어려웠던 시즌 막바지에는 아웃카운트 4개 이상을 책임지기도 했다.
9월 들어 엄습한 또 한번의 위기는 특유의 뚝심으로 극복했다. 9월 첫 5경기에서 1승4패로 처진 가운데 SSG 랜더스, KT 위즈의 상승세까지 맞물려 PS 진출마저 위태로워졌다. 부상자가 속출했고, 곽빈과 조던 발라조빅을 제외하고는 내세울 만한 선발 카드도 부족했다. 이런 상황에서 7일(12-2·수원)과 14일(2-1·잠실) KT, 23일(8-4·잠실) SSG 등 가을야구 경쟁 상대와 맞대결을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큰 고비를 넘었다.
이렇듯 두산은 늘 위기에 강했다. 전임 김태형 감독(현 롯데 자이언츠) 시절에도 주축 선수들의 이적 공백을 이겨내고 7년 연속(2015~2021년)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정규시즌 순위와 관계없이 가을야구에서 오래 버티는 노하우도 이때 터득했다. 정규시즌의 고비를 넘어선 두산이 올가을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이 감독은 “정규시즌을 잘 마무리하고, 가을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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