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한 여자들’의 토크쇼

‘용감한 여자들’의 토크쇼

코스모폴리탄 2024-09-25 11:00:00 신고


〈코스모폴리탄 코리아〉가 24주년을 맞은 2024년은 좀 더 용감하고, 특별한 해다. 지난 1월부터 코스모의 정체성을 되살려 여성들을 위한 지면, FFF 특집 기사를 꾸준히 연재했고, 이를 오프라인 행사로 이어간 파티 ‘FFF NIGHT’에 이어, 창간호를 기념하는 토크쇼 〈FFF 토크: #용감한여자들〉이 첫선을 보였기 때문이다. ‘FFF’ 포토월과 벨라비스타 스파클링 와인, 케이터링으로 가득했던 현장에는 추첨을 통해 약 10:1의 높은 경쟁률을 뚫은 독자 55명이 자리했다. 김주연 편집장은 “코스모는 24년 동안 여성의 꿈을 응원하고, 여성의 가능성을 지지해왔습니다. 오늘 FFF 토크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잘 흡수해 자신의 커리어와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얻으시길 바랍니다!”라며 행사의 포문을 열었다. 코스모의 첫 번째 FFF 토크는 2030 여성의 롤모델이자 든든한 ‘언니’들인 뮤지션 김윤아, 작가 정서경, 아나운서 강지영의 토크 세션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가수 이랑이 모더레이터로서 행사 전체를 진행했으며, 패션 브랜드 ‘막스마라’가 후원했다.

뮤지션 김윤아

뮤지션 김윤아


첫 번째 토크 세션은 전무후무한 록 스타, 김윤아의 ‘28년 차 여성 뮤지션으로 살아간다는 것’. 그는 한국 록 음악 신에 여성 프런트맨이 부재했을 시절부터 지금까지 28년간 자리를 지켜올 수 있었던 원동력에 대해 말했다. “밥을 잘 챙겨 먹어요. 목소리가 안 나와도 페스티벌에 가야 하고, 전염병이 돌아도 작업을 해야 되니까요. 앨범을 하나 낼 때마다 시력이 조금씩 떨어지고, 척추측만증이 생기니 결국 관리가 답이죠. 수면 시간을 충분히 챙기고 운동을 열심히 하세요. 전 발레를 한 지 벌써 10년이 됐답니다.” 세상에 대한 관심으로 가득하고, 여성으로서의 자의식이 확실한 김윤아는 “저는 많은 매체의 뉴스를 챙겨보는 ‘뉴스 중독자’예요. 그러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지점을 목격하게 되면 노랫말로 이야기하죠. 음악으로 세상을 바꾸지 못한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누군가가 듣고 있고, 어딘가에 흘러나오고 있으니까 잘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여성으로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죠”라고 밝혔다. 한편 커리어 중 가장 큰 성취에 대해서는 “최근 발표한 다섯 번째 솔로 앨범 〈관능소설〉이에요. 앞으로 발표할 음반과 공연들이 이 성취를 계속 경신했으면 좋겠어요. 그게 저의 꿈입니다”라며 웃었다. 첫 번째 토크 세션을 마친 김윤아는 대기실 대신 관객석에 머물며 독자들과 함께 두 번째 세션인 정서경 작가의 ‘여자의 얼굴을 한 이야기’를 경청했다.

작가 정서경

작가 정서경


독보적인 여성 캐릭터를 그려내는 극작가 정서경은 전지현, 강동원, 존 조가 출연하는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북극성〉을 선보일 예정이며, 영화 〈헤어질 결심 〈아가씨〉 〈마더〉 〈박쥐〉 〈친절한 금자씨〉, 드라마 〈작은 아씨들〉의 시나리오를 집필했다. 강연 주제가 ‘여자의 얼굴을 한 이야기’인 까닭에 대해 그는 “어릴 때 저는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좋아했어요. 그 책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은, 허클베리가 도망 노예 짐을 밀고하는 편지를 쓰다가 찢어버리는 장면이에요. 그때 허클베리는 ‘내가 이런 편지를 쓰느니 차라리 지옥으로 가겠다’고 결심하죠. 그 장면을 보고 저는 어린 나이였지만 허클베리 핀의 얼굴에 제 얼굴을 그려 넣었어요. 톰 소여, 셜록 홈스, 로빈슨 크루소의 얼굴에도 제 얼굴을 그려 넣었죠. 그렇게 2차 성징이 오기 전까지는 반쯤 소년으로 살았어요. 그 이야기의 주인공들이 제 신체와 영혼을 형성했지만 모두 남자였으니까요. 물론 여성의 이야기도 있었죠. 제가 너무 사랑하는 〈작은 아씨들〉이나 〈빨간 머리 앤〉 〈소공녀〉 같은. 그렇지만 그 사람들은 드레스를 입고 있잖아요. 저는 미시시피강에서 뗏목을 타고 흘러가고 싶은데! 그래서 전 제 얼굴을 한 이야기가 갖고 싶었어요”라고 밝혔다. 아울러 정서경은 ‘아웃사이더의 감수성’을 지니고 대중에게 호소하는 글을 쓰는 데 대해 “어릴 때부터 제가 평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고등학교 때 친구가 말하길, 저의 별명이 ‘슬리퍼 사이코’였다는 거예요. 300개 책상이 놓인 커다란 교실에서 하는 ‘야자’ 시간의 적막을 좋아했던 저는 책상 사이사이를 걸어 다녔는데, 슬리퍼 끄는 소리 때문에 그런 별명이 붙은 거죠.(웃음)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볼지 생각하지 않는 게 ‘사이코’고, 이건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개선되기도 해요. 저는 의식적으로 스위치를 눌러 타인이 나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살피고, 내가 쓴 신을 보며 관객이 어떻게 느낄지 생각해보죠. 그렇지만 저의 글이 대중에게 어필된다면 제 내면에 있는 ‘아웃사이더’ 감수성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카프카의 소설 〈단식 광대〉 아시나요? 외부의 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자기 안의 것도 내보이지 않는 단식이라는 행위를 통해 관심을 받고 싶은 인물이 등장하죠. 내향적인 작가도 비슷한 것 같아요. 혼자 있을 때만 할 수 있는 내밀한 이야기로 대중의 관심을 받고 싶어 하죠. 그걸 사람들이 좋아할 거라는 걸 아는 거예요.”

아나운서 강지영

아나운서 강지영


세 번째 세션은 틀에 박힌 여성 아나운서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안경을 쓰고, 청바지를 입고, 취재 현장을 발로 뛰는 등 전형성을 탈피하고 커리어를 펼치는 아나운서 강지영의 ‘시행착오를 통해 얻은 용기와 재미 그리고 더 많은 것들’의 이야기로 채워졌다. “반골 기질이 올라왔어요. 전형성을 답습할 게 아니라면 더 괜찮은, 나만의 것을 찾아야겠다고 결심했죠. 현장에 나가 취재를 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어요. 기자는 취재하고 아나운서는 스튜디오에만 있다는 틀을 깨고 싶었죠. 그렇게 4년 동안 현장을 돌았어요. 앵커의 자리에 왔을 때, 현장 경험이 뉴스를 전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죠.” 여전히 그는 인간 강지영의 한계에 도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모더레이터 가수 이랑 & 〈코스모폴리탄〉 편집장 김주연

모더레이터 가수 이랑 & 〈코스모폴리탄〉 편집장 김주연


마지막 세션은 모든 연사와 함께하는 Q&A 세션으로 꾸려졌다. 한 관객은 좋아하는 음악을 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고, 각박한 현실을 사는 것이 숨이 찬다며 고난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물었다. 정서경은 “제가 하는 일은 암벽등반 같아요. 암벽은 제가 올라갈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게 아니죠. 그냥 자연의 일부고 어쩌면 제가 등반하지 못할지도 몰라요. 근데 제게 올라가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그 앞에 서서 오늘도 내일도 그냥 해보는 거예요. 오늘 한 실패가 내일의 길이 될 거예요.” 김윤아는 질문자의 나이를 물었다. “아직 너무 젊어요. 사실 그보다 훨씬 많다고 했어도 나이 잊고 음악하라고 하려 했어요.(웃음) 가장 큰 고민은 내 길이 아니면 어쩌지 하는 거지요? 그럼 대안을 만들어요. 이 길을 포기했을 때 돌아갈 수 있는. 자우림 시절 전 그렇게 하지 못해 절망의 늪에 빠지기도 했죠. 그래서 이 조언을 꼭 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음악 계속하세요. 오늘 안 써지면 내일 써져요. 제게 DM으로 데모 보내주세요. 들어보고 싶어요.” 선배로서 현실적인 조언과 따뜻한 격려를 모두 건넨 김윤아의 답변은 질문자를 눈물짓게 했다. 이날 행사에서 코스모는 모든 관객에게 ‘건강한 아름다움’을 주제로 구성한 샤크닌자 포터블 블렌더, 워커비 꿀, 에코두과일 세정제 그리고 생과일과 생화로 구성된 패키지를 선물했다. 용감한 여자들, FFF 캠페인이 여성들의 목소리를 더 멀리 전파할 그날까지. 〈코스모폴리탄〉은 여성의 곁에서 함께 달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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