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빈이 하루를 꽉 차게 사는 법

김우빈이 하루를 꽉 차게 사는 법

바자 2024-09-25 08:00:02 신고

슬리브리스는 1017 Alyx 9SM.

하퍼스 바자 이런 식의 화보 촬영은 아주 오랜만이죠. 광고 할 무언가 없이 그냥 나를 보여주는 촬영요.
김우빈 어떠셨어요? 저는 정말 재미있었거든요.
하퍼스 바자 꼭 보고 싶었던 장면이 있었어요. 민낯에 가까운 메이크업을 한 채로 나른하게 힘을 뺀 모습 같은. 잘 담긴 것 같아요.
김우빈 그동안 찍은 화보에서는 입고 있는 옷이나 제품, 혹은 특정 캐릭터를 보여주려는 느낌이었다면 오늘은 그저 제가 우선시되는 촬영이었다고 생각해요. 막 복귀했을 땐 이런 게 편했는데 4~5년 만에 이런 콘셉트를 다시 시도하려니 첫 착장 입을 땐 조금 어색하던데요. 모델 활동 했을 때의 기분을 느껴볼 수 있다는 건 참 좋았고요. 이런 시간을 자주 가져야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하퍼스 바자 안 하던 걸 해보려는 날, 때마침 가을이 된 양 날씨도 선선해졌어요. 아침에 눈을 떠 스튜디오에 도착할 때까지 어떤 생각을 했나요?
김우빈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땀을 너무 흘려서 살이 쭉쭉 빠졌던 것 같은데 오늘은 정말 시원하네요. 잔잔한 행복을 느끼면서 출근했습니다. 곧 공개되는 영화 이야기를 실컷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에 감사하면서요.

데님 재킷, 트레이닝 팬츠는 Magliano.

하퍼스 바자 제목은 〈무도실무관〉이죠. 전자발찌 대상자를 24시간 밀착 관리하는 업무를 하는 보호관찰소 공무직을 뜻하고요. 사실 실제로 있는 직업이라는 건 인터뷰를 준비하며 처음 알았어요.
김우빈 저도 마찬가지예요. 그래서 무도실무관 분들을 직접 만나뵙고 방검복 입는 법이나 전자발찌 채우는 방법도 배웠어요. 보디캠 영상 보면서 어떻게 일하시는지도 봤죠. 우리의 안전을 위해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24시간 불철주야 일하는 분들의 현장을 보니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하퍼스 바자 전작 〈택배기사〉 〈외계+인〉에 이은 또 한 번의 액션 작품이고요.
김우빈 솔직히 장르보다 제가 연기한 ‘이정도’라는 인물이 변화하는 모습에 마음이 동했던 것 같아요. 정도는 가벼운 마음으로 무도실무관 일을 시작했다가 사명감을 갖게 되면서 삶의 가치관까지 흔들리는 경험을 해요.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전부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지는 경험 있잖아요. 그런 변화의 순간에 느껴지는 울림이 잘 전달됐으면 좋겠어요. 기자님도 이 일을 몰랐다고 하셨던 것처럼, 우리 일상에서 무도실무관에 대한 소식을 접할 일이 거의 없어요. 영화가 세상에 나오면 확실히 이 직업을 알게 되는 사람들은 전보다 많아지겠죠. 그것만으로도 마음이 좋아요.

데님 재킷, 트레이닝 팬츠는 Magliano.

하퍼스 바자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이하 〈콩콩팥팥〉)에 출연했을 때 이정도를 연기하느라 탈색한 머리를 슬쩍 비췄었죠. 굉장히 오랜만인 얼굴이라 생각했어요. 10년도 더 된 〈상속자들〉의 최영도, 혹은 〈스물〉의 치호가 생각나기도 했고요.
김우빈 헤어스타일 때문에 그렇게 느끼실 수도 있겠네요. 영화를 보면 아시겠지만, 사실 말씀해주신 인물들의 반항기와는 조금 거리가 있어요. 캐릭터를 만들어갈 때 길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을 자주 관찰했어요. 요즘 사람들은 어떤 스타일을 하고 있을까 보고 싶어서요. 생각보다 탈색을 하신 분들이 많던데요. 탈색이 내 삶에서만 특별한 거지 조금만 떨어져서 보면 그저 일상적인 일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 거죠. 극중에 정도랑 친한 미용실 이모가 계세요. 정도라면 이모가 “너 탈색 한번 해볼래?” 했을 때 큰 고민 없이 했을 것 같았어요. 그게 몇 달, 혹은 몇 년은 유지되지 않았을까. 정도의 서사를 만들어보면서 감독님께 제안을 드려 완성한 스타일링이에요.
하퍼스 바자 상대역으로 합을 맞춘 김성균 배우와는 이번이 첫 만남이었죠?
김우빈 형의 오랜 팬이었는데, 함께 연기를 해본 건 처음이에요. 지금은 더 팬이 됐고요. 형의 연기를 눈앞에서 지켜보며 놀란 순간들이 많았거든요. 형을 인간적으로 정말 좋아하게 됐어요. 지금 드라마 촬영을 병행하고 있다 보니 홍보 일정이 체력적으로 부담이 되지만, 성균이 형 만날 수 있어서 좋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하퍼스 바자 좋은 동료를 얻기도 한 작품이네요. 이건 우빈 씨가 중요하게 여기는 지점이기도 하죠? 오늘 촬영하며 스태프들을 살뜰히 챙기는 모습에서도 느꼈거든요. 좋은 연기에 앞서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고, 뜻이 맞는 사람들과 즐겁게 일하려는 자세요.
김우빈 그럼요.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작품이 세상에 나와 소비되는 건 생각보다 며칠 안 되잖아요. 촬영하고 준비하는 시간이 훨씬 길죠. 제 삶에서도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요. 그러니 과정이 즐겁고 행복해야 한다고 봐요. 결과는 그렇게 했을 때 따라오는 거죠.

슬리브리스는 Recto.

하퍼스 바자 〈무도실무관〉 속 이정도에 대한 소개는 이렇게 시작해요. “무슨 일을 해도 재미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세상의 모든 기준이 재미인 사람. 김우빈과는 얼마나 닮아 있나요?
김우빈 저는 재미를 좇는 사람은 확실히 아니에요. 그보다 순간 순간, 현재에 충실하려 하고, 그게 됐을 때 재미가 붙어요. 지금 같은 인터뷰도 본질인 대화에만 집중하면 재미있어지겠죠. 정말 작은 차이지만 전혀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퍼스 바자 최근 인터뷰를 읽으며 느낀 것이기도 해요. 순간에 집중해 매일을 허투루 흘려보내지 않으려는 것 같달까요. 오래전부터 써오고 있다는 감사일기도 그렇고요.
김우빈 감사일기를 쓰는 건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시작했던 건데, 이제는 저한테 그냥 해야 하는 일이 됐어요. 끼니를 챙겨 먹는 것처럼요. 자려고 누웠는데 안 쓴 게 생각나면 바로 몸을 일으키는 거예요. 귀찮을 것 같지만 막상 해보면 별거 아니고 기분 좋게 잠들 수도 있어요. 이 시간이 쌓이면 확실히 삶이 행복해져요. 하루하루 충실하게 산 흔적은 분명히 남거든요. 한번 써보세요.(웃음)

카디건은 Sacai. 데님 팬츠는 Ych. 슈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하퍼스 바자 환기하는 방법도 있나요? 깊은 몰입을 위해서는 그만큼 현실과 거리를 두는 시간도 필요할 텐데요.
김우빈 그래서 늘 저를 1순위로 두고 움직이고 있어요. 예전에는 삶에서 일이 1순위였던 것 같아요. 늦은 밤 촬영이 있으면 그에 맞게 신체 리듬을 맞추는 식이었죠. 지금은 일보다 제가 더 소중해요. 계속해서 행복한 순간을 찾고, 일상의 리듬을 유지하려 해요. 하루 이틀 밤을 새워야 하는 상황이 생긴대도 최소한 내가 잔잔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시간대와 뭘 할 때 행복한지만이라도 알고 있다면 틈틈이 그런 것들을 해주면 되거든요.
하퍼스 바자 김우빈은 뭘 할 때 행복한 사람인가요?
김우빈 전 헬스장에서 운동하는 걸 되게 좋아해요. 헬스장만 세 군데를 다녀요. 기구도, 분위기도 다르기 때문에 골라서 갈 수 있게.(웃음)

셔츠는 Our Legacy. 이너 슬리브리스는 Recto. 데님 팬츠는 S.T.U. 벨트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하퍼스 바자 헬스장도 없는 시골에서 몇 날 며칠 촬영을 해야 한다면요?
김우빈 없을 거라고 생각하시죠? 찾으면 다 있어요.(웃음) 다음 날 밤 촬영이 잡혀 있고, 낮에 시간이 빈다? 일찍 일어나서 헬스장 1일권 끊어서 운동하고 촬영하는 거죠.
하퍼스 바자 내일이야말로 딱 그런 루틴이겠네요. 저녁에 경남 합천에서 드라마 〈다 이루어질지니〉 촬영이 있다고요.
김우빈 맞아요. 촬영은 이제 3분의 2 정도 온 것 같아요. 작품을 대하는 마음가짐이야 항상 똑같지만 확실히 편안하더라고요. 김은숙 작가님, 이병헌 감독님, 수지 씨까지. 전작들에서 합을 맞춰본 분들이니 알아갈 시간이 불필요했어요. 그분들 중에서 누구 하나 저랑 못하겠다 한 사람이 없으니 성사된 촬영일 거 아니에요. 함께한 기억이 좋았다는 것이니 감사해요. 보통의 인연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고요. 마음 모아 잘해내고 있습니다.

메시 셔츠는 Sandro Homme. 데님 팬츠는 Acne Studios.

하퍼스 바자 최근 몇 년의 작품을 이야기할 때 〈어쩌다 사장 2〉 〈콩콩팥팥〉 같은 예능 활동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있는 그대로에 가까운 배우 김우빈을 볼 수 있었고요.
김우빈 〈콩콩팥팥〉에서 보여준 게 진짜 제 모습이에요. 대화 방식이나 노는 것들 전부요. 저희는 여행 갈 때나 어디 밥 먹으러 갈 때 늘 한 차를 타고 가요. 사실 다 편집해서 그렇지 욕도 하고, 옷도 아무 데서나 훌렁훌렁 벗고 그랬어요. 잘 때는 카메라 끄라고 하셨는데 뭐 하나 나올 수도 있겠다 싶어서 굳이 켜두기도 했고요.
하퍼스 바자 같은 멤버 조합으로 유튜브 채널을 하나 개설해봐도 재밌을 것 같아요. 영상 편집은 기교 부릴 것도 없이 최대한 엉성하게 하고요.김우빈 〈콩콩팥팥〉보다 더 엉성한 편집이 있을 수 있을까요?(웃음) 지금도 계속 그 뒷이야기를 어떻게 만들지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어요. 다들 스케줄이 너무 바쁘다 보니 올해는 건너뛰었는데 내년엔 또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김우빈 〈콩콩팥팥〉보다 더 엉성한 편집이 있을 수 있을까요?(웃음) 지금도 계속 그 뒷이야기를 어떻게 만들지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어요. 다들 스케줄이 너무 바쁘다 보니 올해는 건너뛰었는데 내년엔 또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티셔츠는 Sacai. 데님 팬츠는 S.T.U. 머플러는 Dries Van Noten. 벨트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하퍼스 바자 벌써 내년을 바라보는 시기가 왔네요. 저물어가는 한 해에 대한 감상보다 중요한 건 당장 내일 있는 합천 촬영이겠지만요.(웃음)
김우빈 우리는 프로잖아요?(웃음) 그런데 시간이 참 빠르긴 하네요. 눈을 감았다 뜨니 9월이 된 기분이에요. 남은 올해의 스케줄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우선 촬영 잘 마무리하고 가족들과도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 헬스장도 좀 더 자주 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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