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이사와 전력강화위원 A씨가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 메시지. / 연합뉴스
홍명보(가운데)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과 이임생(오른쪽)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 등에 대한 현안질의에 출석해 대화하고 있다. 왼쪽은 박주호 대한축구협회 전 전력강화위원. / 뉴스1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이 이사가 한 전력강화위원과 주고받은 카카오톡 문자메시지를 증거로 제시하며 이처럼 지적했다.
축구협회가 홍명보 감독을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한 다음 날인 7월 8일 밤에 이뤄진 둘의 대화를 보면 전력강화위원들로부터 최종 결정에 대한 위임을 받았다 이 이사 주장을 뒷받침하지 않는 정황이 나온다고민 의원은 밝혔다.
문제의 카톡 대화에서 이 이사는 전력강화위원 A씨에게 “XX기자에게 제가 최종 결정하겠다고 전화드리고 동의받은 부분만 컨펌해주면 됩니다”라고 말한다. 그러자 A씨는 6분 후 “저는 제외하고 진행해주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답한다.
민 의원은 이 대화에 대해 전력강화위원들로부터 최종 결정에 대한 위임을 받았다는 이 이사 주장을 반박하는 중요 증거라고 밝혔다.
이 이사는 홍 감독 선임 과정에서 감독 후보 선발을 주도했다. 정해성 전임 전력강화위원장이 홍 감독, 거스 포예트, 다비드 바그너 3명의 최종 후보를 압축한 후 갑작스럽게 물러나면서 이 이사가 감독 선임 절차를 이어받았다. 그는 이후 7월 3일 스페인과 독일에서 외국인 후보자 면접을 진행한 후 같은 달 5일 홍 감독을 만났다.
이와 관련해 이 이사는 기자회견에서 홍 감독을 만나기 전 다섯 명의 전력강화위원들로부터 동의를 받았다고 주장했지만, 민 의원이 제시한 카카오톡 대화 내용은 이 주장을 배척한다.
A씨가 이 이사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는 점이 드러남에 따라 이 이사가 모든 전력강화위원으로부터 제대로 동의를 받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일고 있다.
민 의원이 "다섯 명에게 모두 동의받았느냐"라고 묻자 이 이사는 "유선상으로요?"라고 되물으며 머뭇거렸다. 민 의원은 "(동의받았다면서) 왜 이렇게 동의해 달라고 요청하나? A씨는 당신에게 동의를 구한 적이 없다고 했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이날 참고인으로 출석한 박주호 해설위원은 전력강화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이 이사와의 통화 내용을 회상했다. 그는 "이 이사와의 통화는 1분 정도로 짧았으며, 동의를 구하는 대화를 나눴지만 제 느낌으로는 통보에 가까웠다"고 밝혔다.
민 의원은 정몽규 축구협회장에게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정말 허술하게 일했다. 임원들을 전부 교체하거나, 회장이 물러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몽규 아웃' 구호는 계속 나올 것"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정 회장은 "잘못된 점이 있다면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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