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만 사는 집을 몰래 들여다보는 남성에 대한 처벌이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분노를 사고 있다.
가림막까지 설치한 창문 틈으로 사연자 집 내부를 엿보고 있는 중년 남성 / JTBC
JTBC 시사 프로그램 '사건반장'은 23일 방송을 통해 대구광역시 동구의 한 빌라에 거주하는 여성 A 씨 가족이 수년간 지속적인 불법 침해를 당해온 사연을 소개했다.
A 씨에 따르면 그는 어머니, 두 여동생과 함께 7년 전 대구의 한 빌라로 이사했다.
문제는 3년 전 여름에 처음 일어났다.
여동생이 새벽에 물을 마시러 거실로 나왔을 때 집을 몰래 들여다보던 남성과 눈이 마주치는 충격적인 경험을 했다.
그 남성은 40~50대의 중년 남성으로, 주로 새벽이나 이른 아침에 나타나 창문을 통해 집안을 엿보고 있었다.
처음에는 우연일 수 있다는 생각도 했으나, 이후 빈번하게 같은 상황이 반복되자 A 씨 가족은 이 남성의 행동을 스토킹에 가깝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남성은 집 앞을 어슬렁거리며 창문 틈으로 집안을 훔쳐보는 행동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이후 설치한 CCTV에 찍힌 남성의 모습을 본 A 씨는 남성이 이 집에 여성들만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고 추정했다.
그는 "집이 골목 안쪽에 위치해 있고, 주민이 아니면 다가올 일이 없는 위치"라며 남성의 행동에 대한 의도성을 의심했다.
특히 집 뒤편의 비좁은 공간까지 들어와 창문을 엿본다는 점에서 A 씨 가족은 극도의 불안감을 느꼈다.
A 씨는 남성의 침입을 막기 위해 창문마다 플라스틱 가림막을 설치하고, 집 주변에 장애물을 배치하는 등의 자구책을 마련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심지어 남성은 A 씨가 설치한 가림막 틈으로 집안을 들여다보거나, 설치된 장애물을 밟고 올라와 집을 엿보는 등 더욱 대담한 행동을 이어갔다.
이러한 상황에서 A 씨는 경찰에 최소 10번 이상 신고했지만 별반 소용이 없었다.
경찰은 "직접적으로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건으로 접수하기 어렵다", "순찰을 더 강화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답변을 반복했다.
A 씨는 "뭘 어떻게 해결해 주겠다는 것도 아니고,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말만 들으니 신고를 하는 의미가 없어졌다"고 했다. 또한 A 씨는 창문을 닫고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성이 계속해서 찾아오는 상황에 대해 답답함과 억울함을 호소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저도 예전에 혼자 살 때 당한 적이 있다. 심지어 속옷하고 금붙이 액세서리까지 훔쳐 갔다. 한 번은 아파서 출근 못 했는데 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오더라. 인기척이 나자 바로 도망가더니 캡 모자를 떨어트리고 갔다. 경찰에 10번 넘게 신고를 해도 좀도둑이라면서 관심 없더라", "아무 일 없었으니 나서지 못한다는 경찰의 어이없는 대응", "예방하는 건 실적으로 안 남으니까..."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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