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 투데이 이상원기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벤츠 전기차 화재 원인이 중국산 배터리 셀 자체 결함이 아닌 차량 밑면의 외부 충격에 의해 배터리 팩 내부의 배터리 셀이 손상돼 절연 파괴되면서 발화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감정 결과를 내놨다.
배터리 부문에서 햐얀 연기가 피어오르면서 사고 차량인 벤츠 EQE350 모델에 탑재된 중국산 파라시스제 배터리 셀 결함이 화재 원인이었다는 추측과는 다른 결과다.
이 때문에 자동차업체들이 국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셀의 제조사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아직 정확한 화재 원인은 발표되지 않았으나 국과수가 먼저 경찰에 통보한 내용은 차량이나 배터리 셀 결함 외에 운전자 과실 또는 다른 원인으로 인한 배터리 팩 손상이 화재 원인일 수 있다는 개연성을 열어 놓은 것이어서 화재에 대한 책임 공방이 벌어질 전망이다.
이번 화재 사고로 차량 87대가 불에 탔고 783대가 그을림 등 피해를 입었으며 상당수 아파트 입주 가구가 그을음과 냄새 등의 피해를 입었다. 게다가 아파트 안전진단 결과에 따라서는 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커질 수도 있어 화재 원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인천경찰청 과학수사대가 일부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내용은 “2024년 9월 19일 국과수 감정결과를 통보받았다. 여기서 나온 주요 감정결과는 첫째 차량 하부쪽 배터리 팩에서 발화됐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BMS(배터리 관리장치)는 당시 심한 연소로 인해 데이터 추출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둘째, 차량 밑면의 외부 충격에 의해 배터리 팩 내부의 배터리 셀이 손상을 받아 절연 파괴되면서 발화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인천청 형사기동대는 위 감정결과를 참고로 해서 전기차 화재 원인에 대해 수사할 예정이다.” 라는 내용이다.
국과수 감식 결과의 핵심은 차량 밑면의 외부 충격에 의해 배터리 팩 내부의 배터리 셀이 손상을 받아 절연 파괴되면서 발화됐을 가능성이다. 운전 중 하부에 어떤 충격을 받아 배터리 팩이 손상됐고, 이로 인해 내부에 있는 배터리 셀까지 절연 파괴돼 화재 발생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외부 충격은 차량이 높은 방지턱을 넘으면서 충격을 받는 경우인데, EQE350의 최저 지상고는 약 13cm로 국내 법규인 10cm보다는 3cm 가량이 높다. 이는 방지턱이 높은 경우에는 충분히 하체 일부가 충격을 받을 수 있는 높이다.
외제차 정비업체 관계자는 “차량의 하부에 장착된 길이 1.5m, 폭 1m 가량의 배터리팩이 이같은 충격에 반복적으로 노출될 경우, 배터리 팩의 손상과 함께 내부에 있는 배터리 셀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배터리가 차량 하부에 장착된 경우는 수많은 충격이나 쓸림에도 견딜 수 있는 충분한 안전 구조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벤츠 전기차의 배터리 셀은 파라시스, CATL 등에서 공급받고 있으며, 모듈화와 배터리 패키징작업은 벤츠 자회사에 맡고 있다.
한편, 벤츠코리아는 지난 14일부터 모든 전기차에 대해 차량 하부 배터리 충격 여부 등을 중심으로 무상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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