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먼트뉴스 이민호 기자]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연구팀이 단백질 섭취가 노년층의 알츠하이머병 관련 인지 기능 중 하나인 삽화 기억(일화 기억)을 개선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알츠하이머병은 노인들에게 흔한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기억력 저하를 비롯한 여러 인지 기능이 손상돼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 치료제의 부재로 예방적 생활습관 개선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가운데, 이번 연구는 단백질 섭취가 인지 기능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는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알츠하이머 코호트에 참여한 65~90세 노인 196명을 대상으로 단백질 섭취와 알츠하이머병 관련 인지 저하의 관계를 분석했다. 연구 대상 중 113명은 정상 인지 기능을, 83명은 치매 전단계인 경도인지장애를 가진 상태였다.
연구팀은 간이영양평가를 통해 3개월 동안의 단백질 섭취량을 분석했다. 단백질 섭취는 유제품, 콩류, 계란, 육류, 생선 등으로 구분해 낮음, 중간, 높음 세 그룹으로 나눠 분석했다.
그 결과, 높은 단백질 섭취 그룹은 낮은 섭취 그룹에 비해 전체 인지 기능 점수가 약 24% 높았으며, 특히 삽화 기억 점수에서 27% 높은 결과를 보였다. 이 외에도 혈관질환 여부, 신체 활동, 소득, 유전자 검사 등 다양한 변수들을 고려한 보정 후에도 높은 단백질 섭취 그룹은 약 20% 더 나은 인지 기능과 삽화 기억을 보였다.
특히, 알츠하이머병 유전자인 아포지단백 E4(APOE4)와의 상호작용에서도 주목할 만한 결과가 나왔다. APOE4 유전자가 있는 경우, 단백질 섭취가 인지 기능과 삽화 기억에 더 큰 영향을 미치며, 높은 단백질 섭취 그룹의 인지 기능은 40%가량 높았다.
금무성 교수는 “단백질 섭취가 많을수록 노년층의 삽화 기억이 더 우수하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알츠하이머 유전적 소인이 있는 경우, 단백질 섭취가 인지 기능 유지에 특히 중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지욱 교수는 “단백질 섭취는 신경가소성을 촉진하고 신경영양 인자 조절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APOE4 유전자와 단백질 대사 간의 상호작용이 알츠하이머병 관련 부정적 영향을 완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알츠하이머병 고위험군에 속하는 노년층에서 단백질 섭취가 인지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임상적 시사점을 제시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Alzheimer’s Research & Therapy’ 8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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