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전 마친 고려아연 분쟁, 결국 MBK 공개매수 ‘가격 인상’ 결단

여론전 마친 고려아연 분쟁, 결국 MBK 공개매수 ‘가격 인상’ 결단

이뉴스투데이 2024-09-23 15:34:4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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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사진=연합뉴스]
MBK파트너스,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종현 기자]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를 놓고 영풍·MBK 파트너스와 고려아연 측이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여론전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지분 싸움에 돌입했다. 특히 MBK 측이 공개매수 가격 인상 승부수가 최대 변수도 떠오르고 있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과 영풍정밀은 공개매수에 돌입하자마자 연일 상승곡선을 그리며 고공 행진 중이다. 고려아연은 이날 종가 기준 72만3000원, 영풍정밀은 2만1400원을 기록 중이다.

이는 MBK 측이 공개매수 가격보다 넘어선 수치로 최윤범 회장 측이 반격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요동치고 있다. 특히 지난 20일 장 초반 소프트뱅크와의 접촉설이 제기되면서 장중 한때 75만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공개매수를 두고 MBK와 고려아연이 상호 공방전을 펼치는 등 혼란한 틈을 타 여러 설들이 등장하는 등 투자자 및 고려아연 안팎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더욱이 양측 모두 상대방에 대해 폭로전 양상을 띄고 있어 진실공방도 지속되고 있다.

◇소프트뱅크 접촉설에 75만원까지 급등··진실공방 여전

이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결국 MBK가 공개매수 가격을 인상하느냐가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먼저 최 회장은 지난 16~18일 일본·홍콩·싱가포르 등 아시아 지역 해외 출장에 나서면서 북미 지역 기관을 포함해 국내외 기관들과 대항 공개 매수 등 다양한 방법을 두고 협력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최 회장은 최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회동한 것으로 전해져 사실상 한화 측이 최 회장 손을 들어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한화그룹 측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김 부회장과 최 회장이 만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사업적 협력 관계를 맺고 있어 장기적으로 향후 내부 문제로 인해 차질을 빚을 경우를 대비해 우려를 표했을 뿐”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한화 측은 아직 상황 파악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LG화학 측도 사업 협력 차원에서 경영권 분쟁이 지속되면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 회장 측은  빠르게 대항 공개매수를 검토하면서 MBK를 압박함과 동시에 이참에 영풍과의 분쟁을 마무리 짓고 완전한 독립을 이룰수 있다는 계산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최 회장이 상대측 지분을 과반 확보를 막는 정도의 최소한의 경영권 방어를 하기 위해 필요한 고려아연 지분은 6.05%다. 20일 종가 기준 약 9130억원 규모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 이미 최 회장 측이 해외 투자자 및 국내 유력 대기업, 금융회사 등을 통해 이미 필요 자금 상당 부분을 확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반해 갈길 바쁜 MBK로서는 공개매수 가격을 상향하는 승부수를 띄울 수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당초 MBK 측은 고려아연, 영풍정밀 공개매수에 1조905억원~2조1332억원 가량을 투입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공개매수에 나선 이후 주가가 급등하면서 현재 고려아연 주가는 공개매수 가격보다 10% 가량 높은 수치다.

더욱이 공개매수 사실이 알려진 이후 3영업일 간 발생한 고려아연 거래량은 148만주로 전체 주식의 7%에 달한다. MBK 측은 고려아연 유통물량 23% 중 6.9~14.6%를 공개 매수할 계획이었지만 현재 주가 흐름이 지속될 경우 상당수 주주가 공개매수 예정가보다 더 높은 가격에 주식을 들고 있게 되면서 사실상 가격 인상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를 두고 MBK도 가격을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MBK 측은 6.9%에 미달할 경우 주식을 사들이지 않겠다고 공시한 바 있다. 또 앞서 가자간담회를 통해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기관투자자들에게는 현재 제시한 주당 66만원은 매력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그럼에도 MBK는 자금적 여유도 충분한 만큼 더 큰 배팅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에 제기된다. 이들은 먼저 80억달러(약 10조원)을 목표로 자금모집 중인 바이아웃 6호 펀드서만 최대 2조원에 달하는 에쿼티(자기자본)를 고려아연에 투자할 수 있다. 또 NH투자증권으로부터 1조5000억원에 달하는 브릿지론을 빌려 공개매수에 나서고 있다.

이는 MBK 측이 최대 4조원 가량을 고려아연에 쏟아부을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가격 인상 여부는 신중한 상황이다. MBK 측이 상향된 가격에 인수할 경우 향후 주식 가격이 예전 가격인 50만원 대로 되돌아갈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싼 가격을 지불할 경우 그 후폭풍도 거세지는 승자의 저주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 여론전 밀린 MBK, 가격 승부수 절실···26일 변곡점

그러나 IB 업계 일각에서는 MBK 측이 여론전에 불리한 상황에서 상황을 뒤집기 위해서는 공개매수 가격 상향이라는 승부수를 띄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공개 매수 이후 진입한 투자자들이 매도에 나설 수 있게 자극하기 위해서는 가격적 우위를 갖춰야 한다는 게 업계 얘기다.

또 주가가 상향된 상황에서 기관투자자들도 MBK 바람처럼 공개매수에 응하기는 쉽지 않다. 저가 매도 문제가 발생하게 돼 이들이 공개매수에 응할 수 있는 적정 가격을 제시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이런 상황에서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MBK 침공을 막아내기 위해 어떤 히든카드를 내밀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우선 시기적으로 최 회장은 MBK 측의 공개매수 가격 상향 조정 시점에 맞춰 반격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MBK가 공시한 공개매수 마감 시한인 10월 4일에 맞추기 위해서는 오는 24일이 가격을 조정하는 마지막 시기다.

다만 일각에서는 10월 4일이 금요일인 만큼 가격 수정을 26일까지 마무리해도 주말을 감안해 마감은 여전히 4일 금요일이 적용될 수 있다는 이유로 일정이 변경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결국 최 회장은 27일에는 본격적인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로 풀이된다. 다만 고려아연 측은 오는 24일 기자간담회를 갖겠다고 밝히면서 좀 더 이른 시기에 반격 카드를 내밀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두고 IB업계 안팎에서 설왈설래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 주가에서는 MBK가 조정을 하지 않으면 무효가 될 가능성이 있으니 최 회장이 굳이 선제적으로 대응할 유인이 없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 회장 측은 지난 연휴 기간에 자금 마련이 다 끝났어야 한다”면서 “전략을 다 짜놓았을 것이고 언제, 어떻게 액션을 하느냐의 문제”라고 내다봤다.

다만 최 회장도 MBK 측이 26일 장 마감 후에 가격을 수정할 경우 실질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날짜는 4거래일 밖에 남지 않는다는 점이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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