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2. 현진은 팬들과의 만남 후 허전함과 뿌듯함을 동시에 안고 잠든다고 했다

part 2. 현진은 팬들과의 만남 후 허전함과 뿌듯함을 동시에 안고 잠든다고 했다

에스콰이어 2024-09-23 14:00:00 신고

3줄요약

체인 네크리스, 펜던트처럼 활용한 쿠션 셰이프 트리니티 링과 산토스 드 까르띠에 네크리스, 쿠션 셰이프 트리니티 링 모두 까르띠에. 카디건 리에르 by 10 꼬르소 꼬모 서울. 팬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체인 네크리스, 펜던트처럼 활용한 쿠션 셰이프 트리니티 링과 산토스 드 까르띠에 네크리스, 쿠션 셰이프 트리니티 링 모두 까르띠에. 카디건 리에르 by 10 꼬르소 꼬모 서울. 팬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예전 인터뷰를 보다가 인상 깊었던 측면이 있었어요. 많은 사람이 현진의 춤 실력을 추켜세우지만 현진은 사실 스스로가 무대 위에서 ‘툭’ 임팩트를 주는 역할이라 생각한다고 했죠. 저는 그게 ‘자기 연출’에 대한 이야기라고 느꼈어요.
저는 춤에 대한 열망보다는 무대에 대한 열망이 더 큰 사람인 것 같아요. 춤을 잘 춰야 한다는 건 기본이고, 그 안에서 나만의 것을 만들고 보여주기 위해 고민하고, 연구하고, 무대에서 실현해보고, 그 과정에 더 관심이 많은 거죠. 그것들을 통해 지금의 제가 만들어졌다고 느끼고요. 뭔가에 심취하고, 특정한 캐릭터를 만들고, 그걸 연기하고…. 사실 제가 추구하는 느낌이 평범하진 않다 보니까 어쩌면 좀 과해 보일 수 있다는 것도 알아요. 하지만 요즘은 그렇다고 해도 그냥 제가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중요하다고 느껴요. 자기 것을 갖는 게 중요하잖아요. 이렇게 계속 해나가면서 스타일을 잘 가꾸면 그대로 대중적인 측면이 생기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그래서 요즘은 정말 제 마음대로 하고 있습니다.(웃음)
저 그거 궁금했어요. ‘Chk Chk Boom’ 활동 때 현진 씨 스타일이 굉장히 독특했잖아요. 현진 씨가 아니라면 저걸 누가 소화했을까 싶을 만큼. 그건 현진 씨의 선택이었나요?
아, 그건 제가 의상을 부탁드렸죠. ‘Chk Chk Boom’이라는 곡 안에서 너무 해보고 싶은 느낌이 떠올랐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제가 생각한 느낌의 시안이 없는 거예요. 그래서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려서 담당자분께 보냈어요. 제 사진을 붙여놓고, 그 위에 빨간색 카디건, 좀 붙는 레더 팬츠, 치렁치렁한 느낌, 독특한 빨간 선글라스, 그런 걸 표현한 거죠. 다행히 스타일리스트분들이 잘 이해해서 완성해주셨고, 타이밍도 잘 맞아서 성사됐고요. 이번에는 제가 스타일 쪽으로도 욕심을 많이 내긴 했어요.
지난 인터뷰에서 현진 씨에게 그림과 뮤지션 활동은 완전히 별개라고 했죠. 지나친 의미 부여인지 모르겠지만, 그 별개의 강한 애정들이 어느 순간 의도치 않게 연결되기도 하는 것 같네요.
말씀하신 것처럼, 의도한 건 전혀 아니지만 이번에는 그냥 제가 잘하고 싶은 걸 잘할 수 있게끔 최선을 다하다 보니까 운이 좋게 들어맞은 거죠. 지금도 딱히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접합하겠다는 생각은 없어요. 그냥 제 음악의 커버를 제가 직접 그리는 정도? 그 정도죠.
의도적으로 접점을 만들지는 않지만 연결점이 생기면 굳이 피하지도 않는 거군요.
사실 제 안에서는 창작이라는 게 영역별로 구분되어 있는 게 아니니까요. 어느 정도는 다 연결되어 있는 거죠. 왜 그림을 감상하다 보면 그 안에 텍스트가 있잖아요. 작가가 그 그림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것들이. 그림을 감상하면서 책을 읽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것도 그런 이유죠. 그러면 그것들을 저는 음악으로 풀어내보려고 하고, 반대로 누군가 했던 말을 미술에 접목해보기도 하고 그래요. 어떻게 보면 그게 다 한 사람의 삶에서 나오는 거니까. ‘캔버스 안의 그림이 어떻게 보면 그걸 그린 사람의 삶이다.’ 그렇게 접근하면서 그림이 좀 더 좋아졌어요. 인생 공부를 한다고 느끼면서.

쿠션 셰이프 트리니티 네크리스 까르띠에. 재킷 타임 옴므.

쿠션 셰이프 트리니티 네크리스 까르띠에. 재킷 타임 옴므.


바쁜 와중에도 간간이 그림을 그려서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있어요. 사실 회화 같은 종류의 창작은 1시간이 주어진다고 1시간만큼 작업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작업을 할 수 있는 상태로 일종의 몰입을 하는 시간이 필요하죠.
(웃음) 맞아요. 그래서 구상화를 많이 그리죠. 그런 측면에서 훨씬 편하니까. 제가 직업이 아이돌이라 추상적인 작업을 내놓는 데에 부담과 두려움을 느끼기도 하고요. 그래서 또 추상 작업을 하는 분들을 더욱더 존경하게 됐죠. 사람들이 이해를 해주든 못 하든, 자기가 느끼는 것들을 가장 적합한 형태로 내놓는다는 건 어쨌든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잖아요. 가끔 작품들을 보면서 큰 박수를 보내고 싶은 마음이 솟아요. 저는 그걸 못해서 계속 구상 회화를 연구하고 있지만 언젠가 그림 공부를 좀 더 한 후에 추상화도 많이 그려보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인스타그램 피드를 보면 최근에는 그래도 좀 추상적인 작업들이 눈에 띄던데요?
조금씩 해보는 거죠.
1년 전에도 ‘아이돌로서 추상 회화 작업까지 내놓는다는 것’에 대한 세간의 시선이 두렵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그래서 저는 인스타그램 보면서 혼자 흐뭇해했거든요. ‘두려워도 어쨌든 한 발 한 발 떼어보는 사람이구나’ 하면서.
그 생각이 변한 것 같지는 않아요. 여전히 두려워요. 그래도 너무 좋아하니까 조금씩 다가가려고 하는 거죠. 일단 요즘은 그림에서 조금씩 생략할 부분들을 생각하고 있어요. 꽃이 꽂혀 있는 잔을 그린다고 하면 예전에는 전부 표현하고 싶었죠. 유리잔을 완벽하게 표현하는 방법, 꽃의 디테일… 제 그림 실력을 보여주고 싶었던 거예요. 이제는 그걸 포기하고 그림에 좀 더 포커싱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는데, 사실 그게 생각처럼 쉽지 않아요. 채우는 것보다 덜어내는 게 어렵더라고요.
그림 게시물의 댓글창을 닫아놓는 것도 두려움의 소산일까요?
그건 흔들리고 싶지 않아서예요. 긍정적인 말씀을 해주시는 분들이 많지만, 또 그걸 바탕으로 제 색깔을 결정하고 싶지도 않은 거죠. 피드백을 수용하기보다는 제 안에서 뭔가를 탐색해나가고 저만의 개성을 찾아야 할 시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미술 작가님들께 누가 되지 않고 싶다는 마음도 있고요. 어쨌든 저를 사랑해주는 분들은 제 작업물까지도 사랑해줄 거란 말이에요. 그런데 긍정적인 피드백만 가득한 게 진짜 직업으로 미술을 택한 분들에게는 불편할 수도 있는 거잖아요.

약지에 낀 다이아몬드 세팅의 쿠션 셰이프 트리니티 링, 중지에 낀 쿠션 셰이프 트리니티 링, 러브 싱글 이어링 모두 까르띠에. 재킷 어네스트 W. 베이커 by 10 꼬르소 꼬모 서울. 슬리브리스 톱 노이스. 팬츠 렉토.

약지에 낀 다이아몬드 세팅의 쿠션 셰이프 트리니티 링, 중지에 낀 쿠션 셰이프 트리니티 링, 러브 싱글 이어링 모두 까르띠에. 재킷 어네스트 W. 베이커 by 10 꼬르소 꼬모 서울. 슬리브리스 톱 노이스. 팬츠 렉토.


굉장히 조심스러운 사람이군요.
그냥 제 마음이 그래요. 존경하는 작가님들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거기에 누를 끼칠 여지가 있는 무엇도 하고 싶지 않아요. 저는 정말 미술에 진심인데, 그 진심도 잘못 가닿으면 어떤 분들에게는 누가 될 수 있잖아요.
밤 11시가 이른 시간이라고 할 만큼 바쁜데, 그림도 그리고, 운동도 하고, 거기에 또 짬을 내서 팬들과 라이브 방송 같은 경로로 소통도 하고 있어요.
그건 제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거예요. 제 주변에 대화를 나눌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거든요. 주로 스트레이 키즈 멤버들과 대화를 많이 하는데, 늦은 밤에는 멤버들한테 전화하기도 좀 그렇잖아요. 그럼 이제 라이브 방송 켜서 팬들과 수다 떠는 거예요. 꺼야 할 때가 되면 오히려 제가 제일 아쉬워하고요.(웃음)
최근에 했던 라이브 방송에서는 끝날 때즘 팬들에게 이렇게 물으셨죠. “라이브 방송 꺼지면 무슨 생각 해요?” 하고.
네. 계속 하고 싶지만 그래도 잠은 자야 하잖아요. 끄기 전에도 아쉽지만 라이브가 딱 꺼지고 나면 마음이 허해요. 그래서 아마 팬들도 그렇지 않을까 생각한 거죠. 물어보니까 맞대요. 방송 꺼지고 나면 너무 고요하대요. 그래서 제가 좀 생각을 해봤죠. 끝날 때쯤 이렇게 그냥 연필로 뭔가 그리는 ASMR 같은 걸 하면 어떨까. 그러면 좀 소강 상태가 되면서 헛헛한 마음이 사그라들 것 같기도 하고, 운 좋으면 켜놓은 채로 잠들 수도 있을 테고요. 여러 가지 시도해보려 하고 있어요.
아이고. 이렇게 애틋한 팬 사랑은 제가 또 처음 들어보는 것 같네요.
(웃음) 제가 평소에도 팬들을 많이 찾는 편이긴 한데요. 이번에 콘서트를 하면서 특히 느낀 게 많았어요. 공연장에서 보면 눈빛으로 느껴지잖아요. 저를 얼마나 좋아해주시는지, 얼마나 아껴주시는지. 그런 것들을 오랜만에 크게 느끼다 보니까 자꾸 라이브 방송을 켜게 됐던 것 같아요. 이게 말로 설명하기는 좀 힘든데, 헛헛하기도 하지만 방송이 끝나면 한편으로는 또 되게 뿌듯하거든요. 내가 팬들과 잘 놀아줬구나, 팬들이 나와 잘 놀아줬구나, 거리가 굉장히 가까워진 느낌을 갖고 잠들고 있어요.
*웹 기사로 공개되지 않은 더 많은 이미지를 〈에스콰이어〉 2024년 10월호에서 확인하세요.
쿠션 셰이프 트리니티 브레이슬릿, 검지와 약지에 낀 쿠션 셰이프 트리니티 링, 옐로 골드 케이스와 토프 그레이 다이얼의 산토스 뒤몽 워치 모두 까르띠에. 베스트, 톱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쿠션 셰이프 트리니티 브레이슬릿, 검지와 약지에 낀 쿠션 셰이프 트리니티 링, 옐로 골드 케이스와 토프 그레이 다이얼의 산토스 뒤몽 워치 모두 까르띠에. 베스트, 톱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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