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정연 기자] 국제해사기구(IMO)가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선언하며 조선·해운업계에도 탈탄소 움직임이 본격화된 가운데 국내 조선업체 ‘빅3’가 차세대 친환경 선박 시장 선점을 위한 인증 경쟁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IMO는 오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목표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경우 해운업을 올해부터 유럽탄소배출권 거래제도(EU-ETS)에 포함했다. 이에 따라 EU 또는 EUA(EU-ETS에 참여하는 국가) 역내를 운항하는 5000GT 이상의 선박은 온실가스 배출량에 상응하는 배출권을 구매해야 한다. 아울러 친환경 연료 의무사용 등을 골자로 하는 해상연료법도 시행한다.
이에 따라 국내 조선업계는 친환경 선박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미국 선급(ABS)으로부터 ‘부유식 블루 암모니아 생산설비’의 개념인증(AiP)을 획득했다. 블루 암모니아는 탄소포집저장 기술을 활용해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90% 이상 감축한 암모니아를 말한다. ‘부유식 블루 암모니아 생산설비’는 모듈화 구조로 해상 부유체에 설치함으로써 탄소 배출을 감축하고, 부지 및 인프라 부족 등 제약 조건을 극복하며, 건조 기간 단축으로 경제성을 확보하는 친환경 설비다.
아울러 삼성중공업은 EU 선급으로부터 신개념 이산화탄소 저장설비와 9300TEU급 암모니아 추진 컨테이너선, 차세대 LNG 운반선의 AiP를 받았으며, 독일의 만-에너지 솔루션과 암모니아 엔진 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한화오션도 노르웨이 선급으로부터 8만㎥급 전기추진 무탄소 액화수소운반선에 대한 AiP를 획득했다. 한화오션이 개발한 액화수소운반선은 무탄소 발전원을 이용해 화물창에서 자연적으로 기화하는 수소가스로 전력을 생산하기 때문에 운영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 액화수소는 기체일 때보다 부피가 800분의 1로 줄고, 운송 효율은 10배 이상 높아 업계 전체가 상용화를 크게 기대하고 있다.
또한 지난 17~20일(현지시간)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스에너지 박람회 ‘가스텍 2024’에서 각종 친환경·디지털 솔루션을 탑재한 차세대 무탄소 추진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오션1’을 공개했다. 이 운반선은 암모니아 가스터빈 기반의 전기추진 방식을 채택해 화석연료 없이 완전 무탄소 추진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현재 선박 연료로 널리 사용되는 LNG와 혼합 연소도 가능하며, 향후 연료전지와 배터리 기술을 탑재할 수 있는 유연성도 갖추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 역시 노르웨이 선급으로부터 8만㎥급 전기추진 액화수소운반선에 대한 AiP를 획득했다. 인증을 받은 선박에는 HD현대의 최신 대형 액화수소 탱크와 수소 이중 연료 ‘힘센 엔진’이 탑재된 전기추진 시스템이 장착돼 상황에 맞게 선박유와 수소를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
지난 5월에는 독자 기술로 개발한 일체형 암모니아 스크러버 기술을 공개하기도 했다. 일체형 암모니아 스크러버는 배출되는 암모니아를 두 차례에 걸쳐 흡수, 배출량을 제로 수준으로 낮출 수 있는 차세대 친환경 기술이다. HD한국조선해양에 따르면 배기가스가 나가는 배출구를 선원 거주 공간과 멀리 이격시켜 배치하는 독자 설계로 안전 요소를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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