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션소설 '블러핑'3] "의원은 아니지만 장사꾼은 응급조치 정도는 하죠"

[팩션소설 '블러핑'3] "의원은 아니지만 장사꾼은 응급조치 정도는 하죠"

헤럴드포스트 2024-09-23 04:2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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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윌리엄
삽화=윌리엄

 

백달원이 지난주에 주문받은 비단을 팔기 위해 고갯길을 넘는데 군졸들이 싸우는 소리가 들렸다. 백달원은 비단을 실은 나귀와 함께 풀 속에 죽은 듯이 몸을 숨겼다.

한참을 지난 후 조용해지자 수풀을 헤치고 나오는데 피비린내가 진동을 했고, 어디 선가 신음 소리가 들렸다. 강가 수풀을 살피다가 시체들 사이에서 어느 장수의 모습이 보였는데 그의 허벅지 는 창에 찔렸고, 어깨에는 화살이 박혀 있었다.

“상처가 심합니다. 제가 상처를 봐 드리겠습니다.”

“그대는 의원인가?”

“아닙니다. 천한 장사꾼이지만 간단한 조치는 할 수 있습니다.”

“그럼 부탁하겠네.”

장수는 담담한 표정으로 백달원에게 자신의 몸을 맡겼다. 백달원은 재빠르게 어깨 에서 화살을 뽑더니 약초로 그 자리를 메우고, 창에 찔린 허벅지 상처를 동여매 지 혈을 했다. 화살을 뽑는데도 장수는 비명조차 지르지 않았다.

“상처가 깊어서 움직이시면 안 됩니다. 우리 집이 여기서 멀지 않으니 치료를 받 고 가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고맙네. 그럼, 신세를 좀 지겠네.”

장수는 이 장사치가 왠지 믿음직스럽고 의지가 되었다. 백달원은 나귀에 실은 많은 비단들을 내려 놓고 장수를 나귀에 태워 집으로 돌아왔다. 백달원의 집에서 치료가 끝나자 장수는 백달원에게 부탁한다.

“부탁이 있는데, 내 부하들의 시신을 수습해서 함주로 보내 줄 수 없겠나? 사례는 하겠네.”

80명이 넘는 보부상들이 지게와 수레를 이용하여 함주까지 시신을 옮겼다. 눈이 부리부리하고 목소리가 굵은 장수는 이따금 먼 산을 바라보다가 눈을 감고 깊 은 생각에 잠기곤 하였다.

“아, 예사 사람이 아니구나” 

[팩션소설 '블러핑'4]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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