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MBC의 보도에 따르면, 외교부는 인권위원회가 추진한 일제강제동원 피해자 훈장 수여와 관련해 사전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판단해 반대했으나, 관련 협의를 회피하거나 명확한 대답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인권위는 2022년 미쓰비시중공업 항공기 제작소에 동원돼 강제노동을 했던 양금덕 할머니에 대해 30년간 일제피해자 권리회복 운동에 기여해 온 공로로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여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당시 외교부는 인권위와의 사전 협의가 없었기 때문에 이를 반대했으며 양 할머니 훈장 수여는 결국 국무회의에 오르지 못했다.
외교부는 “서훈 수여는 상훈법상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재가하는 사항이므로 관련 부처 간 사전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서훈 수여 대상자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특정인의 수훈을 염두에 두고 기획하는 것은 절차상의 문제가 있다”고 반대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외교부가 한일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양 할머니의 훈장 수여를 반대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다만 외교부는 양 할머니에 대한 서훈을 반대하지 않았다며 재차 추진되면 진지한 검토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관계 부처 협의로 인해 이번에 안건이 상정되지 않은 것”이라며 “훈장을 주는 것 자체에 대해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인권위 측은 지난해 1월 양 할머니에 대한 모란장 수여를 위해 외교부에 협조 공문을 보냈으나 이에 답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같은 해 5월 관계부처 회의와 10월 인권위 사무총장·외교부 담당자 면담 때도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으며 무엇을 협의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알려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위는 상훈의 주무 부처인 행정안전부와 협의가 끝난 상황이므로 외교부와 협의할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행안부도 인권위와 외교부가 협의만 하면 훈장 수여를 다시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외교부는 MBC를 통해 내부 검토 중이므로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기 어렵다면서 말을 아끼고 있다.
Copyright ⓒ 투데이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