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메이저리그 역사상 첫 50홈런-50도루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하나의 대기록을 추가했다.
오타니는 2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 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4타수 3안타 1홈런 2타점 2득점 1볼넷을 기록했다. 다저스는 오타니의 활약을 앞세워 콜로라도를 6-4로 제압했다.
오타니는 전날 마이애미 말린스를 상대로 히루에만 홈런 3개를 쏘아 올리는 무시무시한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여기에 도루 2개를 추가하면서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로 단일 시즌 50홈런-50도루의 역사를 창조했다. 시즌 49호 홈런을 치자마자 '아홉수' 없이 50호, 51호 아치를 연달아 그려냈다.
오타니는 50홈런-50도루의 기세를 이튿날에도 이어갔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1회말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났다. 볼카운트 원 볼 투 스트라이크에서 헛스윙으로 아쉬움을 삼켰다.
오타니의 침묵은 길지 않았다. 3회말 2사 후 풀카운트 승부 끝에 콜로라도 투수 프리랜드의 6구째 슬라이더를 공략, 중전 안타를 생산했다. 오타니는 다만 후속타자 베츠의 2루수 뜬공으로 이닝이 종료되면서 득점까지 올리진 못했다.
오타니는 세 번째 타석에서 짜릿한 손맛을 봤다. 다저스가 1-2로 끌려가던 5회말 2사 2루에서 풀카운트 승부 끝에 프리랜드를 무너뜨렸다. 스트라이크 존 높은 코스로 들어온 6구째 직구를 특유의 파워로 퍼 올렸다. 타구는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투런 홈런으로 연결됐다. 오타니의 시즌 52호 홈런은 극적인 순간 터져 나왔다.
오타니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7회말 1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뒤 1루 주자 토미 에드먼의 2루 도루 이후 내야 안타로 또 한 번 1루 베이스를 밟았다. 후속타자 베츠의 타석에서 2루를 훔치면서 시즌 52번째 도루까지 달성했다. 베츠의 희생 플라이 이후 2사 2루에서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1타점 적시타 때 득점을 추가하면서 팀이 승기를 굳히는 데 힘을 보탰다.
오타니는 시즌 타율을 종전 0.294에서 0.297(603타수 179안타)로 상승했다. 전날 마이애미 마운드를 6타수 6안타 3홈런 10타점 4득점 2도루로 폭격한 데 이어 또 한 번 슈퍼스타의 면모를 뽐냈다.
한편 오타니가 최근 2경기를 합쳐 기록한 12타점은 메이저리그 역사상 처음이다. 오타니는 자신의 커리어에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이정표를 추가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의 기자 사라 랭스는 자신의 SNS를 통해 "오타니는 최근 2경기에서 9안타 12타점을 기록했다. 이는 메이저리그에 타점이 공식적으로 도입된 1920년 이후 처음이다"라고 치켜세웠다.
오타니가 팀의 페넌트레이스 잔여 8경기에서 어떤 성적을 보여줄지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산술적으로 매 경기 홈런을 기록한다면 60홈런-60도루도 도전 가능하다.
당장 50홈런-50도루만 하더라도 컴퓨터 게임이나 야구 만화에서나 가능한 수치로 여겨졌다. 40홈런-40도루도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 역사상 단 5명만 이뤄냈던 업적이었다.
오타니는 성적으로 자신의 몸값을 증명 중이다. 2024 시즌 내셔널리그 MVP는 사실상 확정됐다. 뚜렷한 대항마가 없어 만장일치 수상이 유력하다.
오타니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다저스는 함박웃음이다. 다저스는 지난겨울 오타니에게 무려 계약기간 10년, 총액 7억 달러(약 9362억원)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베팅했다.
오타니는 전 소속팀 동료 마이크 트라웃이 LA 에인절스와 맺은 계약기간 12년 4억 2650만 달러(약 5630억원)는 물론 미국 프로풋볼(NFL) 쿼터백 패트릭 머홈스(캔자스시티 치프스)의 북미 프로스포츠 최고 몸값 10년 4억 5000만 달러(약 5940억원)를 크게 앞지르고 새 역사를 썼다.
오타니는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까지 제쳤다. 메시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FC 바르셀로나와 맺었던 6억 7400만 달러(약 8897억원)의 계약을 넘어서고 지구상에서 가장 비싼 스포츠 선수로 등극했다.
결과론이지만 오타니를 향한 다저스의 투자는 대박이다. 성적은 물론 마케팅 효과까지 홈런을 치고 있다. 다저스는 지난 20일 마이애미전 승리로 1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다.
사진=AP/AFP/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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