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일 대기자의 CEO 탐구 30] 최태원 SK그룹 회장

[조성일 대기자의 CEO 탐구 30] 최태원 SK그룹 회장

CEONEWS 2024-09-21 08:33:56 신고

3줄요약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CEONEWS=조성일 기자] 우리나라 4대 그룹 총수 가운데 그룹 외의 일로 가장 바쁜 회장을 꼽으라면 단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다. 그에게는 종합경제단체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라는 또 하나의 명함이 있어서다. 여기에다 세기의 이혼 소송이라며 주목받는 개인적인 일까지 덧붙여진다. 최 회장은 최근 SK그룹이 외환위기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고 자가 진단을 내렸다. 그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처방으로 근본적 혁신을 내세웠다. 그동안 최태원 회장은 위기를 성장의 기회로 만들었다. 다시 승부수를 던진 최태원 회장을 탐구해 보자.

 

SK 최고경영진이 이천 SKMS연구소에 모여 열띤 토론하는 모습
SK 최고경영진이 이천 SKMS연구소에 모여 열띤 토론하는 모습

 

30대에 5위 그룹 회장 취임

 

혁신적 변화(Deep Change)를 할 것이냐, 천천히 사라질 것이냐(Slow Death).”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998년 그룹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내놓은 화두다. 지금도 많은 사람이 기억하는 이 화두는 성장과 발전의 SK그룹사를 관통하는 키워드다.

최 회장은 어느 날 갑자기 회장 자리에 올랐다고 해도 틀리지 않다. 아버지 고 최종현 회장의 갑작스런 타계 때문이었다. 이때 최종현 회장의 후계에 대한 유언이 없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창업자이자 최종현 회장의 형인 고 최종건 회장의 맏아들 최윤원(SK케미칼 회장)이 승계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럼에도 최태원 회장이 승계했다. 최윤원 회장이 우리 형제 가운데 태원이가 가장 뛰어나다며 적극 추천했고, 만장일치로 결정했기 때문이란다.

이렇게 최태원 회장은 1998년 서른여덟 살이란 약관의 나이에 재계 서열 5위였던 선경(SK)그룹의 수장이 된다.

1998년이 어떤 해인가. IMF 외환위기 때 아닌가. 취임하자마자 기업환경이 암울해졌다. 희망이라곤 눈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성장은커녕 살아남아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최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혁신적 변화를 들고나왔던 거다.

 

미 상원의원 대표단과 양국 경제협력 방안 논의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미 상원의원 대표단과 양국 경제협력 방안 논의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창사 이래 최대 위기 소버린 사태 극복

 

최태원 회장의 위기 극복 의지는 2002년 이른바 제주 선언이 상징한다. 그룹 CEO 세미나에서 최 회장은 폭탄 발언을 했다.

생존 능력이 없는 계열사는 흑자라도 정리하겠다.”

당시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상황에서 당장의 흑자 기업이라면 존속시키는 게 하책은 되었을 터다. 하지만 하루 이틀 연명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는 게 최 회장의 문제의식이었다. 기업이라면 당연히 미래가 담보돼야 한다는 거였다.

최 회장은 계열사 3대 생존 조건을 내세운다. 첫째, 사업모델의 경쟁력 확보. 둘째, 세계적 기업 수준의 운용 효율성. 셋째, 경제적 부가가치(EVA, 영업이익 중 세금과 자본비용을 뺀 금액)가 플러스가 될 것.

최태원 회장이 첫 위기에서 던진 승부수가 제대로 빛을 발하기 전에 또 위기가 찾아온다. 이른바 소버린 사태. 모나코에 기반을 둔 국제투자기관 소버린이 2003SK의 주식을 대거 매입하면서 벌어진 경영 위기다. SK그룹 역사상 최대 위기로 꼽혔다. 소버린의 노림수가 경영권 탈취였기 때문이다. 우호 세력과 소액주주 등의 도움을 받아 SK가 어렵게 승리한다.

이 일은 최태원 회장에게 전화위복의 계기를 만들었다. 지배구조를 개혁하지 않고는 나중에 또 이런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이사회 중심의 투명경영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의 한 수가 된 하이닉스 인수

 

최태원 회장의 승부수 중 신의 한 수로 평가받는 건 ‘SK하이닉스인수가 아닌가 싶다.

현대그룹의 계열사로 경영난을 겪으면서 반도체 사업부만 남은 하이닉스(현대전자)가 겨우겨우 연명하다 매물로 나왔다. 시장에서는 여러 설이 난무했다. 해외기업 인수설, 현대그룹 재건을 위한 현대중공업 인수설 등.

이때 최태원 회장은 승부수를 던졌다. 최 회장은 기존의 그룹 주력 사업인 에너지와 화학, 정보통신만으로는 더 이상의 성장이 어렵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인수 자금이 한두 푼이 아니어서 자칫 그룹 전체의 경영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반대에 부닥쳤다.

최 회장은 뚝심으로 밀어붙였다. 201111월 결국 하이닉스를 인수한다. 일부에서 승자의 저주’, 즉 인수전에서 이겼더라도 이익이 낮게 발생할지 모른다는 지적이 있었다.

하지만 최 회장은 보란 듯이 적극적인 기술과 시설 투자에 나섰다. 인수하던 해 반도체 가결이 하락해 기존 반도체 회사들이 투자를 주저할 때 되레 역발상을 한 거다. 거의 5조 원 가까이 쏟아부었다.

결국 최태원 회장의 승부수가 통했다. 반도체 경기가 다시 살아나면서 인수 10년 만에 매출 4, 영업이익 34배 증가의 신화를 만든다.

그리고 이 같은 신화는 SK그룹을 재계 서열 2위로 만든다. 그러면서 제조업 중심의 그룹 체질을 수출지향형 기업집단으로 탈바꿈시켰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다시 기본으로슬로건 아래 리밸런싱

 

최태원 회장은 기업이 경제적 가치만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도 추구해야 한다는 신념의 소유자다. 해서 그는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는 회계 시스템을 도입하는 SK그룹 파이낸셜 스토리를 시작했다. 그룹의 사업이익뿐 아니라 환경·노동·시장 등 전반적인 사회에 미치는 모든 영향을 숫자로 환산해 표시하는 걸 말한다.

이를 통해 SK그룹은 그동안 20조 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다. 하지만 이것 역시 고금리,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한계를 맞았다. 계열사별로 동반성장보다 경쟁, 중복투자가 발생한 것. 해서 최 회장은 최근 그룹 회장 취임 때 했던 슬로 데스대신 서든 데스(Sudden Death)’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기업의 돌연사를 막기 위해서 최 회장은 다시 기본으로(Back to the Basic)’라는 슬로건 아래 생존을 위한 대대적인 리밸런싱작업을 주문했다. 무분별한 투자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일원화하거나 처분하고, 그룹 차원의 관리 가능한 수준의 연결회사 정리하는 거다.

그러면서 최 회장은 다시 승부수를 던졌다. 먹구름이 걷히면서 개는 듯싶다가 다시 먹구름이 짙게 드리울 거라는 전망이 우세한 반도체 사업에 리밸런싱 작업과 별개로 5년간 103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것.

그러면서 최 회장은 그동안 큰 성과를 냈던 글로벌시장을 기반으로 한 수요 확장과 미래 성장 가능성을 고려한 전략적 투자라는 두 바퀴로 뚜벅뚜벅 나가겠다는 의지를 다진다. 이번에도 최태원 회장의 승부수가 통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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