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철광석값 90불도 깨져...후판가 협상 돌입하는 조선·철강

국제 철광석값 90불도 깨져...후판가 협상 돌입하는 조선·철강

폴리뉴스 2024-09-19 16:08:11 신고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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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뉴스 류 진 기자] 최근 국제 철광석 가격이 톤당 9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달 중순 100달러선이 깨지더니 한 달도 되지 않아 또 바닥을 뚫었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조선‧철강업계가 본격적인 하반기 공급가 협상을 진행하는데,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사와 철강사는 올 하반기 후반 공급가 협상에서도 각 업계의 입장을 강력하게 피력할 방침이다. 조선사는 '중국산 저가 후판 유입'과 '원재료 철광석 가격 하락' 등을 근거로 가격 인하을 주장하는 반면, 철강사는 '업황 부진'을 내세워 가격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후판은 선박에 쓰이는 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으로, 철강사와 조선사의 가격 협상은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한번씩 이뤄진다. 상반기 협상은 통상 4~5월 중 마무리되는데 이번 협상은 양측의 팽팽한 신경전이 이어지면서 미뤄지다 지난달 극적 타결됐다.

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협상에서 합의된 조선용 후판 가격은 t당 90만원대 초반으로 지난해 하반기(90만원 중반대)보다 낮아졌다.

실제로 철광석 선물 10월물은 지난 9일(현지시간) 싱가포르 거래소에서 한때 전장보다 2.3% 내린 89.60달러를 기록했다. 철광석 선물 10월물은 이튿날인 10일 오후 기준 0.95%포인트(p) 내린 90.90달러에 거래됐다.

철광석 가격이 90달러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22년 이후 처음이다. 올 초 톤당 140달러였던 철광석 가격은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철강 수요 부진과 글로벌 경기 둔화로 3분의 1 이상 하락했다. 

철광석 시세 하락은 업계의 실적 압박으로 이어진다. 철광석 가격이 떨어지면 원재료 비용이 줄지만, 동시에 고객사로부터 제품 가격 인하를 요구받기 때문이다. 실제 철강업계는 조선업계와의 상반기 후판 가격 협상에서 주도권을 잃으면서 가격을 인하했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두 업계의 입장은 하반기 협상에서도 첨예하게 갈릴 것으로 보인다. 철강사들은 더 이상의 가격 하락은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산업용 전기료가 인상됐고, 중국산 저가 공세와 전방 산업 부진 등 연이은 악재들로 실적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최근 친환경 공정 변화 및 제품 개발에 따른 비용 부담도 큰 상황이다. 일례로 포스코가 추진 중인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에는 오는 2050년까지 40조원의 천문학적인 금액이 필요하다.

철강업계 측은 "최근엔 친환경으로의 전환 미션까지 더해져 부담이 막중한 상황"이라면서 "수익성을 지키고 미래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더 이상의 가격 인하는 어렵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반면 조선사들은 후판 가격 인상은 어렵다고 난색을 표하며 인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산 철강재 수입은 873만 톤으로 전년보다 29.2% 증가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달 발표한 '중국산 저가 공세가 국내 제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실적 악화를 겪었거나 피해 가능성이 있다고 답한 철강·금속업체 비율은 75.3%에 달했다.

중국 조선사와 국내 조선사가 사용하는 후판가격은 t당 20만원 가량 차이가 난다. 이같은 중국의 후판가는 현지 조선사의 경쟁력을 높여주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후판이 선박 건조 비용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조선사가 경쟁력이 악화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국내 조선사들은 최근 중국산 후판 사용량을 늘리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7월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중국에서 덤핑이 일어나고 있어 우리도 중국산의 비중을 20%에서 25% 이상 늘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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