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유방암 신약 티루캡((성분명 카피바서팁)이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새로운 2차치료 표적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 AKT 억제제’ 티루캡은 호르몬수용체(HR) 양성, 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HER2) 음성이면서 PIK3CA/AKT1/PTEN 돌연변이가 한 가지 이상 있는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를 치료하는 최초의 AKT 억제제다.
AKT억제제는 AKT 단백질의 활성을 억제하는 약물이다. AKT는 PI3K/AKT/mTOR 경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다. 이 경로는 세포의 생존과 성장, 증식을 조절한다. 하지만 AKT가 지나치게 활성화되면 암세포가 빠르게 성장하고, 항암 치료에 대한 저항성을 나타낼 수 있다.
티루캡은 지난 4월 △내분비 요법 도중 또는 완료 후 계속 유방암이 진행되거나 △보조요법 완료 후 12개월 이내에 유방암이 재발했을 때 풀베스트란트(제품명 파슬로덱스)와 함께 쓰는 조건으로 국내 사용허가를 받았다.
12일 기자간담회에서 고려대안암병원 종양내과 박경화 교수에 따르면, HR 양성/HER2 음성 유방암 환자는 전체 유방암 환자의 약 70%를 차지한다. 이 환자들의 1차 치료제로 CDK4/6 억제제가 발전했으나 내성 등의 문제로 치료에 실패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제한적 2차 치료 선택지의 예후는 좋지 않은 편으로, 여전히 환자의 약 50%가 유방암 진단 후 5년 이내에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교수는 "HR 양성/HER2 음성 환자 중 약 50%를 차지하는 한 가지 이상의 PIK3CA/AKT1/PTEN 변이가 있는 환자는 질병 진행이 빨라질 수 있어 해당 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전이성 유방암 2차 표적치료제에 대한 필요성이 계속 제기돼 왔다"고 말했다.
‘티루캡+풀베스트란트 병용요법’은 HR 양성/HER2 음성 유전자 변이 유방암 1차치료에 실패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카피텔로-291(CAPItello-291)'에서 풀베스트란트 단독요법군 대비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을 약 2.5배로 개선시켰다. ‘티루캡_풀베스트란트 병용요법’ 군의 mPFS는 7.3개월, 풀베스트란트 단독요법 군의 mPFS는 3.1개월로 나타났다. 사망위험률도 50% 낮췄다.
티루캡은 휴약기가 있어 간헐적 주간 투약이 가능하다는 이점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티루캡을 복용하면,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는 투약하지 않아도 된다.
박경화 교수는 환자들에게 NGS(차세대 염기서열 유전자패널검사)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2차 치료 결정을 빠르게 내리고, 적절한 치료로 좋은 결과를 내는데 NGS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유전자 변이가 많은 유방암에서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을 세우기 위해서는 NGS 검사가 필수"라며 "사망 위험이 큰 환자를 대상으로 NGS를 1회 진행하는 것에 대해 국가가 지원 확대를 검토해봐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NGS 선별급여의 본인부담금 비율은 50%였으나, 지난해 12월 정부가 이 비율을 80%로 개정하며 환자들의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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