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긴 휴장에 돌입하지만 해외주식 투자자들의 계좌는 잠들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는 추석 연휴 직후 시장 변수가 될 주요국의 통화정책회의가 있는 만큼 관망세로 접근할 것을 추천한다. 증권사들은 투자자를 위해 연휴 기간 해외주식 데스크를 운영한다.
14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시장에서 9월 들어 지난 13일까지 1억43만달러(약 1337억8343만원) 규모를 순매수했다. 전년 동기 대비 8.91% 감소한 수치다.
글로벌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기되면서 시장 변동성이 커졌고 연휴 직후 예정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일본은행(BOJ) 통화정책회의가 대기하고 있고 대통령 선거 등 여전히 변동성을 키울 요인들도 남아 있다.
8월 초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하면서 뉴욕증시가 급락했고 투자심리도 얼어붙었다. 이달에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의 성과는 -0.40%로 마이너스다. 나스닥지수도 -0.17%로 올해 보여온 상승 랠리가 한 풀 꺾였다.
다음 주는 공격적인 매수보다 관망세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FOMC에서 나올 금리 인하의 폭뿐만 아니라 업데이트 되는 점도표의 모양새도 주된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경기침체 우려를 불식하지 못한 상태기 때문에 시장 충격을 배제하기 위해선 향후 여유 있는 인하 폭이 제시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삼성증권은 이번 연준의 정책 대응이 사후 약방문이 아니었다는 걸 검증받기 위해선 이후 발표되는 경제 지표들이 이에 조응하는지 확인돼야 한다고 봤다. 실업률이 다시 상승하는 상태가 이어진다면 9월 FOMC에서 보여준 연준 대응이 적절했는지에 대해 의구심이 들 수 있다고 짚었다.
서정훈 삼성증권 글로벌주식팀장은 "주식시장 참여자 입장에선 확인할 것들이 아직 남아있다는 점은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것과 같다"며 "때마침 S&P500 지수가 기술주의 선전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목전에 두고 있다는 것에 주목하라"고 말했다.
이어 "현 시점에서 쾌조의 랠리를 염두에 두고 모멘텀에 동참할 것인지, 혹은 이후 변동성을 대비하여 유동성을 아껴쓸 것인지를 따져 본다면, 후자의 대응이 더 선호될 여지가 크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명확하지 않은 미국 대선 구도, 9~10월이 계절적으로 증시 비수기인 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관망적인 자세를 유지할 것을 조언했다.
서 팀장은 "AI 수익화에 대한 논란이 여전하지만 오히려 이익 개선세의 핵심에는 엔비디아를 필두로 한 빅테크 기업들이 자리하고 있다"며 "관망하며 기다리는 것의 목적은 단순 위험 회피가 아니라, 고퀄리티 주식을 저렴하게 투자해서 모으는 것에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증권사들 역시 잠 못드는 해외주식 투자자를 위해 해외 데스크를 운영한다. KB증권은 추석 연휴 기간 미국 등 주요 해외시장의 매매 지원을 위해 해외주식 24시간 데스크를 운영한다.
연휴 동안 '글로벌원마켓플러스' 서비스를 이용하면 해당 국가의 통화뿐만 아니라 원화만으로도 해외주식 거래를 할 수 있다. 또 24시간 환전이 가능하도록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국투자증권은 해외주식은 물론 채권, 발행어음도 추석 연휴 중 24시간 거래 가능하도록 했다. 신한투자증권도 추석 연휴 평일과 동일하게 해외주식·파생 글로벌 데스크를 24시간 운영한다.
메리츠증권은 HTS와 MTS, 유선 전화를 통해 해외주식·해외파생·CFD 데스크를 24시간 운영한다. 대신증권도 추석연휴 중 해외주식 데스크를 계속 운영하고 미국 주식 원화주문서비스도 제공한다. iM증권 역시 미국주식 투자자의 거래 지원을 위해 미국주식 야간 데스크를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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