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4일 이탈리아 방문경기 앞두고 긴장감 고조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가자지구 전쟁으로 이스라엘 축구 대표팀이 긴장 속에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를 치르고 있다.
9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이탈리아와의 네이션스리그 조별리그 홈 경기에선 이스라엘 국가 연주 때 이탈리아 원정 팬 50여명이 등을 돌리는 일이 벌어졌다.
이들이 펼쳐 든 이탈리아 국기에는 검은색 글자로 'Liberta'(자유)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다.
AP 통신은 이날 이같은 내용을 보도하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에 대한 명백한 항의의 표시"라고 해석했다.
이 경기는 이스라엘 홈 경기지만 가자지구 전쟁으로 이스라엘과 긴밀한 관계인 헝가리가 경기 장소로 정해졌다.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가 공공 안전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금지하는 등 이스라엘 편에 섰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경기는 다른 유럽 지역에서도 난관에 부딪혔다.
지난 6일 벨기에전도 헝가리 데브레첸에서 열렸다. 이 경기는 벨기에의 홈 경기였지만 벨기에는 보안상의 이유를 들어 중립국 경기를 결정했다.
벨기에 축구연맹은 "벨기에의 어떤 지방 당국도 이스라엘과의 경기를 열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는 다음 달 14일 동북부 우디네에서 이스라엘과 홈 경기를 치른다.
하지만 우디네 시의회가 경기를 승인하지 않아 실제로 경기가 열릴지는 미지수다. 경기 당일 우디네에서는 친팔레스타인 시위가 예고됐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울트라스'라고 불리는 이탈리아의 일부 극성 축구 팬은 폭력과 인종차별, 반유대주의로 악명이 높다.
지난해 3월에는 로마의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열린 라치오와 AS 로마의 '로마 더비'에서 한 팬이 '히틀러손'(Hitlerson·히틀러의 아들)이라는 이름과 등번호 88번이 새겨진 라치오 셔츠를 입은 모습이 소셜미디어(SNS)에 공개돼 큰 파장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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