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신문 = 박수연 기자]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국가대항전 'PNC(펍지 네이션스 컵)'가 대한민국의 대회 사상 첫 2연패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PNC 2024는 글로벌 e스포츠 시장에서 배틀그라운드의 위상을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었던 대회였다.
크래프톤에 따르면, 대회가 개최된 6일부터 8일까지 3일간 전년보다 3000명이 많은 총 4650명의 누적 관객이 현장을 찾았다.
특히, 온라인 생중계 최고 동시 시청자 수는 'PNC 2023' 23만명의 두 배에 육박하는 약 40만 명을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오세훈 서울시장까지 직접 대회 현장을 찾으며 선수는 물론 팬들과 소통했다. e스포츠의 성장이 지역 사회와 정부 차원에서도 중요한 행사로 인식되고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커진 시장 만큼이나 그 이면에는 안티들의 악성 댓글과 근거 없는 비난이란 어두운 그림자도 있었다.
한국 대표팀 서울(seoul·조기열) 선수는 대회 내내 무책임한 언행으로 인한 심적 고통을 호소했다. PNC 2년 연속 우승·MVP란 대업을 달성한 그는 대회를 마친 직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왜 우승을 하고도 눈치를 봐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울먹였을 정도다.
e스포츠 선수들은 이미 치열한 경쟁 속에서 높은 경기력을 유지해야 하는 압박을 받고 있는 가운데, 지나친 비난과 악성 댓글은 그 부담을 더욱 가중시킨다. 시장이 커지고 팬층이 확장되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지만, 그만큼 성숙한 팬덤 문화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성숙한 팬덤 문화가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는 선수들이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오로지 경기에만 집중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은 "대회 중 선수를 비교하거나 비하하는 글들을 너무 많이 봐서 심리적으로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팬들은 선수들의 플레이에 대해 비판할 수 있다. 그러나 비판과 악의적인 비난은 분명히 구분되어야 한다. 비판은 건설적인 피드백이 될 수 있지만 악성 비난은 선수들의 정신 건강에 해를 끼치고 경기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e스포츠는 선수들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최고의 플레이를 통해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하며, 경기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특히, 이번 PNC 2024는 전 세계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대회였다. 많은 사람들이 라이브로 경기를 지켜보며, 자국 선수들을 응원했다. 응원은 단순히 승패에만 좌우될 것이 아니라 선수들이 보여주는 경기력과 노력에 대한 존중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e스포츠 관계자는 "서울 선수는 축구로 비유하면 클럽팀 소속으로 UEFA 챔피언스리그와 FIFA 월드컵에서 잇따라 팀에 우승컵을 안기며 MVP를 차지한, 그야말로 세계적 선수"라며, "이 같은 슈퍼스타를 잃는다면 업계는 물론 팬들의 허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가오는 국내 대회 '2024 PWS(펍지 위클리 시리즈) 페이즈 2'에서는 성숙한 팬 문화를 바탕으로 선수들과 팬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e스포츠는 팬덤과 함께 성장하는 산업인 만큼, 팬들의 바람직한 태도가 더해질 때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Copyright ⓒ AP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