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을 붉힌 지난날은 잊었다. 논란의 중심에 섰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밝은 표정으로 오만전 승리를 이끌 채비를 마쳤다.
김민재는 지난 5일 팔레스타인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조별리그 1차전을 마치자마자 관중석으로 향했다. “응원해달라”는 당부를 위해서였다. 이날 홈팬들은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향한 안티콜과 함께 야유를 쏟았다. 안방에서 야유를 들은 김민재는 팬들과 대치해 아쉬움을 드러냈고, 선수단이 붉은악마 쪽에 인사할 때도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사태는 일파만파 커졌다. 김민재는 그저 “응원해 주셨으면 했다”고 인터뷰했지만, ‘주장’ 손흥민은 “민재 같은 케이스가 다시 나오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온라인상에서는 경기장을 찾은 팬들의 야유를 두고 논쟁이 벌어졌다. 결국 붉은악마가 “지길 바라는 응원은 없다”는 입장문을 낸 뒤 논란은 사그라들었다.
한국시간으로 10일 오후 11시에 열리는 오만과 2차전을 위해 무스카트에 입성한 김민재는 이 일을 잊은 듯 낯빛이 밝았다. 무스카트 국제공항에 운집한 팬들의 사인 요청을 흔쾌히 수락했고, 훈련도 웃는 표정으로 소화했다.
1차전에서 패배 같은 무승부를 거둔 홍명보 감독은 오만전을 앞두고 변화를 예고했다. 다만 후방의 핵심인 김민재는 자리를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 팔레스타인전을 무실점으로 마쳤지만, 수비 라인이 크게 흔들렸다는 것을 고려하면 김민재의 파트너는 바뀔 가능성이 있다.
팔레스타인전에서는 시차 적응 등 컨디션 문제 탓인지 김민재도 평소만큼 안정적이지 않았다. 홍명보호는 전력상 몇 수 아래의 팔레스타인이 준비한 역습과 세트피스에 크게 흔들렸다. 경기 종료 직전에는 사실상 실점과 같은 완벽한 1대1 찬스를 내주기도 했다.
오만은 아시아 강호인 이라크와 1차전에서 0-1로 졌지만, 슈팅 11개를 기록하는 등 저력을 뽐냈다. 역시 오만의 ‘한 방’을 조심해야 하는데, 수비진의 집중력 있는 플레이는 필수다. 무엇보다 경험 많은 김영권(울산 HD)이 빠지면 김민재가 수비 라인의 중심을 잡아야 한다.
2차전을 앞둔 홍명보 감독은 “김민재는 항상 팬들에게 감사하면서, 팬들의 응원에 힘을 받으며 뛰는 선수”라며 지지를 부탁했다.
김민재는 오만전을 하루 앞둔 9일 “관중석에 가서 부탁드린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그렇게 말한 것에 대해서는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그 이후에 한 행동에 대해서는 잘못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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