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트리뷴=이서호 기자] 폭스바겐그룹이 독일 내 공장을 폐쇄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 중이다. 1937년 창립 이래 87년 만에 처음 일어난 일이다.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경영 악화로 인해 완성차 및 부품 공장 각각 한 개씩 폐쇄하는 계획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유는 전기차 시장이 위축되는 상황과 가성비를 내세운 중국 전기차와의 경쟁력에서 밀려 실적이 하락해 부진을 면치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바겐그룹은 글로벌 자동차 업체 중 공격적으로 전기차 전환 정책을 펼친 것으로 유명하다. 2030년까지 유럽 내 판매되는 자동차의 70%를 전기차로, 중국과 미국에서는 50%로 두었다. 그러나 자국산품을 소비하는 중국과 미국에서는 고금리로 인한 경제 침체 등으로 수익이 급감했다.
반면 중국 전기차 업체는 갈수록 시장 영향력이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해 유럽 내 점유율은 약 20% 초반대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1분기에는 독일, 일본을 제치고 수출 물량 1위를 차지했다. 이러한 중국 전기차의 급성장에 대응하기 위해 유럽과 미국 등 여러 국가는 최대 100%에 이르는 높은 관세를 부과하기로 발표했다.
폭스바겐은 2026년까지 100억 유로(약 14조 8,148억 원) 절감하는 프로젝트도 추진 할 예정이다. 여기에 2029년까지 정리해고를 하지 않겠다고 보장하는 내용이 담긴 고용안정 협약도 포함됐다. 이대로 진행되면 업계에서는 약 2만 개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독일 정부는 지난해 폐지했던 전기차 보조금 혜택 일부 재개하기로 했다. 보조금 폐지로 줄었던 전기차 수요를 다시 끌어내겠다는 것과 유럽 내 전기차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편, 업계 관계자는 "거대 자동차 그룹인 폭스바겐이 중국으로 인해 크게 휘청였다"면서 "이 기회를 발판 삼아 국내 제조사 업체가 위로 도약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중국 전기차 판매가 국내에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이번 폭스바겐처럼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현재보다 상황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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