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강상헌 기자] 오타니 쇼헤이(30·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50홈런-50도루’ 대기록 달성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MLB 전문가도 기록 성사 가능성을 50% 이상으로 봤다.
MLB 수퍼스타 오타니는 육각형 인간으로 불린다. 외모·성격·학력·집안·직업·재산 6개 영역을 한껏 채워 어느 하나 부족하지 않은 완벽한 인간이라는 뜻이다. 반전 매력까지 갖췄다. 평소에는 수줍게 웃으며 얼굴을 붉히다가도 타석에만 서면 괴력을 발휘해 홈런을 쏘아 올린다. 이런 그의 모습은 ‘오타니 신드롬’까지 일으켰다.
오타니는 올 시즌 MLB 전인미답의 대기록까지 도전 중이다. 그는 5일(이하 한국 시각) 44홈런 46도루를 기록하고 있는데 남은 정규시즌 경기에서 6홈런 4도루를 더하면 50홈런-50도루를 달성하게 된다. MLB 역사상 50-50 고지에 오른 선수는 한 명도 없다.
일본 현지에서도 오타니의 인기와 함께 50-50 기대감이 뜨거운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본 중심가 거리를 5분만 걸어 다녀도 오타니의 얼굴이 나온 광고들이 보인다. 공항, 지하철역, 쇼핑가 어디든 오타니의 사진이 크고 작게 걸려 있다. 대형 서점에는 아예 오타니 서적만 모아둔 공간이 있을 정도다. 스포츠 신문, 잡지, 뉴스에서는 오타니의 50-50 가능성을 분석하는 내용들이 매일 쏟아져 나온다.
다만 오타니의 50-50 도전은 잠시 주춤하는 모양새다. 오타니는 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MLB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와 방문 경기에서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오타니가 2경기 연속 홈런·도루에서 모두 침묵한 것은 지난달 28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4타수 2안타) 이후 8일 만이다.
하지만 로스앤젤레스 다저스가 정규시즌 22경기를 남겨둔 시점에서 오타니의 50-50 가능성은 여전히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MLB 전문가인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수치상으로 봤을 때 가능성은 50% 이상이다. 도루는 충분히 근접했다. 홈런은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 다만 오타니는 올 시즌 홈런 페이스가 꾸준하다. 몰아치는 선수가 아닌 만큼 남은 경기에서 6개의 홈런을 더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설명했다.
오타니가 슬럼프와 부상을 피한다면 기록 달성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송 위원은 “슬럼프와 부상이 아니라면 큰 고비는 없을 것 같다. 올 시즌 너무나 꾸준했던 선수이기 때문에 슬럼프가 길게 올 거라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 물론 슬럼프가 오지 말란 법은 없다”면서 “MLB 선수들은 아홉수를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기록이 다가올수록 의식은 할 것이다. 상대 투수들 역시 오타니의 기록을 막기 위해 피해 가거나 일부러 볼만 던지는 플레이는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일본 매체들은 일본 야구의 전설 스즈키 이치로가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 소속으로 기록한 56도루도 오타니가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에 대해 송 위원은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다. 그런데 이 기록은 상황을 봐야 한다”며 “오타니는 성격상 자신의 기록 때문에 일부러 더 도루하거나 그런 선수는 아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도루를 자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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