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패럴림픽에 출전한 전민재(전북장애인육상연맹)가 연맹 임원의 개인적인 감정으로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전민재는 5일(한국 시각)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파리 패럴림픽 육상 여자 100m 결선에서 7위를 기록했다.
경기 후 취재진 앞에 선 그는 글이 빼곡히 적힌 스마트폰을 내려놓은 뒤 엄지발가락으로 재생 버튼을 눌렀다.
그는 2012 런던 패럴림픽과 2016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 경기를 마친 뒤에도 미리 발로 쓴 장문의 소감문을 취재진 앞에서 공개해 진한 감동을 안겼다.
그러다 2020 도쿄 패럴림픽부터 스마트폰을 이용한 소감문을 공개하기 시작했다.
전민재는 이번에도 역시 미리 쓴 소감문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4월 별세한 아버지에 관한 그리움과 2026 나고야·아이치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까지만 선수 생활을 하겠다는 내용, 파리 패럴림픽 준비 과정에서 도움을 준 모든 사람을 위한 감사 인사 등이 담겨 있었다.
다만 그는 그동안 전혀 한 적 없는 무거운 이야기도 전했다. 육상연맹 임원 한 사람의 반대로 생활 보조를 지원받지 못해 훈련하는 데 불편함을 겪었다는 것이었다.
그는 "올해는 생활보조가 (경기장 등에) 들어올 수 없어서 훈련하는 데 불편함이 많다"라며 "(지난) 몇 년 동안 엄마가 생활보조로 들어와 내 옆에서 손발이 돼줬는데 엄마가 없으니 여러모로 불편한 게 많아서 운동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라고 털어놨다.
특히 "운동선수는 식단이 제일 중요한데 트레이너가 잘 챙겨주기는 했지만 식사 시간이 제일 불편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난 손이 불편하고 말을 못 해서 생활보조가 누구보다 필요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육상연맹 임원 한 분이 강력하게 반대해서 올해 생활 보조가 함께할 수 없었다"라며 "내 입장에서는 너무 억울한 상황이었다"라고 폭로했다.
또 "연맹(임원)은 개인적인 감정으로 부당하게 '전민재 선수는 생활보조가 없어도 혼자서 충분히 할 수 있다'고 했다"라며 "내 의사는 1%도 반영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로지 극구 반대한 임원의 권한으로 엄마가 생활보조로 들어올 수 없었다. 연맹 측에서 사적으로 권력 남용을 해도 되는지 의문스럽다"라며 "4월에 있었던 익산선수권대회도 생활보조가 없어서 불참한 것"이라며 억울해했다.
이와 관련해 장성준 대표팀 감독은 "국가대표 선수가 많다 보니 예산 문제가 있었다"라며 "우리 지도자들이 최선을 다해 선수에게 필요한 부분을 도왔지만 어떤 도움도 가족만큼 편할 수 없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전민재는 다섯 살에 원인 불명의 뇌염으로 뇌성마비 1급 판정을 받았다. 이후 26세의 늦은 나이로 육상에 데뷔해 장애인 육상의 역사를 썼다. 그는 신장 149cm의 불리한 조건에도 세계 정상급 기량을 이어가며 '장애인 육상의 전설', '작은 거인'으로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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