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포스트] 김경은 기자 =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최근 불거진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 부적정 대출 관련해 "우리금융에 변함없는 신뢰를 가지고 계신 고객에게 절박한 심정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우리금융은 12일 오전 열린 긴급 임원 회의에서 임 회장이 이같이 말했다고 밝혔다.
긴급 임원 회의에는 조병규 우리은행장을 비롯해 지주사와 은행 임원 모두가 참석했다.
임 회장은 회의에서 "부당한 지시·잘못된 업무처리 관행·기회주의적인 일부 직원들의 처신·여전히 허점이 있는 내부통제시스템 등이 이번 사건의 원인"이라며 "전적으로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을 이끌고 있는 저를 포함한 경영진의 피할 수 없는 책임"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 왔던 기업문화, 업무처리 관행, 상·하간의 관계, 내부통제 체계 등을 하나부터 열까지 되짚어보고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철저하게 바꾸어나가는 ‘환골탈태’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바른 기업문화의 조성이 시스템 보완 및 제도개선보다 더욱 중요하다”며 “상사의 부당한 지시는 단호히 거부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이 같은 원칙에 따라 업무를 수행한 직원을 조직이 철저히 보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은행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과거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인식하고 조치를 취해야 할 부분은 반드시 명확하게 규명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과 원칙을 준수하지 않는 임직원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에 기반한 ‘원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통해 정도경영을 확고하게 다져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이 운영하는 법인 등에 최근 4년여간 총 616억 원의 대출을 내준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은행은 지난 2020년 4월 3일부터 올해 1월 16일까지 손 전 회장의 친인척 관련 11개 차주를 대상으로 총 454억원(23건)의 대출을 취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손 전 회장의 친인척이 대출금의 실제 자금 사용자로 의심되는 9개 차주에게도 162억원(19건)의 대출이 실행됐다.
앞서 우리은행 경남지역 지점 직원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35회에 걸쳐 대출금 177억7000만원을 빼돌린 혐의로 검찰에 구속 기소됐고 본점 기업개선부 직원도 2012∼2020년 697억3000만원을 횡령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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