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아쉽게 첫 도전 마친 서건우…이루지 못한 태권도 중량급의 꿈

[올림픽] 아쉽게 첫 도전 마친 서건우…이루지 못한 태권도 중량급의 꿈

연합뉴스 2024-08-10 05:11:4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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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량급에 인물 없다' 평가 속 서건우 등장…첫 올림픽서 메달은 불발

서건우, 아슬아슬하게 8강 진출 서건우, 아슬아슬하게 8강 진출

(파리=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80kg급 16강전에 출전한 한국 서건우가 칠레 호아킨 추르칠과의 대결에서 승리한 뒤 관중을 향해 호응 유도를 하고 있다. 2024.8.9 hwayoung7@yna.co.kr

(파리=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한국 태권도가 2024 파리 올림픽에서도 남자 중량급인 80㎏급 메달리스트를 배출하지 못했다.

올림픽 태권도의 역사는 2000년 시드니 대회부터 시작하지만 지금까지 이 체급에 출전한 한국 선수는 서건우(20·한국체대)가 처음이다.

초창기엔 국가별 출전 선수 수에 제한이 있어 우리나라는 남자부의 경우 전략적으로 메달 획득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58㎏급 또는 68㎏급, 그리고 최중량급인 80㎏초과급을 선택했다.

실제로 남자 80㎏초과급의 경우 2000 시드니, 2004 아테네, 20008 베이징 대회에서 올림픽 3회 연속 금메달을 수확했다.

김경훈-문대성-차동민으로 이어지는 최중량급 금메달리스트의 계보가 있었다.

하지만 그보다 한 체급 낮은 남자 80㎏급은 상대적으로 빈곤했다.

국가별 출전 선수 수 제한이 풀렸을 때는 세계 태권도의 실력이 평준화된 이후였다. 우리나라 밖에서 이 체급 강자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본선행 티켓을 따는 데 번번이 실패했다.

태권도계에서는 '중량급에 인물이 없다'는 쓰라린 평가까지 나왔다.

80㎏급에서 경쟁하는 우리나라 선수라면 이런 평가를 항상 의식하면서 훈련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살리흐 엘샤라바티(요르단)를 라운드 점수 2-0(8-4 6-5)으로 꺾은 박우혁(삼성에스원)도 중량급의 상황에 대해 질의를 받고서 한숨부터 쉬었다.

서건우 서건우

(파리=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80kg급 16강전에 출전한 한국 서건우가 칠레 호아킨 추르칠과의 대결에서 승리한 뒤 안도하고 있다. 2024.8.9 hwayoung7@yna.co.kr

당시 박우혁은 "이 체급에 좋은 선수들이 우리나라에 정말 많다. 그런데 그저 지금 날개를 펴지 못한 것뿐"이라며 "모든 선수가 이런 큰 대회에 나오면 다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바로 박우혁이 말한 그 '좋은 선수'는 서건우였다.

2020 도쿄 올림픽 이후부터 이 체급 세계 랭킹 5위 안에 든 한국 선수는 서건우뿐이다.

서건우는 랭킹 포인트 407.26을 쌓아 시모네 알레시오(이탈리아·1위·510.68), CJ 니콜라스(미국·2위·473.24), 세이프 에이사(이집트·3위·458.78) 다음에 자리했다.

서건우를 태권도의 길로 인도한 아버지 서상혁 씨는 최중량급에서 경쟁하는 게 좋겠다고 권유했다.

그러나 80㎏급에서 길을 개척하길 원했던 서건우는 이를 거절했고, 파리 올림픽에 출전했다.

'개척자'로서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던 서건우는 우리나라 선수 최초로 이 체급에서 메달을 얻기 직전까지 갔다.

하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고 9일(현지시간) 3위 결정전에서도 '덴마크 복병' 에디 흐르니치에게 라운드 점수 0-2(2-15 8-11)로 졌다.

서건우는 지난달 2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면서 "선배들이 많은 것을 물려주신 것처럼, 나도 후배들에게 멋진 선구자가 될 수 있도록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아쉽게 약속을 지키지 못한 서건우는 일단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을 기약하게 됐다.

관중들 향해 인사하는 서건우 관중들 향해 인사하는 서건우

(파리=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80kg급 16강전에 출전한 한국 서건우가 칠레 호아킨 추르칠과의 대결에 앞서 관중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24.8.9 hwayoung7@yna.co.kr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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