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MINI 컨트리맨과 쿠퍼S가 베일을 벗었다. 완전히 새로워진 MINI의 디자인 총괄을 맡은 올리버 하일머는 “MINI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받아들여 가장 미래적인 MINI가 탄생했다”라고 말한다. 혁신적인 변화를 거친 뉴 MINI 패밀리의 탄생 비화.
뉴 MINI 패밀리를 두고 ‘카리스마 있는 간결함’이라는 슬로건을 붙였죠. 디자인 측면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뭔가요?
MINI 최초의 모델을 만든 윌리엄 모리스의 원칙은 기능에 초점을 두는 것이죠. 우리는 최초의 MINI로 돌아가 모든 디테일을 들여다봤고, 세대를 거듭할수록 디테일이 더해졌다는 걸 캐치했어요. 이번에도 MINI의 디테일에 초점을 맞췄어요. MINI는 집과 같아요.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가구들을 채워 넣는다는 생각으로 디자인했죠. 그런 가구들은 보통 간결하면서 카리스마 있습니다. 마치 시간이 흘러도 고유의 디자인을 간직하는 임스 체어처럼요. 뉴 MINI 패밀리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텍스타일이나 색상 콤비네이션, 대시보드 스트랩 등 신선한 디자인 요소가 MINI 오너의 감성을 충족시킬 거예요.
클럽맨은 단종되고 컨트리맨은 크고 무거워졌는데요, 그 과정에서 디자인 밸런스를 어떻게 고민했나요?
뉴 MINI 패밀리 디자인을 시작하기 전에 시장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전 세계 컨트리맨 고객들과 이야기를 나눈 결과, 더 큰 공간에 대한 고객 니즈에 맞춰 차량 사이즈를 조정해야겠다고 판단했죠. 그럼에도 옆에서 보면 너무 길어 보이지 않도록 MINI 고유의 비율을 유지하는 데 힘썼어요. 반면 쿠퍼는 여전히 작은 사이즈를 고수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 컨트리맨과 쿠퍼의 사이즈 갭이 커졌는데, 그 사이를 MINI 에이스맨이 채울 예정이죠.
클래식 Mini와 뉴 MINI 사이에서 어떻게 디자인적 타협점을 찾았는지 궁금해요.
그게 저희에게 가장 어려운 과제였습니다. 고객은 물론 신입 디자이너부터 12년 이상의 고연차 디자이너까지 의견을 듣고 MINI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한데 모았죠. 결국 MINI가 지닌 헤리티지인 ‘개인화’를 어떻게 미래적으로 재해석하느냐가 우리의 주된 논점이었어요. MINI는 내부의 패브릭 표면과 색상을 자유롭게 바꿈으로써 오너의 취향을 반영할 수 있죠. 새롭게 적용된 니팅 기술도 컬래버레이션할 수 있는 여지가 무궁무진해요. 여전히 클래식에 대한 선택지도 있습니다. 클래식과 미래지향 사이, 오너가 자신을 표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공기저항 계수를 낮추는 것이 디자이너로서 숙제였을 것 같아요.
MINI 컨트리맨의 루프는 주행 가능 거리를 위해 길어졌습니다. 뉴 올-일렉트릭 MINI 쿠퍼는 리어 스포일러가 길어졌고요. 디자인 과정에서 공기역학적으로 사고해 최대치로 만들었다가 테스트를 거치며 조금씩 다듬어나갔습니다. 한번은 공기역학을 담당하는 엔지니어가 요청한 데이터만으로 데모 모형을 만들어봤는데 mini답지 않았습니다.(웃음)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MINI다운 것이 무엇일지에서 출발해 그 이후 공기역학적 관점에 맞는 디자인을 적용하는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이를 통해 공기역학적이면서도 MINI다운 MINI를 만들 수 있었죠.
지속 가능성과 디자인을 모두 충족시킨 사례가 있다면요?
‘카리스마 있는 간결함’ 뒤에는 ‘Creative Mindset’이라는 가치가 있습니다. 심장을 뛰게 하는가, 호기심을 느끼게 하는가, 지속 가능성이 있는가, 과감한가. 이 4개의 가치가 모든 MINI에 담깁니다.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한 패브릭 대시보드는 단점보다 장점이 많습니다. 색상 변환이 보다 자유롭죠. 사실 가장 큰 어려움은 자원의 제한입니다. 휠의 경우 70%가 2차 알루미늄인데요, 자원 제한 때문에 100% 사용하지 못했죠. 우리는 여정의 끝이 아니라 시작에 있습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소재를 활용할 텐데요, 새로운 소재를 도입할 때 우리의 조건(Creative Mindset)에 맞는지 확인 후 작업을 시작할 것입니다. 소재에 따라 새로운 방식으로 디자인에 접근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기 때문에 쉽게 한계에 부딪히진 않을 거예요.
테일 램프 디자인이 눈에 띄게 바뀌었어요. 만족하는 고객도 있으나 실망하는 고객도 있죠.
새로운 것은 인류에게 언제나 위협이 됐고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아이코닉 테일라이트 이전 유니언잭이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했기 때문에 이 부분을 슈퍼 사이즈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죠. 이는 하나의 큰 유니언잭 라이트가 됐습니다. 매트릭스 라이트의 경우 3가지 베리에이션이 각각의 개성이 돋보이도록 디자인했습니다. 세대가 변할 때마다 반감은 있었지만, 이 역시 MINI에 대한 사랑이죠. 어떤 피드백이든 기쁘게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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