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내내 잠도 안 자고”… 국힘이 방송법 저지 위해 한다는 '필리버스터'가 뭐길래

“6일 내내 잠도 안 자고”… 국힘이 방송법 저지 위해 한다는 '필리버스터'가 뭐길래

오토트리뷴 2024-07-27 08:45:1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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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트리뷴=박한성 기자] 여야가 방송 4법을 두고 치열하게 다투고 있다. 여당은 수적 열세로 다수결만으로는 법안 통과 저지에 실패할 것으로 예상되자 ‘버티기’에 들어갔다. 방송 4법 각각 모든 법안마다 필리버스터를 진행할 예정이다. 

▲ 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찬성 투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찬성 투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오늘 첫번째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끝냈다. '필리버스터'는 무제한 토론으로, 소수당이 다수당의 의사진행을 합법적인 방법으로 최대한 지연시키기 위한 수단이다. 다만 무제한 토론을 통해 영구적으로 의결 진행을 막을 수는 없다. 국회법에 따라 필리버스터 시작 24시간 후에는 재적의원 5분의 3(180석) 이상 동의로 토론을 강제 종료할 수 있다. 야당 연합의 의석 수는 180석이 넘는다.

국민의힘은 방송 4법중 하나의 법안도 허용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모든 법안에 최대 시간만큼 필리버스터를 진행한다고 이미 못박아뒀다. 지난 26일 방송 4법의 첫 법안인 방통위법 개정안이 필리버스터가 강제 종결됐고 이후 곧장 야당 단독으로 가결됐다.

법안 하나마다 법안 상정 후 24시간 필리버스터, 이후 강제 종결, 법안 표결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이러면 29일엔 남은 법안도 모두 통과돼야 하지만, 오늘 민주당 전당대회 지역경선 일정때문에 하루가 지연되면 장장 5박 6일에 걸쳐 30일에 방송 4법 의결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 민주당 박찬대 대표 직무대행이 13일 채상병 특검법 거부 규탄 범국민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민주당 박찬대 대표 직무대행이 13일 채상병 특검법 거부 규탄 범국민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의결이 된다고 해서 법안이 곧장 현장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다시 국회로 안건이 돌아온다. 그렇게 재의결에 들어간 법안은 재적위원의 3분의 2(200명)가 찬성해야 최종 가결 처리된다. 야당 연합은 200석까지는 차지하지 못했다. 국힘은 이런 지점을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채상병 특검법 거부권 행사를 포함해 윤석열 대통령은 부임 후 벌써 15번의 거부권을 행사했다. 최근 부임했던 대통령들을 살펴보면 문재인 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횟수는 0회, 박근혜 전 대통령은 2회, 이명박 전 대통령은 1회다.

거부권 횟수에 따로 제한이 있는 건 아니지만 거부권을 남용하면 국회의 입법권 자체를 부정하는 행위로 간주될 수 있고 이는 정치적 이미지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언제까지나 이 과정을 반복할 순 없다. 또, 산더미처럼 쌓인 다른 법안도 의결할 시간이 필요하다.

▲ 25일, 밤 10시까지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이 국회 본회의에서 필리버스터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25일, 밤 10시까지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이 국회 본회의에서 필리버스터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필리버스터는 일종의 체력전이다. 무제한 토론을 진행하려면 최소 한 명의 의원이 단상에 나가 선 채로 오랜 시간을 서 있어야 한다. 시간대에 따라 밤을 새우기도 한다. 그 일정을 비서진, 보좌진도 함께 진행한다. 

모든 법안에 대고 필리버스터를 하고 대통령 거부권을 행사할 수는 없는 노릇. 정치권에서는 필리버스터의 실효성에 관해 의문을 표하고 있다. 여당의 어떤 의원은 “다소 소모적인 행태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고 조심스레 의견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여당은 방침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법안 하나하나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21대 국회는 역대 최저 법안 처리율(36.6%)을 경신했다. 이대로 간다면 22대 국회가 그 기록을 갈아치우는 건 시간 문제다.

phs@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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