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송진현]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가 배터리 사업이다.
한번 쓰고 버리는 1차전지용 배터리가 아니라 충천을 통해 지속적으로 쓸 수 있는 2차전지용 배터리다.
2차전지용 배터리는 전기차 뿐만 아니라 에너지 저장장치(ESS)에도 필요한 요소다.
SK그룹의 배터리 사업 역사는 일반인들에겐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지금으로부터 42년 전인 198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유공(현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을 미래 비전으로 설정한 뒤 1985년에는 배터리 개발 기술연구소도 설립했다.
이어 1991년에는 전기차용 배터리 개발에 나섰고 1996년에는 리튬이온 배터리 개발을 시작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2006년 자동차용 중대형 리튬이온 개발에 성공, 2009년에는 첫 수주를 따냈다.
SK이노베이션은 2021년 배터리 자회사로 SK온을 설립하며 본격적인 세계시장 공략에 나섰다.
SK온은 글로벌 공급망을 갖추기 위해 미국 등지에 배터리 공장을 짓느라 현재까지 20조여원을 투자했다. 지난해까지 영업적자 행진을 지속해온 SK온은 당초 올해부터 흑자전환을 이룬다는 복안이었다.
하지먄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둔화)으로 인해 배터리 수요도 줄어들어 올해에도 흑자전환이 어려울 전망이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2021년 109%의 판매 증가율로 최고점을 찍은 뒤 2022년 56.9%, 2023년 33.4%로 슬로 곡션을 그리고 있는 중이다.
올해 5월까지 누적 기준으로 전기차 판매량은 564만대로 집계되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1.5% 성장하는데 그친 수치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탄소중립 목표에 따라 전기차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이 SK온에 막대한 투자금을 쏟아붓고 있는 이유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SK온은 올해에도 7조원 가량의 시설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SK온의 경영환경이 좀처럼 어두운 터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타개하고자 최근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을 결정했다. 도시가스 국내 시장점유율 1위업체인 SK E&S는 지난해 1조96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는 등 SK그룹내에서 현금창출 알짜기업으로 꼽힌다.
이번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으로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 SK온의 자금부담 압박에서 상당부분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회장은 대기업 총수로서 10년 앞을 내다보고 그동안 그룹을 경영해 왔다.
최태원 회장이 키우고 있는 배터리 사업이 머지않은 장래에 상당한 결실을 맺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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