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 김지수 기자) 두산 베어스 슈퍼루키 김택연이 KBO리그 역사상 신인 중에는 누구도 달성하지 못했던 첫 무결점 이닝의 주인공이 됐다. 다만 마지막 순간에는 패전의 쓴맛을 보면서 고개를 숙였다.
두산은 1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팀 간 10차전에서 연장 10회 6-7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전반기 마지막 2경기 승리를 챙겼던 기세를 몰아 이날 후반기 첫 게임에서 승전고를 울리려 했지만 3시간 50분 혈투 끝에 무릎을 꿇었다.
두산은 이날 3-6으로 끌려가던 7회초 공격에서 KT 불펜 공략에 성공했다. 선두타자 정수빈의 2루타에 이어 허경민의 우전 안타 때 KT 우익수 홍현빈의 포구 실책을 틈타 정수빈이 득점하면서 4-6으로 점수 차를 좁혔다.
두산은 계속된 무사 1루에서 헨리 라모스에 2루타로 무사 2·3루 동점 찬스를 잡았다. 4번타자 양의지가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는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 6-6으로 균형을 맞췄다.
두산 벤치는 어떻게든 게임을 잡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최지강이 7, 8회말 KT 타선을 실점 없이 잠재운 가운데 6-6 동점이던 9회말 마무리 김택연을 투입했다.
김택연은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선두타자 오재일을 공 3개로 삼진 처리했다. 노 볼 투 스트라이크에서 152km짜리 직구로 오재일을 윽박질렀다.
김택연은 배정대까지 삼구삼진을 잡아냈다. 초구, 2구 슬라이더로 카운트를 잡은 뒤 150km짜리 직구로 배정대의 헛스윙을 유도했다. 이어황재균까지 공 3개로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이닝을 끝냈다. 세 타자 모두 결정구는 직구였다.
1982년 KBO리그 출범 이후 신인 투수가 한 경기에서 무결점 이닝을 기록한 건 김택연이 처음이다. KBO리그 전체로도 8번 밖에 나오지 않았던 대기록이다.
KBO리그 역사상 가장 묵직하고 강력한 직구를 뿌린다고 평가받는 삼성 라이온즈의 리빙 레전드 오승환, 해태 타이거즈에서 '국보급 투수'로 불리며 한국 야구를 평정했던 선동열 전 감독도 신인 시절은 물론 커리어 내내 단 한 번도 기록하지 못했다.
두산은 2007년 6월 16일 다니엘 리오스가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2009년 5월 27일 금민철이 키움 히어로즈, 2020년 10월 8일 라울 알칸타라가 SK를 상대로 무결점 이닝을 기록했던 가운데 김택연이 구단 역사상 네 번째로 진기록을 달성하게 됐다.
김택연은 연장 승부에서도 KT 타선을 상대했다. 10회말 선두타자 김상수, 오윤석을 연속 삼진 처리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실점 없이 이닝을 끝낼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김택연은 마지막 순간 고개를 숙였다. 홍현빈을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으로 1루에 내보낸 뒤 멜 로하스 주니어에 우전 안타를 허용, 2사 1·3루 끝내기 위기에 몰렸다.
김택연은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강백호에게 중앙 담장 상단을 직격하는 끝내기 안타를 맞으면서 프로 데뷔 후 첫 패전 투수가 되는 아픔을 맛봤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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