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흑인 퀴어 페미니스트인 저자가 해양 포유류로부터 흑인을 포함한 인간종의 생존을 모색하는 이야기를 담아냈다. 그렇다고 환경 관련한 여느 책처럼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고, 해양 포유류에 공감할 것을 요청하는 책은 아니다. 그보다 해양 포유류가 되자는 주장에 가깝다. 고래처럼 생각하고, 고래처럼 호흡하고, 고래처럼 저항하자고 말이다. 저자는 그들을 관찰하고 그들에게 겸허하게 배우며 “노예제, 포획, 분리, 지배의 전철을 밟으며 숨 쉴 수 없는 대가를 계속 만들어 가는 대신, 다른 호흡법을 연습하기 위한 가능성으로 나아가자”고 제안한다. 인종, 성별, 종의 경계를 넘어서는 연대와 해방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젖히자는 말을 덧붙이면서.
■ 떠오르는 숨
알렉시스 폴린 검스 지음 | 김보영 옮김 | 접촉면 펴냄 | 240쪽 | 1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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