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 안티 포기 없다"... 현대차 장재훈 사장, 10만 대 수출보다 값진 성과는?

"1,000만 안티 포기 없다"... 현대차 장재훈 사장, 10만 대 수출보다 값진 성과는?

오토트리뷴 2024-06-18 20:58:21 신고

[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현대자동차 장재훈 대표이사(사장) 주도로 시작된 현대차의 소통 문화가 바야흐로 10여 년을 맞이했다. 지난 10년 동안 현대차는 10만 명의 팬을 양성하고, 판매량까지 견고하게 지키면서 지난 2023년 수출 200만 대를 넘기는 등 압도적인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판매량까지 뒤흔든 현대차의 '1,000만 안티'

포털에서 '1,000만 안티'를 검색하면 10년 전의 기사가 수두룩하게 쏟아진다. 그런데 여러 브랜드가 아닌, 현대자동차에 대한 기사만 가득하다. 당시 머니투데이는 '넷세상엔 현대차 1000만 안티가 살고 있다'라는 기사를 내면서 이대로라면, "현대기아차도 점유율이 지금의 절반 수준인 30%까지 떨어질 수 있음을 각오해야 한다."라며 강력하게 비판을 하기도 했다. 

▲1,000만 안티와 적극 소통을 끝에 10만 팬을 양성한 현대차 장재훈 사장(사진=현대차)
▲1,000만 안티와 적극 소통을 끝에 10만 팬을 양성한 현대차 장재훈 사장(사진=현대차)

당시 상황을 짚어 보면, 현대차그룹의 내수 점유율은 60%까지 곤두박질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다. 독일차를 비롯한 수입차로 소비자들의이탈이 급격히 증가했고, 현대차그룹에 대한 소비자 불만도 극에 달했다. 한정된 제품과 품질 불량, 노조 이슈 등이 끊임없이 쏟아졌고, 당시 자동차전문지나, 블로거들은 현대차그룹에 대한 비판 기사와 콘텐츠를 제작하기만 해도 소비자들의 환호를 받았다. 반면, 현대차에 대한 우호적인 기사에는 "얼마나 받았냐"라는 반응을 피할 수 없을 정도로 극단적인 시기였다.


어색했던 1,000만 안티와 '첫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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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위기 상황에서 해결사로 등판한 인물이 바로 현대자동차의 現 글로벌 CEO 장재훈 사장이다. 당시 국내영업본부 고객가치담당을 역임하면서 장재훈 사장은 1,000만 안티와 직접 만남을 갖고 소통을 시작했다. 당시 보배드림과 차종 동호회 회원들을 초정해서 '마음 DREAM', 'H 옴부즈맨'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마음 DREAM 1회(사진=오토트리뷴 DB)
▲마음 DREAM 1회(사진=오토트리뷴 DB)

물론 현대차의 노력이 쉽게 통하지 않았다. 마음 DREAM 초기에는 "너무 소통이 안 된다.”, “결국 사람들 모아놓고, 자기들 하고 싶은 말만 했을 뿐”이라는 등의 냉담한 반응이 적지 않았다. 업계 기자들의 평가도 회의적이었다. 그러자 현대차는 전문가와 소비자가 함께 참여하는 H 옴부즈맨으로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소비자들의 의견을 직접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소통 방식을 거듭 개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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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 안티를 향한 '정면충돌'

현대차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이 여전했던 2016년에도 장재훈 사장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2016년 2월 송도에서 진행했던 쏘나타 30주년 기념행사에서 현대차는 내수형과 수출형 쏘나타 두 대의 충돌 테스트를 진행했다. 내수형 모델은 쿠킹호일이라는 비판과 에어백 각도 논란에 대해 직접 증명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였다. 

▲쏘나타 Car to Car 충돌 테스트 비하인드 스토리(영상=현대차)

이 프로젝트는 150여 개의 미디어와 인플루언서, 소비자들 앞에서, 그것도 연구소가 아닌 야외에서 진행한 테스트였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매우 부담이었고, 지금까지 현대차와 같은 공개 충돌 테스트를 진행한 제조사도 없다. 

현대차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관련 기사와 자동차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사기꾼은 거짓말이 안 통할 때부터 과격해지죠”, “글쎄요, 과연 랜덤으로 뽑은 차가 맞을까요? 이젠 콩으로 메주를 쑨대도 못 믿을 지경이네요”, “누가 양치기 소년을 믿으라 했는가?”, “똑같으면 수출용을 내수용으로 팔던가”, “진짜 쇼를 하네”라는 부정적인 의견도 일부 있었다.

▲DDP 외부에 전시된 테스트 차량을 시민들이 둘러보고 있다.(사진=오토트리뷴 DB)
▲DDP 외부에 전시된 테스트 차량을 시민들이 둘러보고 있다.(사진=오토트리뷴 DB)

그러나 여론은 이미 바뀌었다. 현대차의 공개 충돌 테스트 이후부터는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 “이렇게 해도 못 믿으면 어쩌라는 건가”라는 반박 의견과 더불어 "멋진 시도였습니다. 국산차 품질도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본 것 중에 가장 멋진 영상이었다"라는 응원까지 등장하기 시작했다. 

분위기 반전에 힘입은 현대차는 이 차량을 더 많은 시민들이 볼 수 있도록 DDP 외부에 전시해서 모든 소비자들이 직접 보고,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온라인상에서 공개된 테스트 영상은 브랜드 채널에서 보기 드문 110만 회를 돌파하는 등 화제성도 대단했다. 8년 전에는 브랜드 채널에서 100만 회를 넘기는 일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었기 때문이다. 


1,000만 안티를 10만 팬으로 바꾼 '역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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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도 현대차는 소비자들과 소통하고,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특히 드라이빙 아카데미는 참가자들의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으로 채워져 현장 반응이 매우 뜨거웠다. 또한 뻥 연비에 대한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서 연비에는 오히려 불리한 서킷에서 연비대회를 실시하기도 했다. 이렇게 각종 소통 이벤트가 지속되면서 부정적인 여론과 분위기는 서서히 긍정으로 반전되기 시작했다.

▲연비대회에 참가한 일반인 차량들(사진=오토트리뷴 DB)
▲연비대회에 참가한 일반인 차량들(사진=오토트리뷴 DB)

1,000만 안티와 소통을 지속했던 10년여간의 노력은 초기 부정적이고, 회의적인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현대모터클럽이 올해 10만 명의 팬을 확보하면서 장재훈 사장의 노력이 결실을 맺게 됐다.


장재훈 사장의 진정성과 함께 한 '팬덤 문화'

현대모터클럽은 현대차의 팬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들어진 최초의 비영리 브랜드 동호회다. 동호회는 대부분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지만, 현대모터클럽은 여전히 비영리로 유지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현대모터클럽의 사회공헌 활동은 자동차 동호회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독특한 이벤트가 많았다. 전기차 또는 수소차로 전력을 생산해서 도서산간 지역 이동식 영화 상영, 아파트 단지 내 트릭 아트를 활용한 교통안전 표시 그리기, 긴급차 길 터주기 캠페인, 오지 마을에 자동차 부품을 활용한 버스정류장 재건 등이 대표적이다. 

▲현대차가 TEAM HMC 레이싱팀을 8년 연속 후원한다(사진=현대차)
▲현대차가 TEAM HMC 레이싱팀을 8년 연속 후원한다(사진=현대차)

자동차 문화에 적극적인 팬들에게 더욱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아마추어 레이싱팀인 TEAM HMC를 발족해 8년째 운영 중이다. 덕분에 회원들은 가족들과 함께 모터스포츠를 관람하고, 즐길 수 있게 되었는데, 이는 결국 대중들이 모터스포츠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는 데 기여하게 됐다. 선수단으로는 일반 회원부터 양상국, 조재윤, 정동하 등 유명 연예인들도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현대모터클럽 회원들이 8년째 수집하고 있는 멤버십 재킷과 자수 패치들은 수십 년 후 현대차 고객들의 문화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헤리티지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모터클럽 회원들이 자녀들과 함께 사회공헌을 하는 모습(사진=오토트리뷴 DB)
▲현대모터클럽 회원들이 자녀들과 함께 사회공헌을 하는 모습(사진=오토트리뷴 DB)

현대모터클럽이 이렇게 새로운 자동차 문화를 선도하며 10만 명의 회원이 모이게 된 배경은 현대차가 조용한 지원을 아끼지 않은 덕분이다. 현대차는 이들을 위해 신차 시승, 브랜드 체험 기회를 가장 먼저 지원할 뿐 아니라, 이들의 의견을 상품, R&D에 반영하는 경지에 이르렀고, 불통 이미지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소통을 하는 제조사로 이미지를 전환하게 됐다. 

김주현 회장은 현대모터클럽의 지난 10년 활동에 대해 "현대차를 아끼는 회원들이 모인 만큼 현대차가 잘못할 때는 따끔히 지적도 하고, 잘했을 때는 칭찬할 줄도 알고, 허위 정보에 대해서는 바로잡을 수 있는 활동을 해왔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10년 덕분에, 더욱 기대되는 '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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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더니, 현대차의 1,000만 안티는 이제 옛말이 되었다. 내수 차별, 에어백 이슈, 뻥 연비 등 품질 이슈는 더 이상 없다. 심지어는 소비자들이 가장 민감해 하는 가격 이슈도 과거와 비교할 수 없다. 

▲현대차 리스토어 팀과 '복원된 갤로퍼, 놀면 뭐하니?' 출연진(사진=현대차)
▲현대차 리스토어 팀과 '복원된 갤로퍼, 놀면 뭐하니?' 출연진(사진=현대차)

오늘날 현대차는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의인들에게 차량을 제공하기도 하고, 무려 15년 동안 기프트카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H-리스토어를 통해서는 폐차 상태 수준의 차량을 복원해 소비자에게 감동까지 선사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제는 소통이라는 표현 자체가 어색할 정도로 현대차의 소통 방법은 하나의 문화가 됐다. 

또한 독일 3사보다 높이 평가되는 제네시스, 이른바 국뽕을 자극하는 N 브랜드까지도 1,000만 안티와의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면 이루기 힘든 일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장재훈 사장(사진=현대차)

거듭된 도전 속에서 무에서 유를 창조한 팬덤 문화는 10만 팬을 달성한 현대모터클럽, 여전히 압도적인 현대차의 판매량, 점유율 등을 보면 지난 10년은 참으로 치열했고, 단순히 판매량으로만 설명할 수 없는 값진 시간이 아니었을까.

포기하지 않고 1,000만 안티를 팬으로 만든 현대차와 장재훈 사장, 그 팬들과 함께 하는 현대차의 앞으로 10년이 더욱 기대되는 시점이다. 

bbongs142@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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