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연인과의 이별은 때로는 심각한 후유증을 남긴다. 실연으로 인해 생긴 감정적 고통은 '사랑 트라우마 증후군(LTS: Love Trauma Syndrome)'이라는 고유한 진단명이 존재할 정도다.
이란 잔잔대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LTS 환자의 뇌에 가벼운 전기 자극을 줌으로써 실연에 따른 슬픔, 부정적인 감정, 우울증 등을 완화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논문은 국제학술지 ‘정신의학저널(Journal of Psychiatric Research)’에 게재됐다.
앞선 연구를 통해 LTS는 정신적 고통·우울증·불안·불면·기분 저하·강박관념·자살 위험 증가·무력감·죄책감 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지적된 바 있다.
연구팀은 36명의 LTS 환자에게 뇌 내 특정 부위에 약한 전기 자극을 줄 수 있는 헤드셋 형태의 경두개직류자극(tDCS) 장치를 착용하도록 했다.
실험 참여자는 ▲배외측 전전두엽 피질(DLPFC)에 자극을 주는 그룹 ▲복측 전전두엽 피질(VLPFC)에 자극을 주는 그룹 ▲장치는 장착하되 자극이 주어지지 않는 그룹 3개로 나뉘어 1일 2회, 각 20분간 총 5일간 장치를 착용했다.
전류 자극을 가한 뇌 영역은 자발적인 감정 조절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부분들이다.
조사 결과, 전기 자극을 받은 그룹은 아무런 자극이 주어지지 않은 그룹과 비교해 LTS 증상이 유의하게 낮아지고 개입 후 우울 상태와 불안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LTS에 대한 DLPFC 자극의 개선 효과가 VLPFC 자극보다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에 따르면 실험 종료 후 1개월이 지나도 치료 효과가 이어졌다. 다만 이 결과를 일반화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조사를 통한 재현 실험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실연으로 감정 조절 장애가 일어나면 부정적인 감정이 지배하게 된다. 따라서 LTS에 대한 주요 치료 목표는 감정 조절의 개선이다. 기존 인지행동요법 등 효과적인 치료 접근법은 존재하지만 모든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닌 만큼, 전기 자극과 같은 혁신적이고 보완적인 새로운 치료 접근법은 큰 가치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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