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현재까진 고려제약 8명·의사 14명 등 입건
현금·물품 제공·골프 접대 등 정황 포착
[포인트경제] 고려제약의 '불법 리베이트' 제공 혐의를 수사 중인 경찰이 제약사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를 1000명 이상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를 의료계의 구조적인 문제로 보고 확인 작업과 함께 다른 제약사로도 수사 확대할 방침이다.
17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고려제약으로부터) 현금을 직접 받은 일당, (가전제품 등) 물품으로 받은 경우, 골프 접대를 받는 등 여러 리베이트 정황을 확인했다"며 "경위 확인이 필요한 대상을 1천명 이상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확인이 필요한 대상이 그 정도라는 것"이라며 "입건되는 숫자는 더 될 수도, 덜 될 수도 있다"며 제약회사가 각 의사에게 제공한 금품 액수에 대해서는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이라고 전했다.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지난해 말부터 의사들을 상대로 자사 약을 써주는 대가로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고려제약에 대한 수사를 해왔다. 고려제약은 뇌전증·파킨슨병·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등 중추신경계(CNS) 의약품이 주력 사업으로 신경정신과, 내과 등에서 처방하는 약품인 만큼 사건에 관련된 병원과 의사가 상당수인 걸로 알려졌다.
경찰은 고려제약이 의사, 약사 등 의료 관계자들에게 자사 약을 쓰는 대가로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가 있다고 보고 고려제약 임직원 8명과 의사 14명을 약사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고려제약 서울 강남구 본사를 압수수색한 바 있다.
조 청장은 제약회사가 의사들에게 금품 등의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게 단순 고려제약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닌 구조적 문제로 보인다며 "세무 당국과 협의해서 수사를 확대하는 것도 전혀 배제하고 있지 않다"라며 향후 수화 확대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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