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어진 놀이터, 없어진 상점’… 경험파는 팝업스토어

‘넓어진 놀이터, 없어진 상점’… 경험파는 팝업스토어

아시아타임즈 2024-06-16 10:16:54 신고

3줄요약

[아시아타임즈=김민솔 기자] '짧은 기간 운영되는 오프라인 소매점 (팝업스토어)'. 식품업계에 '팝업스토어'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하지만 '스토어' 성격보다는 소비자와 만나는 '경험'에 방점을 찍고 있다. 제품이 아닌 브랜드를 팔겠다는 일념이다.    

'고객 경험'은 구매 전, 소비, 구매 후 단계 등 고객이 기업과 브랜드와 직·간접적으로 접촉하면서 생기는 경험을 말한다. 이 용어는 번트 슈미트 콜롬비아 비즈니스 스쿨 마케팅 교수가 지난 2003년 출간한 저서 'CRM을 넘어 CEM으로'에서 제시한 개념이다. 용어가 등장한 지는 20년이 넘었지만, 소비자들의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고 브랜드를 차별화하기 위해 '고객 경험 관리'가 중요해졌다.

식품은 일상 속에서 가장 많이 마주하고, 큰 고민 없이 제품을 선택하는 대표적인 '저관여 제품'이다. 때문에 식품기업들은 소비자들의 무의식 속에 제품과 기업에 대한 긍정적 기억을 심어 주기 위해 팝업스토어, 쿠킹 클래스, 특수 매장 등 오프라인 접점을 만들고 있다.

식품업계에서는 최근 몇 년 사이 관심도가 급격히 커진 팝업스토어 조성에 힘쓰고 있는데, 여기에 공통점이 있다. 하나는 성수동의 넓은 공간 하나를 통째로 팝업스토어 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것, 그리고 팝업스토어 끝에서 제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팝업스토어 끝에는 '제품'이 없다 

image 농심 새우깡 팝업스토어 전경. (사진=김민솔 기자)

농심은 안성탕면·신라면 등 대표 라면 브랜드를 내세운 대규모 팝업스토어를 진행한 데 이어, 올해 초에는 서울 성수동에서 약 200평에 달하는 공간에서 짜파게티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지난 5일에는 약 180평 규모의 공간에서 새우깡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이 공간은 지난 4월 빙그레 '투게더' 팝업이 열린 곳이기도 하다. 또 대상의 김치 브랜드 '종가'는 지난해 약 370평의 건축면적을 지닌 공간에서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많은 식품업계에서는 이처럼 넓은 공간을 통째로 임대해 내부를 하나의 '테마파크'처럼 꾸미고 있다. 여러 콘셉트를 담은 포토존을 구성하거나, 다트·망치·돌림판 등 간단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구성하는 식이다.

한 예로, 새우깡 팝업스토어는 크게 6개의 공간으로 구성됐다. 팝업스토어 콘셉트를 소개하고 입장을 대기하는 공간, 3개의 미션을 수행하는 공간, '미션 성공'과 새우깡 연혁을 알리는 공간, 마지막으로 굿즈를 판매하고 제품을 취식하는 공간이다. 6개의 공간 중 1곳만이 제품을 판매하는 곳이고, 나머지는 '놀이터'에 가깝다.

지난해 여름 진행된 롯데칠성음료의 소주 브랜드 '새로' 팝업스토어는 동굴을 콘셉트로 해, 기나긴 동굴에서 미션을 수행하고 마지막에 포토카드를 뽑고 굿즈를 구매하는 공간이 나왔다.

image 종가 김치 팝업스토어 '김치 블라스트 서울 2023' 전경. (사진=대상)

판매 공간이 아예 마련되지 않은 곳도 있다. 방문객 모두에게 김치를 활용한 타르트·아란치니·케이크 등 이색 요리를 제공한 종가 김치 팝업스토어에서는 최종 종착지가 '제품 취식 공간'이었다. 굿즈나 제품을 판매하는 공간 자체가 마련되지 않았다.

여러 차례 팝업스토어를 진행했던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패션·뷰티 브랜드는 마지막에 회사 제품을 판매한다. 하지만 식품 브랜드는 팝업스토어를 통해 수익을 내는 게 목적이 아니다"라며 "최근 식품업계 팝업스토어는 트렌드에 맞게 소비자들에게 다가가면서 브랜드 친밀도를 높이고, 재미를 주도록 기획됐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판매 공간이 줄어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짧은 기간밖에 운영을 하지 않는데도, 팝업스토어가 잘 되면 인스타그램에서 해시태그 수가 몇만 건씩 나온다"며 "이러한 숫자를 보고 기업에서는 소비자들에게 성공적으로 브랜드 친밀도를 높였고, 좋은 성과를 거뒀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식품업계 관계자는 "식품은 사실 어디를 가도 구매할 수 있다. 때문에 소비자들도 굳이 팝업스토어에 와서 식품을 구매하길 원하지 않는다"며 "기업에서도 이를 인지하고 팝업스토어를 통해 소비자가 브랜드를 즐겁게 경험하고, 추후 마트·편의점 등 다른 공간에서 소비가 발생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opyright ⓒ 아시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