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말 그대로 황당한 역제안이다. 토트넘 홋스퍼에서 설 자리를 잃고 떠난 탕기 은돔벨레의 에이전트가 바르셀로나에 선수를 역으로 제안했다는 소식이다.
바르셀로나 관련 소식을 다루는 '바르사 유니버셜'은 13일(이하 한국시간) 바르셀로나 관련 소식에 정통한 스페인 언론인 제라르 로메로의 발언을 인용해 은돔벨레의 에이전트가 바르셀로나에 은돔벨레 영입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로메로는 자신이 진행하는 라이브 팟캐스트에서 이와 같은 소식을 말했다.
'바르사 유니버셜'은 "여름 이적시장을 앞두고 있는 바르셀로나가 새로운 중앙 미드필더를 원하고 있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바이에른 뮌헨의 요주아 키미히, 레알 소시에다드의 미켈 메리노 등이 타깃인 가운데 애스턴 빌라의 더글라스 루이스와 같은 선수들도 에이전트에 의해 제안됐다"라며 바르셀로나가 현재 중앙 미드필더를 찾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바르셀로나는 FA(자유계약) 신분이 된 전직 토트넘 미드필더 은돔벨레를 영입할 기회를 얻었다. 토트넘으로 돌아온 은돔벨레는 계약이 종료되어 이제 FA 신분이 됐다. 이후 은돔벨레의 에이전트는 그를 바르셀로나에 제의했다"라며 바르셀로나가 은돔벨레를 영입할 기회를 잡았다고 했다.
은돔벨레는 최근 토트넘과 계약을 해지했다. 토트넘은 지난 12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은돔벨레와 상호 합의 하에 계약을 종료했다. 은돔벨레의 미래에 좋은 일만 가득하길 바란다"라며 은돔벨레와의 계약을 해지했다는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지난 2019년 올랭피크 리옹에서 토트넘 역대 최고 이적료에 해당하는 7천만 유로(약 1037억)의 이적료를 기록하면서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은돔벨레는 많은 기대 속에 프리미어리그(PL) 무대에 입성했으나, 이적료에 비해 저조한 활약과 잦은 부상으로 인해 '먹튀'라는 오명을 썼다.
그나마 조세 무리뉴 감독이 은돔벨레에게 희망을 줬지만, 은돔벨레는 무리뉴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올랭피크 리옹 시절 보여줬던 기술적이고 민첩한 모습은 모두 잃어버리고 그저 그런 미드필더로 전락하고 말았다.
토트넘 중원의 미래로 여겨졌던 은돔벨레는 기대와 달리 세 시즌 연속으로 임대를 전전했다. 2021-22시즌에는 부활을 목적으로 친정팀인 리옹으로 잠시 돌아가 반 시즌 동안 뛰었지만 경기력을 끌어올리지 못했고, 2022-23시즌에는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팀이었던 나폴리에서 백업 멤버로 뛰었다.
당시 은돔벨레는 스타니슬라프 로보트카, 프랑크 잠보 앙귀사 등 나폴리 중원 자원들의 체력 안배용 교체 자원으로 여겨졌지만 나폴리가 33년 만에 세리에A 우승을 차지하면서 은돔벨레도 우승 멤버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나폴리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돌아와도 토트넘에서 달라지는 건 없었다. 은돔벨레는 새로 부임한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결국 갈라타사라이로 임대되며 전성기를 보내야 할 나이에 세 시즌 연속 임대라는 치욕적인 커리어를 쌓게 됐다.
임대를 마치고 돌아온 토트넘에 은돔벨레의 자리가 있을 리 없었다. 은돔벨레는 다음 시즌에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구상에 포함되지 않을 게 유력했고, 결국 토트넘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은돔벨레의 높은 주급도 문제였다. 은돔벨레의 주급은 20만 파운드(약 3억 5100만원)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토트넘에서 최상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기용하지도 않는 고액 연봉자를 정리하는 건 토트넘만이 아니라 모든 구단들의 최우선 과제다.
은돔벨레가 토트넘을 떠난다는 소식은 이전부터 들려왔다. 프랑스 '풋 메르카토'는 지난 9일 "은돔벨레는 곧 FA신분이 된다. 튀르키예에서 임대로 뛰는 동안 24경기를 소화한 은돔벨레는 임대가 끝난 뒤 런던으로 돌아가 상황을 정리할 예정이다. 우리의 정보에 따르면 토트넘과 은돔벨레는 헤어질 것이다"라고 했다.
마무리가 나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풋 메르카토'는 "은돔벨레와 토트넘은 우호적으로 헤어질 것이다. 실제로 양측은 향후 며칠 내에 이뤄질 우호적인 계약 종료에 합의했다"라며 토트넘과 은돔벨레가 기분 상하지 않고 갈 길을 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은돔벨레는 이제 새 팀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그간 소속됐던 팀에서 자기관리 실패와 부진한 경기력으로 지탄받았던 은돔벨레를 데려갈 팀은 쉽게 나타나지 않을 전망이다. FA 신분인 은돔벨레가 새로운 팀에서 뛰고 싶다면 자신의 연봉을 깎아야 하는 건 당연한 이야기다.
은돔벨레의 높은 이적료는 바르셀로나 이적에서도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바르셀로나는 재정적인 문제를 겪고 있는 대표적인 구단이기 때문이다. 당장 바르셀로나는 여름 이적시장에서 타깃으로 삼은 선수들을 영입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바르사 유니버셜'은 "바르셀로나가 은돔벨레 영입을 평가할 만한 시간을 갖고 있기는 하나, 은돔벨레가 최우선 타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하게 했다. 바르셀로나가 원하는 최우선 타깃은 키미히와 메리노지만, 재정 문제가 두 선수들을 영입하는 데 장애물이 될 수 있다"라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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