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尹, 동해원전 이어 핵심광물 개발 '자원외교'로 국면 전환? 지지율 반등은 실패

[이슈] 尹, 동해원전 이어 핵심광물 개발 '자원외교'로 국면 전환? 지지율 반등은 실패

폴리뉴스 2024-06-13 18:32:24 신고

한·카자흐스탄 정상회담 [사진=연합뉴스]
한·카자흐스탄 정상회담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동해 원유 발표에 이어 아프리카 및 중앙 아시아 국가들과 잇따라 광물 개발 협력을 약속하는 등 자원 외교에 공을 들이며 국면 전환을 꾀하는 모습이다.

최근 핵심 광물을 확보하기 위한 소리 없는 전쟁이 펼쳐지고 있으며 자원의 90% 이상을 수입하고 있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보다 많은 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4.10총선 이후 최근 여론조사에서 20%대 초반으로 수직 하락한 대통령 지지도는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자원외교' 성공으로 정권레임덕 위기에서 벗어나 국정 동력을 회복하려고 하지만 오히려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 자원외교로 수십 조원에 이르는 손실을 입은 기억이 있는 만큼 야당의 시선은 곱지 않다.

총선 이후 '자원 외교' 집중.. 아프리카 및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광물 개발 협력

4·10 총선 패배 이후 최근 윤석열 정부의 행보를 요약하면 '자원 외교'라고 할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달 초 아프리카 48개국 정상을 초청해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개최했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의에서 25개국 정상과 양자회담을 통해 '한-아프리카 핵심광물 대화'를 출범하기로 하고, 핵심광물협력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대통령실은 아프리카 국가를 상대로 거둔 최대 외교 성과라고 평가하면서 중국에 대한 핵심 광물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후 윤 대통령은 지난 10일부터 5박7일 간의 일정으로 투르크메니스탄·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순방의 핵심 포인트도 광물 개발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순방 전 브리핑을 통해 세계 4위의 천연가스 보유국인 투르크메니스탄에서는 에너지, 플랜트 분야와 관련 협력을 논의하고 카자흐스탄에서는 특히 리튬, 우라늄 등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우즈베키스탄과는 핵심광물 공급망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우리 기업의 에너지, 인프라 사업 수주를 지원해 성과를 내겠다 목표를 제시했다.

대통령실 박춘섭 경제수석은 브리핑에서 "중앙아시아 5개국의 전체 면적은 355만㎢로 한반도의 15배가 넘고, 인구도 8천만 명에 달해 유망한 소비 시장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원유, 가스와 함께 핵심광물이 풍부해 첨단산업을 계속 키워야 하는 우리와 협력 잠재력이 크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3일에는 윤 대통령이 직접 국정 브리핑을 통해 포항 영일만 일대에 대량의 석유·가스전 매장 가능성을 발표하며 산유국의 기대감을 갖게 했다.

윤 대통령은 당시 국정 브리핑에서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다"며 "최대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최소 5개의 시추공을 뚫어야 하는데 한 개당 1000억원 넘는 비용 든다"며 "세계 최고의 에너지 개발 기업들도 벌써부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저는 오늘 산업통상자원부에 동해 심해 석유 가스전에 대한 탐사 시추 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전 준비 작업을 거쳐 금년말에 첫 번째 시추공 작업이 들어가면 내년 상반기까지는 어느 정도 결과 나올 것"이라며 "국민 여러분께서는 차분하게 시추 결과를 지켜봐 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국정브리핑에 참석해 동해 석유·가스 매장과 관련해 직접 브리핑을 하고 있다. 국정브리핑에 배석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브리핑에 배석했다..[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국정브리핑에 참석해 동해 석유·가스 매장과 관련해 직접 브리핑을 하고 있다. 국정브리핑에 배석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브리핑에 배석했다..[사진=연합뉴스]

국힘 "尹 중앙아 순방, MB 자원외교 재개" "동해 원유 20% 가능성.. 축복의 징조"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 지도부도 윤 대통령의 행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기 추진됐던 '자원외교'를 소환했다.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0일 오후 당 비대위 회의 모두발언에서 "오늘 윤석열 대통령께서 5박 7일 일정으로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3개국의 공식 초청을 받아 국빈 방문으로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에 올랐다"며 "이 세 나라는 우리가 잘 알다시피 자원의 보고들이고, 앞으로 K-실크로드 구상을 가시화하기 위한 순방"이라고 말했다.

황 비대위원장은 "그 동안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 활기차게 나름대로 자원외교를 벌이다가 다시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 강력한 추진을 해오고 있다"며 "자원외교는 모든 경제와 우리 국가 미래의 기반이 되기 때문에 부디 이번에 성공적인 순방을 마치고 우리 경제에 새로운 활력이 되도록 해 주실 것을 바란다"고 말했다.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도 과거 MB정부 UAE(아랍에미리트) 유전 확보 등 '자원 외교' 경험을 밝히며 동해 원전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드러냈다.

박수민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 시기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총괄기획국장 등으로 일하며 2011년 아부다비 유전 공동개발 참여한 바 있다.

박 의원은 지난 7, 9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영국의 경제를 뒷받침한 북해 유전 사례를 들며 "원유 개발의 꿈은 환율의 꿈이고, 환율의 꿈은 물가 안정의 꿈이다. 또한 물가는 우리 시대 최고의 복지"라고, 아울러 성공 가능성 16%에서 출발한 가이아나 리자 프로젝트 사례를 들어 대왕고래 프로젝트 성공 가능성 20%를 들어 "축복의 징조"라며 5천억원의 시추 비용(시추공 1개당 1천억원)을 투입해 수백조원의 가치를 얻을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최근 여론조사서 대통령 20%대 지지율 변화 "無"

대통령 지지도가 20%대로 추락해 정권 레임덕 위기 속에서 정부와 여당이 동해 원전 개발과 자원 외교를 통해 국정 동력을 만들겠다는 계산이지만, 여론의 반응은 냉담하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총선 전후 20%대를 유지하며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NBS)가 지난 10일~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5명에게 윤 대통령 국정운영 평가를 물은 결과(전화면접 95% 신뢰수준에 ±3.1%p) '잘하고 있다'가 29%, '잘못하고 있다'가 63%로 나타났다. 윤 대통령의 20%대 지지율이 2달 넘게 지속되고 있다.

직전 조사인 5월 5주차 대비 긍정평가는 동일했고, 부정평가는 1%p 상승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4.10총선 직후 20%대로 내려앉은 윤 대통령 지지율이 2달 넘어 20%대 초반으로 꺾이며 20%대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28일~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에게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해 물은 결과 21%가 긍정 평가했고 부정평가는 70%를 기록했다. 지난 조사에 비해 긍정은 3%p 하락했고, 부정은 3%p 올랐다.

여론조사꽃 전화면접조사에서도 20%대다. 지난 7일과 8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전화면접, 95% 신뢰수준에 ±3.1%p)에서도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25.9%, 부정평가 73.1%로 집계됐다. 긍정평가는 직전 조사보다 1.3%p 상승했으나 20%대를 벗어나지 못해 의미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 의뢰로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003명에게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를 물은 결과(ARS, 95% 신뢰수준에 ±2.2%p)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는 전주 보다 불과 0.9%P 오른 31.5%(매우 잘함 15.5%, 잘하는 편 16.1%)로 나타났다.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30%대초반 지지율이 변화없이 2달넘게 지속되고 있다. 

민주 "국민은 MB의 자원개발 사기극 기억하고 있어"

정부의 이같은 행보는 오히려 야권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일각에서는 MB 자원외교 시즌2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최근 액트지오의 아브레우 고문 기자간담회에 MB 정부의 대표적인 자원외교 실패 사례인 하베스트 원전에 관여했던 인물이 모습을 드러낸 것도 이러한 비판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7일 최고위에서 "우드사이드도, 국제신용평가업체 S&P도 포항 석유는 어렵다고 분석했다"며 "국민은 여전히 MB의 자원개발 사기극을 기억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민주당 강득구 의원도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의 영일만 석유 시추 계획 발표 과정에서 누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철저하게 밝혀야 한다"라며 "이번 영일만 석유 시추 계획이 이명박 정권 자원외교 시즌 2"라고 주장했다.

정유회사 임원 출신인 이언주 의원도 13일 한국석유공사가 이번 사업을 추진하는 의도에 의문부호를 던졌다. 그는 "석유공사는 이명박 정권 당시 하베스트사건 등 자원외교 여파로 인해 자본잠식 상태"라며 "추가투자 없이는 대규모 사업이 불가능하고, 화석연료시대가 사양화 돼 가면서 공사의 지속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상황 속에서 동해 프로젝트의 파트너였던 호주 우드사이드가 사업에서 철수했고, 공사 입장에서는 새로운 파트너를 찾거나 새로운 국면전환이 필요했을 것"이라며 "만만한 누군가를 찾아내 입찰 참가를 타진하고 사업성을 재확인해야 할 필요성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 유수의 기업이 아닌 듣보잡 1인 회사를 굳이 내세운 이유"라고 분석했다.

이 의원은 "결국 공사는 정부출자를 통한 추가 시추 등을 통해 국면전환을 하면서 시간을 더 확보한 뒤 투자자 물색 혹은 정부 추가 출자를 통해 프로젝트를 연장하려고 했던 것 같다"며 "공사의 의도가 윤석열 대통령과 주변의 정치적 위기 타개를 위한 국면전환 의도와 맞물려 떨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2014년부터 3년간 국회 산업위 의원을 보좌하며 MB자원외교를 다뤘던 박현숙 전 보좌관은 지난 7일 액트지오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 기자간담회를 거론하며 "오늘 기자회견은 한물간 석유개발전문가를 들러리로 5000억 원 투자의 알리바이를 만들려는 사기행각처럼 느껴졌고 전문가가 하는 발언의 뒤에 숨은 고위공무원의 직무유기 현장이 생중계되는 것처럼 보였다"고 비판했다.

이어 "유망한 가스전이라면 석유공사가 더욱 할 필요가 없다"며 "현재로서는 어떤 기업도 참여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앙아시아 광물 개발 성공 가능성 1.5%"

외교 전문가들은 윤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광물 개발 협력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국립외교원장을 지낸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은 12일 유튜브김어준의뉴스공장에서 "우리나라는 이걸(중앙아시아의 광물) 받아낼 수 있는 가능성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김희교 광운대 교수도 "중국으로부터 광물 수입하는 걸 다변화해야 되는 건 맞다"면서도 "미국에 나온 통계에 의하면 지난 10년간 광산개발 하는 데 걸린 시간이 평균적으로 15.7년이에요. 그리고 희토류 이것이 지난 10년간 통계를 보면 희토류 개발, 광산개발이 성공한 확률이 1.5%밖에 안된다"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추진 하고 있는 K-실크로드에 대해서도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K-실크로드는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타지키스탄·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 5개국과 우리나라 간 '한-중앙아 5개국 정상회의'를 창설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5개국이 같이 모이는 걸 싫어한다"면서 "이들을 하나로 묶으려면 우리가 무언가 큰 선물을 주어야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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