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넘게 모기를 연구해온 '모기 박사' 이동규 고신대 보건환경학부 석좌교수가 모기 관련 속설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이 교수는 최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널리 알려진 모기 속설 중 사실과 다른 부분을 지적했다.
모기가 O형 피를 좋아한다? No!
혈액형과 무관, 활동량이 관건
모기가 혈액형 O형인 사람을 더 선호한다는 속설에 대해 이 교수는 "모기들이 O형을 알지 못한다"며 일축했다.
그는 "O형 중 활동성이 많은 분들은 땀을 많이 내기 때문에 모기가 그분에게 갈 뿐"이라고 설명했다. 즉, 혈액형 자체보다는 활동량과 땀 분비량이 모기를 유인하는 요인이라는 것이다.
술 마신 사람, 임산부도 모기에 취약
이 교수는 술을 마신 사람이나 임산부도 모기에 물리기 쉽다고 말했다. "우리가 술을 많이 먹으면 대사 작용으로 다 분해를 시키는데 그때 몸에서 대사물질들이 많이 나와 모기가 그 냄새를 맡고 사람을 찾아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임산부의 경우에도 "아기를 가지고 있으니까, 대사활동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많기 때문에 몸에서 분비물을 많이 내 모기가 그 냄새 맡고 잘 찾아온다"고 전했다.
봄 모기 조기 출현, 기후변화 영향
이 교수는 최근 봄 모기가 일찍 등장하는 현상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그는 "모기는 평균적으로 기온이 13도 이상이면 비행 가능하다"며 "조기 출현이 다른 나라에 비해 빠른 편인데, 우리나라의 기후가 전 세계 평균 기온보다 좀 더 높은 현상을 보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2050년 이후 모기 사계절 활약 우려
기후변화가 지속될 경우 모기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
이 교수는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2050년 이후에는 아열대성 기후가 나타날 가능성이 큰데, 그렇게 되면 겨울도 10도 이상 된다"며 "모기가 사계절 내내 기승을 부릴 수 있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모기 물림 예방법은?
이 교수는 모기 물림을 예방하기 위한 팁도 공유했다.
그는 "낮에 공격하는 모기들이 있다. 긴팔 긴바지 입지 않으면 주로 숲속이나 공원 같은 데서 자기도 모르게 많이 물린다"면서 "의복 착용과 노출 피부에는 기피제를 바르고, 집안에 모기가 많이 들어온다면 방충틀 솔기를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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