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아르네 슬롯 감독이 리버풀 차기 사령탑으로 부임한다.
17일(한국시간) 슬롯 감독은 리그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다음 시즌 리버풀에서 감독이 될 것임을 공언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사실상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고 공식 발표만을 앞뒀다는 선언이다.
리버풀은 지난 1월 위르겐 클롭 감독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사임을 발표하면서 후임 물색에 나섰다. 원래는 리버풀에서 선수로 뛰었고 바이어04레버쿠젠에서 무패행진으로 전술적 역량을 입증한 샤비 알론소 감독을 영입하려 했으나 알론소 감독이 직접 다음 시즌 잔류를 천명하며 무산됐다. 이후 로베르토 데제르비 브라이턴앤드호브앨비언 감독, 후벵 아모링 스포르팅CP 감독 등이 하마평에 올랐다.
리버풀은 클롭 감독의 뒤를 이을 지도자로 슬롯 감독을 낙점했다. 슬롯 감독은 네덜란드 출신으로 2019-2020시즌 AZ알크마르에서 당시 리그 1위 아약스와 승점 동률을 이루는 돌풍을 일으켰으나 당시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인해 네덜란드 에레디비시 자체가 종료되며 우승 기회를 놓쳤다.
이후 2020-2021시즌 페예노르트에 부임해 빠르게 팀을 재정비했고, 유럽축구연맹 유로파 컨퍼런스리그 준우승을 이끄는 성과를 남겼다. 2022-2023시즌에는 팀에 리그 우승컵을 선사했고, 이번 시즌에는 리그를 PSV에인트호번에 내줬으나 KNVB 베이커(네덜란드 FA컵) 우승을 거머쥐었다. 지도자 역량을 입증받아 지난 2시즌 동안 네덜란드 리그 최고의 감독에게 주어지는 리누스 미헬스상을 연달아 수상했다.
슬롯 감독의 리버풀행은 예견된 일이었다. 이미 슬롯 감독이 리버풀 감독직을 위해 두 클럽 간의 합의를 기다린다는 걸 한 차례 밝힌 바 있다. 이후 영국 ‘스카이스포츠’ 등 복수 매체는 리버풀이 페예노르트에게 770만 유로(약 113억 원)에 추가 조항 170만 유로(약 25억 원)를 얹는 보상금 합의를 맺었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슬롯 감독이 리버풀행을 공언하면서 이제는 공식 발표만을 남겨뒀다. 슬롯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나는 이번 경기가 마지막이 될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이번주 초까지만 해도 훈련과 경기를 생각했다”며 “그러나 지금은 감정이 더 강해지고 있다. 몇몇 사람들과 악수하는 걸 넘어 개인적으로 작별 인사를 하고 그들을 위해 시간을 갖고 싶었다”고 밝혔다.
페예노르트 역시 공식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아르네 슬롯 감독의 시대가 끝나간다. 마지막 순간을 즐기자”며 구단과 슬롯 감독의 결별을 공식화했다. 리버풀은 9년 동안 팀을 성공적으로 이끈 클롭 감독과 모든 공식 일정을 마무리한 뒤에 슬롯 감독 부임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페예노르트 X(구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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