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기한 지난 군용고추장 챙긴 대대장…법원 "징계 취소"

유통기한 지난 군용고추장 챙긴 대대장…법원 "징계 취소"

데일리안 2024-05-16 03:05:00 신고

3줄요약

원고, 유통기한 지난 군용 고추장 2통 외부 반출…평소 알던 음식점 사장에 1통 넘겨

피고, 청렴의무 위반으로 견책 징계 및 징계금 부과…원고, 징계 불복해 행정소송 제기

재판부 "1.5㎏짜리 고추장 1통 가격 3000원…유통기한 지난 고추장 재산 가치 없어"

"외부 반출 바람직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사회 통념상 용인하지 못할 행위도 아니야"

ⓒ연합뉴스

군용 고추장을 외부로 반출해 견책 징계와 예치금 6000원이 부과된 해병대 중령이 여단장을 상대로 제기한 행정 소송에서 승소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방법원 행정1-1부(김성수 부장판사)는 A 중령이 해병대 6여단장을 상대로 낸 견책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앞서 A 중령은 백령도 내 부대에서 대대장으로 근무하던 2022년 8월, 부식 창고를 순찰하다 유통기한이 임박한 군용 고추장 두 상자를 발견했다.

이 고추장은 식사 때 병사들이 밥에 비벼 먹거나 반찬을 찍어 먹도록 배식이 돼 왔다. A 중령은 보급 담당 부사관에게 "유통기한을 넘기기 전에 병사들이 고추장을 먹을 수 있게 배식대에 내놓으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보름가량 뒤 A 중령은 부대 식당 배식대에 놓인 고추장 7통이 유통기한을 넘긴 사실을 알게 됐고, 주임원사에게 모두 폐기하라고 지시했다.

다만 A 중령은 "아직 뚜껑을 따지 않은 고추장은 버리기 아까우니 내가 먹겠다"며 무게 1.5㎏짜리 2통을 자신의 독신자 숙소로 가져갔다. 그러나 혼자서는 다 먹지 못할 정도로 양이 많자 고추장 한 통을 평소 알던 음식점 사장에게 먹으라고 건넸다.

이후 A 중령이 군용 고추장 2통을 외부에 반출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고, 군인징계위원회 의결에 따라 해병대 6여단장은 지난해 4월 청렴의무 위반으로 그에게 견책 징계와 함께 징계금 6000원을 부과했다.

A 중령은 징계에 불복해 해병대사령부에 항고했다가 기각되자 6여단장을 상대로 행정 소송을 냈다.

그는 행정 소송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일부 고추장을 폐기하면서 그중 2통을 숙소로 가져와 먹었고, (혼자서는) 다 먹지 못할 것 같아 (한 통을) 지인에게 아무런 대가 없이 전달했다"며 "징계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법원도 고추장 2통을 외부로 반출한 행위는 징계할 정도의 의무 위반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1.5㎏짜리 고추장 1통 가격은 3000원"이라며 "이마저도 새 제품 가격 기준이고 유통기한이 지난 고추장은 실제 재산 가치가 전혀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A 중령은 대대장으로서 유통기한이 지난 고추장을 어떻게 처리할지 결정할 권한을 갖고 있었다"며 "외부 반출이 바람직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사회 통념상 용인하지 못할 행위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