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 버털리의 화려한 세라믹 조각 작품은 그릇으로서 유용해야 하는 세라믹의 전통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쓸모없지만 가치 있는 예술적 사물 사이에서 태어났다. 섬세하게 세라믹을 조각해 전통적인 토기 예술의 개념을 분해하고 파격적인 형태와 색상, 표면을 보여준다. 작고 미묘하고 노동집약적인 그녀의 웅크린 조각 작품들은 놀랍도록 풍부한 감상을 불러일으킨다. 작가 캐시 버털리가 끊임없이 마음에 떠올리는 인간상은 고전적이거나 현대적이지 않다. 누군가의 이상과도 거리가 멀다. 그는 언제나 꼴사납고 어색하고 본능적이고 에로틱한 것에 관심을 갖는다. 부풀어 오른 분홍색 덩어리, 혀 같은 부속물, 하품하는 입, 주름진 녹색 목 등 상상력이 풍부하다면 하나의 조각 작품에서 유머와 공포, 유혹과 거부감, 상반된 감정을 드러내는 인간의 형상이 보일 것이다.
‘Cover Me in Daylight’(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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